법무부 출입국에서 하는 일 중에 아주 웃기는 일이 많은데, 그 중 으뜸이 단속과 벌금에 관한 것이다. 불법체류자가 자진출국 하겠다고 나서면 그 사람이 불법체류했던 기간을 계산해서 벌금을 내라고 한다. 대략 한 달에 10만 원 꼴이어서 1년이면 100만 원, 2년이면 200만 원 가량이 된다. 안 가겠다고 꼭꼭 숨어 있는 사람에게는 벌금 안 내면 못간다고 도로 내보낸다. 벌금 낼 돈 없으면 가서 벌어 오라고 돌려보내는 곳이 바로 출입국 사무소였다. 그래서 어떤 외국인들은 벌금은 없고 집에는 가야겠고 하니까, 일부러 파출소 앞에서 강도 시늉이나 도둑 시늉을 하기도 한다. 출입국에 가서 사정해봤자 못 나갈 것은 뻔하니까 차라리 경범죄를 저질러 강제출국당하는 쪽을 택하는 것이다.
이런 모순된 행정을 보면 도대체 우리 정부가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영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불법체류자 수를 줄이겠다는 건지, 노동력이 부족하니 제발 그대로 눌러 앉아 일해 달라는 건지, 돈이 모자라니 벌금 열심히 내서 한국을 도와달라는 건지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나라다.-87-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