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요, 찬드라 - 불법 대한민국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삶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03년 5월
품절


법무부 출입국에서 하는 일 중에 아주 웃기는 일이 많은데, 그 중 으뜸이 단속과 벌금에 관한 것이다. 불법체류자가 자진출국 하겠다고 나서면 그 사람이 불법체류했던 기간을 계산해서 벌금을 내라고 한다. 대략 한 달에 10만 원 꼴이어서 1년이면 100만 원, 2년이면 200만 원 가량이 된다. 안 가겠다고 꼭꼭 숨어 있는 사람에게는 벌금 안 내면 못간다고 도로 내보낸다. 벌금 낼 돈 없으면 가서 벌어 오라고 돌려보내는 곳이 바로 출입국 사무소였다. 그래서 어떤 외국인들은 벌금은 없고 집에는 가야겠고 하니까, 일부러 파출소 앞에서 강도 시늉이나 도둑 시늉을 하기도 한다. 출입국에 가서 사정해봤자 못 나갈 것은 뻔하니까 차라리 경범죄를 저질러 강제출국당하는 쪽을 택하는 것이다.
이런 모순된 행정을 보면 도대체 우리 정부가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영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불법체류자 수를 줄이겠다는 건지, 노동력이 부족하니 제발 그대로 눌러 앉아 일해 달라는 건지, 돈이 모자라니 벌금 열심히 내서 한국을 도와달라는 건지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나라다.-87-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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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8-31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에는 출국할 경우에는 벌금을 안 내요. 대신에 비자 다시 만들게 되는 경우, 벌금을 내야 되어서, 비자를 못 만드는 경우가 왕왕 있어요.

마늘빵 2008-08-31 22:54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이 책 보면서 참... -_ㅠ

다락방 2008-09-02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나라다. --

마늘빵 2008-09-02 13:47   좋아요 0 | URL
-_- 그쵸. 어쩌라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