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대표하는 것으로서, 후세 사람들의 모범이 될 만한 가치를 지닌 사상집이나 문예 작품"을 '고전(古典)'이라 한다. 대학교 신입생 추천 도서, 고교생이 읽어야 할 필독 도서 등의 목록에는 항상 오래전부터 널리 읽혀온 양서라고 평가받는, 비슷비슷한 책 제목이 오르내린다. 흔히 고전이라 일컫는 그런 류의 책들이 아닌 출간된지 얼마 안됐으나 현세에 널리 읽히고, 후세에 모범이 될 만한 가치를 지닌, 그런 책 중에서 '나만의 고전'을 선정해보고자 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로 선정했다.
리스트는, 한 국가공동체 내에서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그리고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을 중심으로 구성해봤다. '자유롭고 평등한' 하나의 개인으로서 온전히 살아가기 위하여 꼭 필요한 것들이다. 나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선 타인의 삶을 돌아볼 수 밖에 없고, 나와 당장 상관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못 본 채 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타인을 위하는 이타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하는 이기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라도 꼭 지켜내야 할 가치들이다.
* 가급적 저자가 한국인인 책을 선정했고, 불가피하게 한 권은 번역서를 넣었다. 이미 고전이라 손꼽히는 책은 모두 피했으며, 본인의 20대가 시작된 90년대 후반 이후 출간서적으로만 목록을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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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을 쉬며 읽다가 절망감에 푹 쓰러지고야 마는 암울한 책이다. 책도 안 읽고 개념 없다는 20대들을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는 책이자 그들이 처한 힘겨운 현실을 깨닫게 해주는, 그래서 더 토익책에 몰두하게 해주는(?) 책. 95%는 절망에 빠지고 5%는 그들을 배반한다. 연대만이 해법이나 그 95%조차 95%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구덩이에서 벌버둥친다. 먼저 올라가려고. 현실을 보여줬지만 절망감에 더 토익책으로 몰두하게 하는 암울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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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민주주의 체제하에서 마지막으로 국민이 국가를 대상으로 펼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인 시민불복종은 꼭 알아두어야 한다. 물론 저자에 따르면 시민불복종이 극단으로 가면 혁명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하지만, 일단 체제를 전복하지 않는 선에서 국민이 민심을 받아들이지 않는 국가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불복종 뿐이다. 주옥같은 말들이 가득하다. 새기고 또 새겨야 한다. 지금과 같은 촛불 정국에서는 더더욱. 어디 이런 날이 이번 한번 뿐이랴. 미래를 대비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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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쳐서 보습을>이라는 책을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각색하고 수정한 책이다. 1999년부터 한겨레21 지면을 통해 알려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왜 정당한지를 말하는 책이다. 최근의 병역거부는 여호와의 증인을 떠나 기독교와 불교, 천주교, 비종교인들에게까지 확산되었지만, 최초 병역거부는 기독교의 이단으로 취급되는 여호와의 증인에서 시작되었다. 세계 최대 병역거부자를 배출(?)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김두식 변호사가 병역거부자의 입장을 옹호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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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한국철학'이란 영역이 엄연히 존재하는, 철학이란 단어 앞에 나라이름을 붙일 수 있는 세계에 몇 안 되는 국가임에도, 조선후기 이후의 우리네 철학이라 할 만한 마땅한 철학자와 철학서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철학자 김상봉의 <서로주체성의 이념>은 현대 한국 철학의 대표 사상서라 할 만하다. 서양철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유의 사유 세계를 펼친다. 김상봉이 앞서 한국철학자로 존경하는 함석헌과, 김상봉의 한계를 지적한다는 <빈중심>은 보너스로 참고해 둘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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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본 내용은 '서양 윤리학사'지만 서양 철학자들의 윤리학적 내용만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역사적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해석해 우리네 현실과 관련지어 풀이했다. '서양 윤리학사'만으로 놓고봐도 이보다 더 쉽게 압축적으로 쓴 책이 없으며, 주제의 무게감에 비해 가독성도 높아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