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없는 글쓰기 - 나는 항상 글을 쓰고 싶다
로제마리 마이어 델 올리보 지음, 박여명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 상에서 블로그를 만들어놓고 자신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재밌게 풀어내는 사람들이 주목을 받다보니,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놓고 다른 이들처럼 글 좀 잘 써보고 싶다, 는 작은 소망을 가지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별 것 아닌 이야기를 매우 재밌고 유쾌하게 풀어내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시선을 한 곳에 멈추고 깊이있는 자기사색을 늘어놓는다. 이 책은 남들이 포스팅 하는 글을 보면서 나는 왜 저렇게 쓰지 못할까, 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겨냥한다. 하지만, 그들의 고민에 적절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나는 글은 곧 사유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일기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에 대해서 이런저런 기술과 방법을 일러주고 있고, 그저 막연한 사람들에게 뭔가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술'은 형식일 뿐 내용을 담아내지는 못한다. 무엇보다 어떤 글이건 잘 쓰기 위해서는 사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오늘 아침 출근길 미어터지는 지하철에서의 경험, 삼계탕을 못 먹는데 밥 사주는 선배가 삼계탕 먹으러가자고 했던 경험 등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자기 사유를 시작해야 한다. 기술은 그 이후의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ABC 놀이, 콜라주, 시, 아크로스틱, 마인드맵, 클러스터, 자동기술법 등은 결국 자기 사유를 끌어내기 위한 기법과 장치들이라곤 하지만, 기술을 앞세운 '글훈련'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글은 훈련시키려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도록 해야 한다. 솔직히, 소개된 여러 기법들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고 있는 것들이다. 일단 무엇이든 머리와 마음에 있는 생각들을 종이에 풀어내라. 반복하다보면 스스로 점점 나아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잘 쓰고 못 쓰고는 글쓰기 기술보다는 내가 얼마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가, 더 적나라하게 구체적으로 풀어내는가, 에 달려있다.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은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보다 내 마음을 풀어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진 않은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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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08-01-27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계탕을 못 먹는데 밥 사주는 선배가 삼계탕을 먹으러 가자고 했던 경험'에 대해 써보세요. 재밌겠다!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보다 닭을 먹지 못하는 심정에 대해 풀어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진 않은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셔야 하겠지요? ㅋㅋ

마늘빵 2008-01-27 09:46   좋아요 0 | URL
-_- 흐음... 안먹으러갔어요. 다른 핑계대고. 점심 약속이 있다 하고선. 삼계탕을 어떻게 먹어요. 공짜로 사줘도 안먹어요. ㅋㅋㅋ

바람돌이 2008-01-27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에서 사유의 깊이가 묻어나고 그러면서 글 자체도 맛갈지고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요. 둘다 안되는 사람은 기술이라도 익혀야 할까요? ㅎㅎ

마늘빵 2008-01-27 09:47   좋아요 0 | URL
다소 주관적인 생각을 피력했습니다. 전혀 아무 것도 안 되고, 막막한 분들은 그나마도 그게 도움이 되겠지요. :) 저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책이 전혀 도움이 안됐고, 한 한 시간만에 읽게 됐어요. 일일히 정독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소제목 보면 무슨 내용인지 아니까 넘어가고 넘어가고 하다보니 어느새 책장을 다 넘겨버렸다는.

프레이야 2008-01-31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려움없는글쓰기,를 택했다는 건 아프님의 두려움을 극복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깔린 건데.. 그부분을 잘 짚어주지 못했나 보군요. 그런데 답은 이미 아프님이
잘 알고 계신 것 같아요.^^

마늘빵 2008-01-31 16:05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이 책을 구입한건 아니고 그냥 누가 줬어요. ^^ 그래서 손에 들어본건데 별로였어요 ^^ 전 별로 두려움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