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신고하고 왔다. 사기범 *** 꼭 잡는다. 아버지 퇴직하신 집 근처 커다란 경찰서에 갔더니 민원실을 알려주더라. 민원실에 갔더니 나이 지긋하신 분이 진정서를 작성하라고 하신다. 사실 진정서보다는 고소장을 작성해야하는데, 진정서를 작성하라니 그럴 밖에. 먼저 진정서를 작성해야 하는 이유는, 상대방이 대포통장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고소대상이 되면 범죄자가 아닌 사람을 향해 고소를 하게 되는 꼴, 그래서 진정서를 먼저 작성하는건데 이러면 수사가 조금 늦어진다고 들었다.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작업을 먼저 해야하니까.

  경제 5팀인가에 가서 다시 상황설명을 하고 접수를 하는데, 조회들어가시더니 이미 많이 피해자가 나왔다고 한다. 지능범이다. 85년생이라고 하는데, 살살 구슬리고 가급적 통화를 안하고 문자로 유도한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말까지만 현재 접수된 게 20여건인데, 그럼 매일매일 거의 한건씩 했다는 말이다. 신고된 것만 그러니 신고 안하신 분까지 치면 얼마나 많겠나. 어젯밤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다 뽑아서 한가득 가져다 드렸다. 첨부자료로 쓰시라고.

  그리고 며칠 단위로 계속 티켓거래소 게시판에 피해자를 찾는 글을 올려서 더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려고 하는데, 그래도 또 피해자가 나왔다. 나 이후로 접수된 건이 또 벌써 세 건이다. 금액도 어마어마해서 건당 20만원이 넘는다. 주로 콘서트 티켓인데, 요새 연말이라 티켓은 모자라고 구하는 사람은 많고 하니 더더욱 잘 속아넘어가는 듯 하다. 한 분이 내게 전화해서 추가 증거를 알려줬다. '안전거래사이트' http://safebuy.kr/ 라는 사이트를 이용해서 돈을 먹었는데, 이 사이트도 믿을 수가 없다. 피해자 말로는 이것도 그 사람이 만들어놓고 유인하는거 같다고. 안전거래사이트라고 소개되어있으니 누구라도 다 믿을 것이고, 먹고 연락 끊는 수법을 반복해서 쓰고 있다.

  전화번호를 여러개 사용한다는 점, 통장계좌도 여럿 사용한다는 점, 입금 즉시 바로 인출해간다는 점, 전용사이트를 만들어놓고 유도하고, 가급적 통화는 하지 않고 문자로만 주고받는다는 점, 온갖 불쌍한 척, 급한 척 하면서 동정심을 유발하는 등의 수법을 쓴다는 점, 돈 먹고 바로 연락 끊어버리고, 전화를 안받고, 받고 끊고 받고 끊고를 반복한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보아 전문 사기범이다. 나이도 어린 녀석이 아주 지능적으로 움직이는데 이런 놈은 꼭 잡아서 넣어야한다. 내 돈도 찾아야지. 위자료까지는 받지 못해도 원금은 꼭 찾는다. 이 녀석 때문에 발품 무지 팔고 있다. 경찰서에 접수했으니 이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인터넷 거래시 주의점 추가. 안전거래사이트 라고 하더라도 듣도보도 못한 사이트라면 믿지 말 것. 직거래가 최고고, 안 되면 옥션! 안전거래사이트는 무슨! 사기 사이트구만. 참. 옥션도 직거래로 하면 안된다. 안전거래를 반드시 통해야 한다. 옥션서도 직거래로 하다 사기당한 분이 있다. 이 녀석한테. 지능적인 사기범들은 이미 온갖 방법을 다 알고 있다. 낼 형사한테 전화해서 저 사이트에 대한 정보를 추가로 알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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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7-12-27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이건 CSI보다 더 흥미진진해요.'검은 사기'처럼 역으로 사기를 쳐보는 수법은 어떨까 생각중입니다.

BRINY 2007-12-27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그런 쪽으로만 머리가 발달했나 모르겠습니다...

무스탕 2007-12-27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 좋은 머리 좋은곳에좀 쓸것이지.. --++

깐따삐야 2007-12-27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5년생이라니. 갑자기 살아갈 날들이 두려워지네요.
이 나이 먹고도 이렇게 생활력이 없어서야 원.-_-

춤추는인생. 2007-12-27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친구한명이 이런일로 피해를 봐서 함께 경찰서 다녀온일이 생각나네요.
살다보니 이런일도 남 시간뺏고 돈뺏고 이렇게 저렇게 피해주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아프님 문제도 꼭 잘 해결되셨음 해요.

마늘빵 2007-12-27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넛공주님 / 흐읍. 아니되어요. 제가 새로운 상황이 오는대로 CSI 보듯이 생중계 해드릴게요.
브라이니님, 무스탕님 / 그러게나말여요. 그래서 공부 잘하고 똑똑한데 인간성에 문제가 있는 애들이 제일 위험해요. 공부 못하고 착하기라도 하면 남한테 피해나 안주죠.
깐따삐야님 / 85년생이면... 무려 x살 차이잖아요. -_- 저걸 생활력이라고 한다면 생활력이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할거 같은...
춤인생님 / 으흠, 저도 경찰서 경험까지 해보고 거참. 어릴 때 아버지 따라 아버지 직장에 가느라 들어가본 적은 있어도 내 문제로 간 적은 처음이네요.

웽스북스 2007-12-28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일 한번 해결하고 난 뒤에 뭔가 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나도 생활력이 별로 없는 편인데, 내 힘으로 한번 다 알아보고 해결하고 나니
어쩐지 뿌듯하더라고요 ^^ 생활력이 좀더 강해진 느낌이었달까 ㅋ
물론 저는 범인이 미제처리되긴 했지만, 일단 보상은 받을 수 있었거든요

아프님도 부디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Mephistopheles 2007-12-28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우 우우 우우 (CSI오프닝) 아반장 수고가 많습니다.

마늘빵 2007-12-28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 그러게요. 이거 하면서 이거저거 많이 배우네요. 경찰서도 그나들고 참. -_- 되게 귀찮긴한데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 녀석이 아주 물만난 고기에요. 하루에 한건씩 올리는 듯.
메피스토님 / 빨리 처리하라고 제가 제거 말고도 증거자료 찾아서 첨부해드렸는데 수사를 빨리 하실지 모르겠네요. 정말 수사하면 금방 잡히는데 이런건 큰건이 아니라 경찰분들이 별로 의욕을 안보이시는듯. 벌써 첫사건 접수된지 오래됐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