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I 2041 - 10개의 결정적 장면으로 읽는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리카이푸.천치우판 지음, 이현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1월
평점 :
AI 2041은 상당히 독특한 책이었다. 단순하게 2041년에 실용가능한 인공지능에 대한 담론이라거나 설명서, 아니면 경제경영 관련 책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현재의 인공지능이 어떻게 실체화 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책이었다. AI의 발전에 대하 확정적으로 쓸 수는 없지만 실현가능한 모델을 가지고 상상력으로 쓴 소설은 꽤 그럴싸하다. 심지어 어느 한 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도, 나이지리아, 한국, 호주, 일본 등 다양한 나라와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이 좋은 책인 이유는 다양한 나라와 문화권을 배경으로 했을 때 나올 수 있는 특정 성별이나 문화권에 대한 차별이나 배제, 잘못된 상식을 일반화 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았다는 것이며 소설에 등장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현재 어디까지 상용화되었고 소설에서 왜 이런 AI와 빅데이터가 사용되었으며 그것이 현실화 되기 위하여 필요한 부분, 악용되지 않으려면 보완되어야 하는 내용까지 비전공자가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인문학적으로 좋은 소설이면서 과학적으로 옳은 설명을 해주고 있다. 단편소설 분량으로 인공지능에 대하여 쓰여 있는데 이 내용을 영화나 드라마화 하여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총 10가지의 소설과 인공지능 사례 중에서 제일 인상 깊게 읽었던 것은 가면 속의 신과 쌍둥이 참새이다.
가면 속의 신은 현재도 매우 문제적인 딥페이크 기술에 관한 것이다. 딥페이크는 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특정 영상에 합성한 편집물인데 현재도 포르노 영상에 유명인이나 일반인의 얼굴을 합성하거나 정치인의 얼굴을 가지고 가짜뉴스를 만들어서 디지털 성범죄는 물론 여론조작으로 인한 선거법 위반 등 다양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가면 속의 신'에서도 나이지리아에서 범죄화된 성적지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을 협박하는 수단으로 딥페이크 기술이 사용되며 여론 조작의 용도로도 쓰여지고 있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와 여론조작을 없애기 위해서는 소설 뒤에 설명한대로 생체인식 기술을 이용한 신원검증 뿐만 아니라 이런 악의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제대로 찾아내고 처벌하는 법적 테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문제는 이런 법이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여 현재도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쌍둥이 참새의 경우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에 대한 부분이다. 한국이 배경인 이 소설은 아동의 성격에 따라 변화 가능한 인공지능을 메이트로 만들어 개인의 성격 특성과 재능에 맞게 교육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교육에 대한 내용을 쓰고있다. 사람마다 재능과 학습능력이 다름에도 일률적인 방식 아래서 비슷한 나이라는 이유로 같은 교육을 받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인 일인 것은 맞지만 현재 상황에서 1:1 교육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다. AI가 메이트가 되어서 개인의 재능과 관심사에 기반한 교육을 지원한다면 어느 정도는 효율적인 교육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 방법이 사람과의 사회화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와 특정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편한게 사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부분이다. 장애유무, 장애유형과 무관하게 사용이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까는 고민을 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AI 2041은 현실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보완하고 고민해야하는 지점을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