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라베이스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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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수술을 해야했기에 입원이 필요했다. 책을 읽던 읽지않던 항상 주위에 책이 놓여있어야 맘이 놓이는 편이라 무슨 책을 들고갈까 고민하다 두꺼운 책보단 무게도 덜나가고 간단하게 읽을수 있을것같아서 미처 못읽었던 콘트라베이스를 가방에 넣었다. 병실이란 낯선 장소와 나혼자만 생활하는 곳이 아니라 집중도 되지않고, 머리도 복잡했지만 틈틈이 읽었는데..

쥐스킨트의 다른 작품들보다는 조금은 못미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의 이해력부족인가? 아니면 소설이아닌 무대에 올려지는 형식으로 쓰여져서 그런가? 아무튼 온전히 책에 빠져들 수가 없었다. (물론 상황도 여의치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언젠가 콘트라베이스가 연극무대에 올려졌었다는 소리를 들었던것도 같다. 연극으로봤다면 이해가 더 쉬웠을지도 모르겠지? 중간중간 나오는 클래식 음악과 주인공의 행동은 상상하기엔 힘이들었던것 같다. 한번도 그 악기를 본적도 없고, 얼마나 큰지도 모르고, 소리가 어떤지도 모른 상태에서 읽었으니 이해가 안되는게 당연한거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콘트라베이스란 악기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된것도 같다. 혼자 연주할 수 없고, 눈에 띄지도 않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악기!! 혹 베이스와 비슷한 소리가 나는가? 콘트라베이스를 모르기에 내가 들어본적있는 베이스소리를 상상하면서 읽기도 했다. 락음악에서 둥둥~~ 거리는 베이스소리가 얼마나 내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들었던지.. ^^

앞으로 혹 클래식공연을 보거나 음악을 듣게된다면 아무래도 콘트라베이스를 나도 모르게 찾아볼지도 모르겠다. 나에겐 아직까진 어려운 느낌을 줬지만 여전히 한가지 주제에 관해 심도깊게 이야기하는 쥐스킨트의 스타일은 여전히 살아있는 책이였던것 같다. 남들이 스쳐지나가는것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그의 눈이 나에겐 언제나 매력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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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원성 스님 지음 / 이레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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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도시에 살다보면 한번씩 벗어나고싶단 막연한 생각을 해본다. 기왕이면 인적이 드문 곳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곳으로..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다보면 산속 조그만 산사가 떠오른다. 어릴적부터 엄마손잡고 절을 가봐서 그런가? 특별히 종교를 믿어야겠단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데도 절에가면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소리도 들을 수 있고, 바람결에 풍겨오는 향내음.. 정말 우울하거나 세상살기 싫을때 출가해버릴까싶은 생각도 해보지만 오래전 스님이 되기위해 수행하는 행자들의 모습을 본후론 정말 욱~해서 할께 못된단 생각을 했었다. 그 이후론 스님들을 비롯해서 수녀님이나 신부님들을 다시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었고, 종교를 떠나 그분들의 책에 왠지 더 관심이 갔다. 그 중에 한권이 원성스님의 <거울>이다.

뭐~ 워낙 유명하신 분이시라 익히 알고있었지만 그림속 동자승들 모습 너무나 귀엽다!! 그림도 주인을 닮는다고 웃는모습도 스님이랑 비슷하고 말이다. ^^ 세상사람 저마다의 직업을 갖는것처럼 수행자들도 저마다의 모습으로 수행을 하는거란것도 알게되었다. 솔직히 처음엔 스님이 그림만 너무 그리는거 아닌가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그림을 그리는것도 수행의 한 방법이라니 무지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수행정진 많이 하셔서 더 멋진 그림 많이 그리시길 바란다. 그럼 난 또 그 그림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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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마르셀 에메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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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무심코 선택해서 읽었는데.. 뜻밖에 참 좋은책 읽었다는 생각으로 책을 덮었다. 난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라길래 어른들을 위한 동화쯤으로 생각했었는데.. 어라~~ 글속에 뼈가 느껴지는거다. 물렁거리지않고, 중심이 잡힌글!! 내가 원하는 글이다. 일단 제목과 동일한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는 에드가 앨런 포의 <검은고양이>랑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검은고양이만큼 섬뜩하진 않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벽속에 갇혀 있다는게 그렇게 공포스러운가? 의외로 공포스런 장면에 많이 이야기되는 것같은데.. 글쎄~~ 우리집벽에 두껍지 않아서 그런가 실제라 믿기진않지만 무섭긴 무섭다. 벽이란 단절과 폐쇄를 의미한다면 그속에 갇혀있다는건? 자꾸 생각해보니 더 무서워지네.. 근데 난 <생존시간카드>란 단편이 앞의 이야기보다 더 무서웠다.

만약 정말 저런 카드가 존재하는 세상이 온다면 정말 나같은 사람은... 게으르고, 나태한 난 한달에 몇일이나 살수있으려나 생각해보니 막 변하지않는 내 생활이 후회도 되고, 잘 살아야겠단 조급함도 들고.. 난 역시나 시간에 관계된 이야기를 들으면 무서워진다. 모모의 회색신사들이나 시간카드를 발급하는 사람들이 영원히 존재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

보통 작가의 글들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오기 마련인데 전혀 다른 느낌의 이야기들!! 작가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진다. 역시나 책을 읽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으로 더 많은것을 알아간다는것 역시 빠트릴수없는 장점인것 같다. 다만 게을러지지않고 꾸준하도록 노력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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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1 - 만남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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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을 처음으로 만난게 언제였더라? 만화영화라는걸 보기시작한게 몇살때인지 모르겠지만 내 기억속에서 가장 많이 봤었고, 가장 재미있게 본 만화중 1위가 앤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게 보고 또 봐도 재미있던 앤.. 그 앤이 꽤나 두꺼운 책 10권의 이야기를 가졌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었다. 내 기억속에 앤은 언제나 쫑알거리던 아이였고, 공부열심히하던 학생이였고, 길버트와의 사랑을 막 시작하려던 숙녀였는데 말이다. 그런 앤이 길버트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할머니가 된다는 사실이 난 아직까지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아니 믿고싶지가 않다.

사람의 감정이란게 얼마나 이상한건지.. 난 한해한해 나이를 먹고, 성장해가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 기억하는건 언제나 내가 생각하던 그 자리에 그대로 존재하기를 바라는 마음, 항상 함께하고싶지만 변하지않기를 바라는 마음.. 그런 마음이 드는게 말이다. (마치 첫사랑을 다시 만나면 갖고있던 아름다운 기억이 손상될까 망설이는 것처럼) 앤역시 내 기억속에 순수한 (할머니가 되었다고 순수하지 않은건 아니지만) 그 모습그대로이길 바라는 욕심이 든다.

그래서 1권만 읽고난 후 2권을 읽어야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미뤄져 아직까지 읽지를 못하고 있다. 나보다 더 빨리 커버릴 앤의 모습에 어색해할것 같아서.. 십년동안의 기억이 한순간에 없어져버릴것 같은 괜한 걱정도 들고.. 그저 소설속 주인공으로 생각해버리면 될것을 난 아직까지도 그러지 못하는가 보다..

얼마전까지 만화채널에서 보여주던 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나중에 내 딸이 앤을 보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하면 그땐 내 기분은 어떨까? 쌍둥이도 세대차이가 난다는 세상인데 앤의 이야기로 딸과의 공감대가 생길 수 있을까하고 말이다. 주근깨 빼빼마른 앤이 존재하는한 불가능하지도 않을 이야기같긴한데.. 웃음이 나오면서 기분이 묘해지는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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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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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세만큼이나 많이 들어왔던터라 은근히 기대감을 갖고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기대가 큰만큼 실망이 크지않을까하는 괜한 노파심이 들기도했다. 결론은.. 꽤 매력적이였다는거!! 재미있는 이야기를 재미있게하는것도 쉬운일은 아니겠지만 슬프고, 아픈 이야기를 재미있게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그런점에서 바나나의 글은 겉은론 한없이 가벼운듯하지만 결코 가볍지않은 그 무언가가 바로 느껴지지않지만 두고두고 생각해보게되는 그런게 있는것 같다.

키친이란 제목처럼 주인공은 부엌이란 장소를 좋아한다. 지금껏 살면서 어떤 장소(산이라던가 바다 뭐 그런장소말고 집안의 어느 한부분)에 집착(?)하는 사람이 있다는건 알지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피너츠의 라이너스처럼 어떤 물건(담요던 인형이던)에 강한 집착을 보여서 그게없으면 잠을 못잔다거나 불안해한다거나하는 사람들은 종종 보았지만 어떤 장소에 집착을 하다니.. 그리고 그곳이 다름아닌 부엌이라니..

글쎄 일본도 가깝긴하지만 외국이라 우리완 정서가 달라서 그런가? 난 부엌하면 먼저 외가집의 아궁이때던 부엌이 생각나고, 명절날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부엌이 연상되어 편안하다기보단 힘든 노동이 생각되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부엌을 싫어하거나 그러진 않는다. 그저 저런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는것 뿐이지.. 하긴 요즘엔 원룸이 보편화되다보니 따로 부엌은 여기까지고, 여기까지가 방이고하는 선을 그어놓치않아서 가능할것도 같다.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부엌.. 뭐 그런생각하면 절로 행복해지긴하지.. ^^ 그래도 부엌에서 잠을 잔다는건 왠지 좀..

그런데 왜 하필이면 부엌이었을까?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삶과 죽음, 상처, 사랑, 성정체성, 시작... 글쎄 이 책은 앞에서 말했듯이 간단하게 생각하면 한없이 간단한데 복잡하게 생각해볼라치면 한없이 뒤죽박죽이다. 그래서 난 반정도밖에 이해를 못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을것 같다. 그저 책읽으면서 느낀건 세상엔 나만 힘든게 아니라는거. 누구나가 다 힘들게 살아간다는거. 그 힘듬을 보면서 난 위로를 받는다는거.. 아~~ 근데 난 왜 이런걸보면서 위로를 받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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