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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색의 독 ㅣ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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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5월
평점 :
몇달 전에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가 나오는 소설 《하멜른의 유괴마》를 만났는데, 이 책 《일곱색 독》에도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가 나오더군. 이게 먼저인지 나중인지 잘 몰랐는데 하나 하나 보고, 마지막에 옮긴이 말에서 이게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이야기에서 두번째라는 말을 봤어. 내가 책을 본 차례가 바뀌었군. 지난번에 볼 때는 놓친 것도 있는 것 같아.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가 연기학원에 다니고 잘생겼다는 거. 어쩌면 맨 처음에 만난 《살인마 잭의 고백》에도 나왔을지도 모르겠어. 그건 더 예전에 봐서 거의 잊어버렸어. 장기이식 이야기였는데. 이건 기억하는군. 내가 예전에는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보다 이야기 자체에 더 관심을 가졌어. 지금은 소설에 나오는 사람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는 해. 소설 구성 요소 세 가지가 인물 사건 배경이던가. 사건과 배경은 뭐가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인물이 가장 처음인 건 맞는 것 같아.
형사라고 해서 다 무서운 얼굴은 아니겠지. 눈빛은 날카로울지라도. 이누카이 하야토는 여자를 속일 얼굴로 보이지만 여자한테는 속고 남자 거짓말은 바로 알아본대. 범인이 여성일 때는 거짓말을 알아채지 못하는 거지. 그럴 수도 있다니. 남자 여자 따지지 않고 사람을 보면 될 텐데. 사람으로 공통된 것도 있잖아. 그런 걸 잘 꿰뚫어 보면 여자한테 속지 않을 텐데. 나도 잘 모르는데 이런 말을. 나도 여자를 잘 모르기는 해. 여기에는 일곱 가지 이야기가 담겼어. 제목에는 색깔이 들어갔어. <붉은 물> <검은 비둘기> <하얀 원고> <푸른 물고기>(이건 파란 물고기라 해야 할 텐데) <녹색 정원 주인> <노란 리본> <보라색 헌화>. 일곱 가지 색깔 하면 무지개가 떠오르는데 무지개 색은 아니군. 두 가지만 다르네.
여기에서 말하는 독은 사람이 안 좋은 마음을 먹게 하는 걸지도 모르겠어. <푸른 물고기>에 나온 날개쥐치에는 실제 독이 있더군. 이름이 날개쥐치여서 쥐포 만드는 쥐취와 비슷한 건가 했는데 날개쥐취는 복어과였어. 이 물고기는 따듯한 곳에 나타나는 건데 일본에서도 위쪽 지방에 나타나게 됐대. 이 물고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려고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날개쥐취를 제주도에서 봤다는 말이 나왔어. 이 물고기는 먹으면 큰일나. <검은 비둘기>에서도 다른 비둘기 종류가 북쪽으로 옮긴 걸 말했군. 검은 비둘기는 다른 비둘기와 다른 걸 먹어서 똥 성분도 달라. 이게 중요한 단서, 아니 증거라 해야 할까. 이것보다 더 분명한 증거도 있었어. 남을 괴롭히고 재미있다고 여기는 사람 마음은 하나도 모르겠어.
왜인지는 몰라도 여기 담긴 소설 보면서 이 사람 좀 이상하다 느끼기도 했는데, 책을 읽어가다 보니 정말 그렇더군. <푸른 물고기>는 반전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도 보면서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감으로 맞히면 안 되는데. 난 그저 책만 보는 거니 괜찮겠지. 단 한편 <노란 리본>은 잘 몰랐어. 이건 잘 모르게 쓰기는 했군. 남자아이가 여자아이 모습을 하는 걸 부모가 허락한 데는 뭔가 까닭이 있었는데, 내가 그걸 몰랐군. 난 그저 부모가 아이 마음을 알아주는 걸로만 여겼어. <노란 리본>에 나온 마이는 정말 성동일성 장애인지 그건 잘 모르겠어. 그 아이가 살아갈 날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어. 지금은 그런 걸 받아들이기는 해도 여전히 차별이 있잖아.
첫번째 <붉은 물>과 마지막 <보라색 헌화>는 이어지는 이야기기도 해. 그런 걸 수미상관이라 하던가. 일부러 그렇게 쓴 거 아닌가 싶어. 아무리 자신이 남을 이용해 복수해도 그 일로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으면 죄책감에 시달리겠지. 보통 사람은 그럴 텐데, 양심 없는 사람은 그러지 않을 것 같아. 학교에서는 축구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학교가 아닌 데서는 노숙인을 괴롭히는 아이도 있다니. 그거 보니 운동 선수가 학교 다니면서 다른 아이를 괴롭힌 이야기가 있었다는 게 생각났어. <하얀 원고>에서는 출판사와 그저 작가라는 이름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을 비꼬는 것 같았어.
나카야마 시치리는 피아니스트 탐정 미사키 요스케, 어렸을 때 범죄를 저질렀지만 지금은 변호사인 미코시바 레이지 이야기도 썼어. 와타베 형사 판사인 시즈카 검시관 이야기도 있군.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이야기도 앞으로 더 나오는가 봐. 나카야마 시치리 이야기는 저마다 다르면서 이어져 있기도 해. 그런 거 보는 재미도 있고 사회 문제를 생각하게도 해.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