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도록 이마를 쓰다듬는 꿈속에서 창비시선 480
유혜빈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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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을 자고 일어나도 하나도 편하지 않아. 자고 일어나면 몸이 가벼워야 하는데, 언제부턴가 일어나기 힘들고 몸은 자꾸 무거워. 꿈 때문일까. 이런저런 꿈을 꾼다는 건 기억하지만, 뚜렷하게 생각나지 않아. 그저 별로 꾸고 싶지 않은 꿈이군 할 뿐이야.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나와서. 만났으면 하는 사람은 꿈에 잘 나타나지 않기도 하지. 언젠가 겪은 안 좋은 일을 꿈속에서 또 겪기도 하고. 똑같지는 않지만. 꿈은 꿈일 뿐이겠지. 그러기를 바라. 꿈은 자신을 해치지 못할 거야. 안 좋은 꿈도 즐겨야 할까. 그러면 좀 더 나을 것 같아.


 한번은 과학소설 같은 꿈을 꾸기도 했어. 이건 깨고 나서 생각한 거야. 그 꿈을 잊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이 시집 《밤새도록 이마를 쓰다듬는 꿈속에서》를 보고 꿈을 잠깐 생각했어. 여기 나오는 시에서는 꿈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아. 그래도 꿈이어서 다행이군. 아니 그건 다른 일이 안 좋은 꿈으로 나타난 걸지도 모르겠어. 꿈이 좋으면 좋을 텐데. 꿈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군. 자기 무의식은 다스리기 어렵기도 하지. 깨어 있을 때 좋게 생각하면 무의식을 달랠 수 있으려나. 나도 잘 못하는데 이런 말을 했군. 아니 이런 생각을 하니 깨어 있을 때 우울하고 어두운 생각보다 좀 더 나은 생각을 해야겠다 싶기도 해.




 꿈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가만히 누워 잠을 기다리고 있으면 오래된 기억들이 초대를 시작하지 좋은 기억이든 슬픈 기억이든 이미 지나온 길을 거슬러 가는 건 있어서는 안 되는 시간의 일이니 유리 조각을 밟고 지나가는 것처럼 따가울 따름이야 그건 당연한 거야 발이 만신창이인데 피는 흐르지 않는 꿈 나 혼자서만 이게 아프구나 할 수 있는 꿈 손톱으로 아무리 긁어도 자국만 남고 흉터는 남지 않는 꿈


 너덜너덜한 발로 꿈의 세계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두 발은 깨끗하겠지 나는 버려지고 쫓기고 두려움에 잠기기도 하며 누군가의 시선 끝에 있기도 하다 내가 들고 있는 사랑이 산산조각 나기도 하고 연인은 하얀 금 바깥에 영원히 서 있을 뿐이다 운이 좋으면 금방 죽임을 당할 수 있다 나는 꿈에서 운 적 없고


 잠이 온 것인지 꿈이 온 것인지 나는 모른다

 오랜 꿈의 말로는 바다를 보는 것이었지 파란 바다가 밑으로 흐르며 햇빛에 빛나고 있는 장면 곧 세상이 바다에 잠긴다고 하던가 약속된 시간에 밀려오기로 한 바다를 바라보는 건 아름답고 다급하고도 평화로운 일이었는데


 밤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 몇 개를 끌어안고 가라앉는 배일까


 지나간 꿈이 쪽지를 남겼나


 나를 보라고 나를 기억하라고 나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 것이란다


 -<고요의 바다>, 64쪽~65쪽




 꿈을 말하는 시는 여러 편이야. <고요의 바다>는 거기에서 하나야. 마지막 말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는군. ‘나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 것이란다’ 가. 이건 어린시절 겪은 슬픔이나 아픔 같은 걸까. 그때만 아픔이나 슬픔을 느끼는 건 아니겠지만.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자신 안에는 어린아이가 살기도 하지.




그건 정말이지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잠들도록

한 사람이 아무도 모르게 잠들 수 있도록

이마를 쓰다듬어주는 일이야


늦은 여름 아침에 누워

새벽을 홀딱 적신 뒤에야

스르르 잠들고자 할 때


너의 소원대로 스르르

잠들 수 있게 되는 날에는


저 먼 곳에서

너는 잠깐 잊어버리고

자기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그 한 사람이 너를 잠들게 하는 것이라는 걸

멀리서 너의 이마를 아주 오래 쓰다듬고 있다는 걸


아무래도 너는 모르는 게 좋겠지


-<낮게 부는 바람>, 66쪽~67쪽




 이 시 <낮게 부는 바람>은 <고요의 바다> 다음에 실린 시야. 여름에 낮잠 잘 때가 생각나게 하는 시야. 여름이어도 바람이 살살 불면 잠이 스르르 들잖아. 그 바람은 누군가 멀리서 자기 이마를 오래 쓰다듬어주는 거군. 난 누가 이마 쓰다듬어주면 잠 못 잘 것 같아. 그건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나 할 수 있겠군. 난 그저 낮게 부는 바람만 좋아할래.


 다른 시 더 옮겨볼까 했는데 그만 할래. 내가 게을러서 그렇지. 시를 잘 보고 나도 멋진 시나 글 쓰고 싶은데, 시를 봐도 잘 못 쓸 것 같아. 소설 봐도 이야기 못 쓰는데. 그것보다 뭘 써야 할지 모를 때가 더 많군. 내게 다가오는 건 별로 없어. 없어도 생각하지만. 잘 못 써도 쓰는 걸 즐겁게 여겨야겠어. 쓰기 힘든 것도 있겠군. 그런 것도 쓰고 나면 좀 나을지. 유혜빈은 쓰기 힘든 것을 쓴 것 같기도 해. 뚜렷한 건 모르겠지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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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거울은 거짓말을 한다 나츠메 형사 시리즈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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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텔레비전을 안 보지만, 예전에는 텔레비전 보다가 가끔 뉴스도 봤다. 뉴스에서는 좋은 소식보다 안 좋은 소식을 더 자주 말했다. 그런 거 보면서 뉴스를 많이 보면 사람이 참 우울해지겠다 생각했다. 안 좋은 걸 자꾸 생각하면 아무도 믿지 못할 것 같다. 세상에는 뉴스에 나오는 일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텔레비전 뉴스 안 본다고 안 좋은 걸 아주 안 보는 건 아니다. 컴퓨터를 켜면 이런저런 기사 제목을 보고 글을 보기도 한다. 그런 거 봐도 알 수 있는 건 얼마 없지만. 예전엔 몰랐는데 인터넷엔 가짜 뉴스도 많다고 한다. 그런 거 본 적은 없는데, 내가 가짜를 알아볼지 모르겠다.


 형사와 검사는 범인이 죄를 인정하면 그걸 그대로 믿겠지. 본래와 다르게 말한다 해도. 외과의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로 보였는데, 검사 시도 키요마사는 그 의사가 누군가한테 죽임 당했다 여기고 경찰한테 재수사 하라고 했다. 나츠메도 그 사건을 맡아야 했는데, 나츠메는 여러 남자한테 한사람이 맞는다는 신고가 들어온 걸 알아봤다. 두 가지 일이 상관없어 보이지만, 상관있었다. 키요마사가 짐작한 게 맞기는 했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키요마사는 범인만 잡으면 된다 생각하는 것 같기도 했는데, 모르겠다. 그것보다 자기 아버지가 정치가한테 죽임 당했는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로 사건이 끝나서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키요마사는 잡지 기자였던 아버지를 죽인 정치가를 잡으려고 검사가 됐나 보다. 그 이야기 언젠가 나올지. 나와도 괜찮을 것 같은데.


 차례가 바뀌었지만 세번째 책 《형사의 약속》을 보고 느낀 걸 이 책 《그 거울은 거짓말을 한다》를 보고도 느꼈다. 나츠메는 첫번째 책에서도 그랬을 거다. 형사지만 형사처럼 보이지 않고 범죄보다 사람을 본다는 것. 나츠메가 이번 사건에서 참된 것에 이르게 도움을 준 사람은 검사 키요마사다. 세번째에서도 이 검사 이름 본 것 같은데. 네번째에도 나올지. 그건 책을 봐야 알겠다.


 어떤 사정이 있다 해도 사람을 죽이면 안 되겠지. 사람을 죽이고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그걸 알아도 어느 순간 살의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오래전에 일어난 일을 알게 된다면. 의사는 한번이라도 실수하면 안 된다.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니 말이다. 경험이 없는 의사가 잘못하면 경험 있는 의사가 도움을 준다. 그게 안 좋은 일은 아니겠지. 나도 잘 모르지만 의사는 쉽게 되지 않을 거다. 오래 공부하고 경험을 쌓고 의사가 될 거다. 자기 잣대로 사람을 재면 안 될 텐데. 의대에 들어가려고 공부해도 잘 안 되는 아이한테 안 좋은 일을 겪게 하고 의사가 되는 걸 그만두게 하다니. 그건 잔인했다. 그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그런 건지.


 일본은 부모가 의사면 자식도 의사기를 바란다. 어느 집이나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 많을 거다. 그런 거 드라마에서 자주 봤구나. 부모가 의사라고 해서 자식도 의사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닐 텐데. 그것도 적성에 맞아야 할 거 아닌가. 돈으로 자식을 의대에 넣는다고 괜찮은 의사가 될까. 대학에 떨어지면 재수 삼수 하게 하고 학원비는 아주 비쌌다. 그런 거 중압감 느껴지겠다.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괴롭겠지. 한국에도 그런 부모 있겠다. 부모가 하는 일을 자식도 하고 싶어한다면 응원해줘도 하고 싶지 않다면 그대로 둬야 한다. 부모는 부모고 자식은 자식이다. 부모는 자식이 자기 길을 찾아가기를 지켜봐주는 게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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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의 약속 나츠메 형사 시리즈
야쿠마루 가쿠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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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는 사람보다 병을 본다는 말이 있다. 병도 보고 사람도 보는 의사가 있어야 할 텐데. 이렇게 말하지만 나도 의사보다 아픈 게 낫기를 바랄지도. 내가 병원에 간 건 아니지만, 병원에서 담당의사나 간호사 제대로 안 봤다. 간호사는 조금이 아니고 여럿이고, 어차피 잠시만 보는 거니 그랬구나. 그러면서 의사나 간호사가 친절하기를 바라다니. 드라마에서는 의사 간호사가 환자와 잘 지내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는데 그런 사람 많지 않을 거다. 작은 병원이라면 모를까. 큰 병원에서는 의사가 환자를 만나는 시간 그리 길지 않다. 병원엔 아픈 사람이 가고 꽤 많기도 하다.


 경찰과 의사 비슷한 면 있지 않나. 사람보다 범죄와 병을 본다는 거. 마음 따듯하다고 할까, 형사에도 왜 범인이 죄를 저질렀는지 끝까지 파고드는 사람 있을지 모르겠다. 경찰은 죄를 지은 사람을 잡기만 하고 벌은 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건 재판에서 정해진다고. 재판이 잘못 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구나. 그러지 않기를 바라야겠다. 예전에 야쿠마루 가쿠 소설 《형사의 눈빛》을 보고 나츠메 노부히토라는 형사를 알았다. 시리즈가 되고 네번째까지 나왔다. 아직 두번째는 못 보고 세번째 《형사의 약속》을 먼저 봤다.


 첫번째 책에서 본 나츠메 형사가 이번 책 <호적 없는 아이>에서 달라 보여서 왜 그런가 했다. 나츠메가 형사가 된 건 딸이 묻지 마 폭행을 당하고 식물인간이 돼서였다. 자기 손으로 범인을 잡으려고. 첫번째에서 범인을 잡았지만 시효가 돼서 벌을 주지 못했던가 보다. 그렇게 되면 마음이 좋지 않겠다. 그 책 《형사의 눈빛》 보고 시간이 많이 지나서 잊어버렸다. 나츠메는 생활 안전과 청소년계 후쿠치 히로코와 DVD 가게에서 DVD를 훔치려다 일하는 사람한테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달아난 아이를 찾으려고 한다. 그 아이는 다른 경찰서에서 데리고 있다는 연락이 오지만, 아이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나츠메는 5시 15분에서 10초가 지나면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면서도 나름대로 아이 일을 알아봤다(경찰 퇴근 시간은 오후 5시 15분이다).


 아이는 자신과 함께 살던 사람도 말하지 않고 아빠로 보이는 사람도 아이를 모른다고 한다. 아이와 아빠는 사정이 있어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 아이가 호적을 얻고 시간이 흐르면 아빠를 만날지. 나츠메는 두 사람한테 있었던 일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다. 실제 그런 형사 있을까. 두번째 <불혹>에서는 나츠메가 조금 달라 보였다. 앞에 사건이 일어나고 시간이 흘러설까. 두번째에서는 나츠메가 다닌 고등학교 동창회가 열렸다. 여기에서는 소년법 이야기를 하는 건가 했는데, 그것만은 아니었다. 자신이 저지른 죄를 뉘우치고 그 죄를 잊지 않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야쿠마루 가쿠는 어릴 때 죄 지은 사람이 그 죄를 잊지 않고 살기를 바라는 것 같다. 아무리 형무소에서 형을 살고 나온다 해도 자신이 저지른 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나츠메는 동창인 쿠보타가 가진 다른 마음도 알아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마음도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 텐데. 상대가 상처 받는다 해도. 상대가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면.


 세번째 네번째 <피의자 사망>과 <마지막 거처>에서도 나츠메는 그 사람이 왜 그 일을 했는지 알아낸다. <피의자 사망>에서는 범인이 왜 사람을 죽였는지 헤어진 아내한테만 알려준다. 그런 걸 세상에 말하면 상처받을 사람이 있으니. <마지막 거처>를 볼 때는 초고령화 사회도 생각나고 좀 그랬다. 자식이 죄를 지어서 부모가 자식과 인연을 끊었다 해도 부모는 자식을 생각한다. 자식이 잘되기를 바랐다기보다 자식이 피해자를 생각하고 속죄하고 살기를 바랐다. 억울한 일이 있다 해도 나쁜 마음을 먹으면 안 되겠다. 참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르면 자신보다 둘레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 안 좋은 마음 먹었다 해도 둘레 사람을 생각하면 멈출 텐데. 아니 나도 모르겠다.


 이번 책 보면서 식물인간이 된 나츠메 딸이 깨어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는데, 마지막 이야기 <형사의 약속>에서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났다. 오래 잠들어 있어서 앞으로 사는 게 쉽지 않겠지. 나츠메는 딸 에미가 살아가는 걸 지켜보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다른 약속도 했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마음을 썼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않아서 아쉬웠다. 형사와 범인 식구여서 나츠메가 그 아이를 생각해도 만나러 가지 않았겠지. 나츠메가 그 아이를 가끔 만났다면 달랐을 것 같기도 한데,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구나. 자신을 구할 수 있는 건 자신뿐이겠지만, 다른 사람이 자신한테 마음을 써주면 그게 힘이 되겠지. 나이가 어릴 때는 더.




희선





☆―


 “지금 당장 답을 찾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정말로 내게 소중한 것이 무언인지 알게 될 때까지 충분히 헤매고 고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불혹은, 쓸데없는 세상 가치관에 미혹되지 않고 내가 내 삶 주체가 되어 끊임없이 헤매고 고민해야 할 것 같아. 나는 앞으로 그렇게 살아가기로 했어.”  (182쪽)



 어쩌면 사람은 누구나 있는지조차 모르는 답을 찾아 외롭게 헤매는 건지도 모르겠다.  (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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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0-05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죄 보다 사람을 봐야죠.
몇년 전에 이 비슷한 일본 영환가 드라마가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그것도 원작이 있었는데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기억력이 원망스럽군요. 흐흑~
암튼 뭔가 훈훈한 소설일 것 같아 읽어보고 싶네요.^^

희선 2023-10-05 23:47   좋아요 1 | URL
다른 걸지도 모르겠지만, 나츠메 형사 이야기 드라마(<형사의 눈빛>) 만들기도 했어요 첫번째 책으로... 그것만 나온 건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저도 그거 본 지 오래돼서 잊어버렸네요

어쩔 수 없이 죄를 짓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군요 그런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됐나를 생각해야 할지... 가끔 그런 게 아주 없는 사람도 있군요


희선
 
きみは雪をみることができない
人間六度 / KADOKAWA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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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눈을 볼 수 없다(여름의 너에게 겨울에 내가 갈게) 

닌겐 로쿠도



 




 세상엔 낫기 어려운 병이 있겠지요. 과학 의학이 발달했다 해도. 병 이름이라도 알면 좀 나을까요. 이름을 알아도 나을 방법이 없으면 그것도 괴롭겠습니다. 병에 걸린 사람뿐 아니라 식구도.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생활은 그 사람 중심이 되겠습니다. 아이가 둘이고 첫째가 아프면 부모는 첫째한테 더 마음을 쓰고, 둘째는 외롭기도 하겠네요. 그런 집 둘째는 철이 빨리 들고, 부모나 자기보다 나이 위인 형제한테 마음 많이 쓰겠습니다. 부모가 없을 때는 자신이 형제를 돌보려 하겠지요. 누구나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겠군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를 좋아하는 거겠습니다.


 다른 책 보고 우연히 이 책 《너는 눈을 볼 수 없다(여름의 너에게 겨울에 내가 갈게)》 소개를 보고, 예전에 읽었던 책 《부디, 얼지 않게끔》(강민경)이 생각났어요. 거기에는 겨울잠을 자는 사람이 나와서. 거기에서는 여성 두 사람이 친구가 되고 도와요. 한사람이 겨울잠을 자게 되고 남은 사람은 다음 봄에 만나자고 하고 끝났어요. 이번에 본 책에서는 어릴 때부터 겨울이 오면 잠을 자서 부모와 동생이 돌봐요. 앞에서 왜 아이 둘을 말했는지 알겠지요. 이와토 유키는 다섯살 때부터 겨울에 자고 봄에 깨어났어요. 그런 거 병일까요. 유키 부모는 유키 몸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 하고 이런저런 병원을 찾아가지만 딱히 이상은 없었어요. 그저 유키는 눈이 내리기 전에 잠이 들고 봄이 올 때쯤 일어났어요. 사람도 겨울잠 자면 좋게다 한 적 있는데, 그런 병에 걸린 것 같은 사람이 나오다니.


 부모와 유키 그리고 동생 후유미 네 사람 사이에 한사람이 끼어들어요. 유키가 다니는 대학에서 만난 우즈메 나츠키예요. 나츠키는 동아리 모임에서 함께 빠져나온 유키와 친해지고, 거의 날마다 함께 지내요. 다른 말 없어도 그러면 두 사람은 사귀는 걸까 생각하기도 하겠지요. 유키는 나츠키를 여름 한 때 애인이다 해요. 날마다 연락하던 유키가 구월부터 연락하지 않고 십일월엔 학교에서 보이지 않았어요. 유키가 다니는 예술학부 사람들한테 나츠키가 물어보니 유키는 겨울에 학교에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츠키는 여러 생각을 하다가 도쿄에서 유키 집인 나고야까지 찾아가요. 거기에서 나츠키는 유키가 겨울 동안 잠을 잔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런 말 들으면 어떨지. 믿기 어렵겠지만 잠 자는 사람을 보면 믿을 것 같기는 합니다. 유키 동생인 후유미는 나츠키를 별로 반기지 않았는데, 엄마는 나츠키를 반기고 다음해 2월에 유키가 깨어나면 다시 집에 오라고 해요.


 누군가를 사귈 때 그 사람을 한동안 못 만나면 힘들까요. 그런 모습이 더 많이 보이더군요. 저는 그러지 않을 것 같은데. 사정이 있어서 못 만나는 거니 그 시간 동안 자기 혼자 잘 지내도 괜찮잖아요. 이런 저 이상할까요. 나츠키는 좀 힘들어했어요. 처음에는 어쩌다 보니 기다렸지만 두번째에는 자신이 제대로 살아야 한다면서 소설을 써요. 입선도 하고. 다음에는 큰 상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해요. 유키는 나츠키랑 사귀지 않으려 했다가 나츠키 마음을 받아들이고 잠을 안 잘 동안은 함께 지내기도 해요. 유키가 몇달 동안 잠을 자고 일어나면 천천히 몸이 본래대로 돌아오는데, 미각만은 돌아오지 않아서 유키는 다른 사람은 먹기 힘든 매운 걸 먹게 됐어요. 매운 건 맛이 느껴져셔.


 나츠키와 유키가 사귀고 난 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날까 했는데, 나츠키는 예전에 유키가 사귄 사람 이야기를 듣고 서로 연락한다는 걸 알게 돼요. 그뿐 아니라 유키는 나츠키가 잠든 밤에 몰래 일어나서 밖에 나갔다가 아침에 왔어요. 그런 건 오해기는 했는데. 그런 거 꼭 넣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하긴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해도 사는 게 늘 좋지만은 않겠습니다. 말해야 할 걸 말하지 않고 알아야 할 걸 알려고 하지 않을지도. 저는 이런 사랑 이야기 안 좋아하는군요. 책 다 읽고 나서 이런 말을. 오해는 풀립니다. 마지막은 뭔가 이상했는데, 아무래도 유키가 잠들고 시간이 많이 지난 뒤에 깨어난 것 같아요. 그동안에는 겨울에만 잠을 잤는데. 한번은 한해 넘게 잤지만. 그 부분 꿈인가 했는데. 유키가 잠든 동안 식구들이 돌보는 게 쉽지 않아서 장애인 카드 같은 걸 만들려 하는 현실에 가까운 말도 했는데, 마지막에 가서 SF가 됐습니다.


 유키가 잠든 겨울을 혼자 보낸 나츠키는 그걸 힘들어했는데, 나중에는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렸네요. 그렇게 기다린 건 나츠키가 유키와 평생 함께 하겠다고 생각해설지도. 유키도 나츠키가 그 말을 해서 나츠키를 믿게 됐겠습니다. 유키는 유키 나름대로 쓸쓸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지막 장 볼 때는 어리둥절했지만, 좋게 끝납니다. 이렇게 말하다니. 식물인간이 된 사람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깨어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더하는 말


 일본말로 책을 찾아보니, 한국말로 나온 책 《여름의 너에게 겨울에 내가 갈게》가 나왔어요. 본래 제목과 다르게 나왔습니다. 어쩐지 복잡한 느낌인데, 저만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군요. 이 책이 한국말로 나올지 몰랐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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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1 15: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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きみは雪をみることができない
人間六度 / KADOKAWA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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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너는 눈을 볼 수 없다》다. 겨울이 오면 잠이 들다니, 겨울잠인가. 아주 다르다 생각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떤 병이든 그러는 게 좋을 것 같다. 잠 자는 건 아프지 않으니 좀 낫겠다. 이건 내 생각일 뿐인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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