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 테이크아웃 18
정용준 지음, 무나씨 그림 / 미메시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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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편하게 볼 수 있게 이런 소설 책을 만들었을까요. 글뿐 아니라 그림도 함께 볼 수 있군요. 책이 가벼워서 들고 다니기에도 편하겠습니다. 그렇다 해도 저는 다른 데서 읽지는 않았어요. 책도 둘레 분위기를 바꾸면 좀 다르게 보기도 할까요. 그런 걸 한번도 해 본 적 없어서 어떨지 모르겠네요. 책은 둘레 분위기에 그렇게 영향 받지 않을 것 같습니다. 책을 보면 이야기에 빠져서 둘레는 다 잊을 테니까요. 세상에는 그런 책만 있는 건 아니지만, 이야기를 볼 때는 둘레가 어떻든 그건 별로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갑자기 제가 다른 건 하나도 생각하지 않고 책속에 빠져든 적이 있었나 싶네요.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재미있게 읽은 책이 하나도 없지 않지만. 이 책은 어떨까요, 읽으면 바로 빠져들까요.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바로 빠져드는 사람도 있겠지요.

 

 언젠가 텔레비전 방송에서 틱 장애를 가진 사람 본 적 있어요. 틱은 장애일까요. 아주 고칠 수 없는 건지. 저도 잘 모르겠군요. 틱 장애라 해도 안 좋은 말을 하는 것만은 아니겠지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지. 사람은 몸이 괜찮으면 아프다고 해도 그걸 믿지 않기도 하지요. 예전에는 우울증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잖아요. 틱 장애도 겉은 멀쩡하게 보여서 진짜 어디가 안 좋은 건지 모를 듯합니다. 틱 장애는 머리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저도 모르게 안 좋은 말을 한다니. 그건 그 말을 들은 적이 있기에 하는 것일지도. 틱 장애라 해도 안 좋은 말 모르면 그 말이 아닌 다른 말을 할지. 어떨까요. 이런 걸 아는 사람 있겠지만 그런 사람을 제가 모릅니다.

 

 주우는 학교에 다닐 때 틱 장애여서 아이들한테 놀림 받았어요. 아이들은 사이코에서 사를 빼고 이코나 이코이코라고 했어요. 책 제목에서 이코는 사이코에서 사를 뺀 거예요. 사람은 자신과 다르면 처음에는 무서워하다 시간이 흐르면 그걸로 괴롭히지요. 주우도 아이들한테 괴롭힘 당했어요. 주우 자신도 자신이 그러는 게 싫었어요. 갑자기 터져나오는 안 좋은 말이. 미이는 주우를 보고 놀라지도 놀리지도 않았어요. 미이는 주우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다는 걸 알았어요. 그걸 알아도 안 좋은 말 하는 거 들으면 아무렇지 않기 어려울 텐데. 미이는 마음이 넓은 아이였군요. 주우는 미이가 있어서 괜찮았는데 어느 날 미이가 사라지고 안 좋은 미이 이야기가 퍼지기도 해요. 그런 이야기는 진짠지 거짓말인지.

 

 미이가 보고 싶어 주우는 미이를 오랫동안 찾고 겨우 만납니다. 그런데 주우는 입 안에 공 재갈을 물고 검은 마스크를 쓰고 말하지 않았어요. 미이가 사라지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주우는 차라리 말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사람들은 주우를 이해한다고 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잊고 주우를 거짓말쟁이라 했어요. 미이는 입을 스스로 막은 주우를 안타깝게 여기고 마스크를 벗으라고 해요. 말이 나오면 어떠냐고. 시간이 흘러도 미이는 그대로군요. 주우를 그대로 받아들이니. 그동안 미이는 힘든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아니 앞으로는 주우와 미이가 덜 아프기를 바랍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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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JOR 2nd(メジャ-セカンド)(13): 少年サンデ-コミックス (コミック)
미츠다 타쿠야 / 小學館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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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세컨드 13

미츠다 타쿠야

 

 

 

 

 

 

 다이고와 무츠코가 다니는 후린중학교 야구부에는 여학생이 더 많다. 다이고는 중학교에 올라가기 전에 후린중학교에 가서 야구를 잘 해 보려고 했던가 보다. 좋은 감독도 있었는데 지금은 온다고 한 감독이 오지 않게 됐다. 그래도 다이고는 야구 그만두지 않고 주장이 되어 후린중학교 야구부를 이끌었다. 어려운 일을 맡았는데, 다이고는 잘 하는 것 같다. 무츠코한테 자신을 가지라고도 하고 후배 아니타가 자신이 정포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반대하지 않았다. 아니 지금 시험해 보는 걸까. 어쩌면 그럴지도. 그렇다고 다이고가 매정하게 아니타한테 넌 포수에 맞지 않아 같은 말은 하지 않을 거다. 아니타는 초등학교 6학 때 정포수에서 후보가 됐다. 그건 포수인 남자아이 실력이 늘어서다. 야구는 남자만 하는 운동일까. 그렇지 않을 텐데. 초등학교 중학교만 남녀가 함께 할지도. 다이고 누나 이즈미가 경식 여자 야구부가 있는 고등학교에 들어간 걸 보면 말이다. 그건 다이고가 고등학생이 되면 다시 봐야겠다.

 

 첫번째 경기는 어렵지 않게 후린중학교가 이겼다. 두번째 상대는 세이와중학교로 여기에는 우라베와 앤디가 있다. 세이와는 도루를 자주 했다. 경기 하기 전에 무츠코와 아니타는 견제 연습을 했는데 다이고가 경기 시작할 때 견제하지 마라 한다. 그게 더 안 좋다고. 그 말 맞는 듯하다. 세이와 감독은 무츠코와 아니타 배터리가 견제하지 않자 하게 만들겠다고 하고는 정말 그렇게 했다. 1회초에 무츠코는 긴장했는지 볼을 많이 던지고 세이와는 2점이나 넣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점수를 내주다니. 그래도 1회말에 후린중학교도 2점 얻었다. 결과는 그랬지만 우라베가 공을 잘 던져서 1번 2번 타자는 삼진 아웃이 됐다. 우라베는 초등학생 때보다 공을 더 잘 던지는구나. 그때도 그렇게 못 던지지는 않았다.

 

 중학교 1학년은 초등학생에서 다 벗어나지 못했겠지. 아니타는 니시나가 1회초에 자신이 던진 공 잘 받으려 하지 않고 투수를 잘 이끌지 못했다고 한 말에 마음 썼다. 아니타는 곧 자신이 공 칠 차례라는 것도 잊었다. 이때 다이고가 아니타 마음을 조금 풀어줬다. 1회말에 아니타가 홈런 쳐서 동점이 됐다. 2회초 수비해야 하는데 아니타는 다이고한테 아직 자신이 포수해도 되느냐고 한다. 다이고는 어깨를 다쳐서 포수 못한다고 했는데 그거 정말일까. 아니타가 힘 내기를 바라고 한 거짓말이겠지. 2회초에는 세이와 주자가 도루하려고 했는데 아니타가 공을 2루로 던져서 아웃시켰다. 그 뒤 5회말까지는 서로 점수를 내지 못하고 6회초를 맞았다. 일이 한번 잘못되면 자꾸 잘못되기도 하는데 6회초가 그렇게 보였다. 3루수가 공을 놓치고 포수인 아니타도 공을 놓쳐서 세이와가 1점을 내고 3점이 됐다.

 

 아니타가 공을 잡다가 손목을 다쳤다. 심판은 바꿀 포수가 없으면 이대로 경기를 끝내겠다고 했다. 그럴 수가. 후린중학교 야구부는 딱 아홉사람이다. 예전에도 누가 다치면 어떡하나 했는데. 포수는 다이고가 있으니 괜찮겠지 했는데, 다행하게도 다이고가 포수를 하고 아니타가 다이고 자리로 갔다. 다이고가 포수가 되고는 지쳤던 무츠코가 공을 잘 던졌다. 무츠코가 다이고를 믿어서 그렇게 된 거 아닐까. 다이고는 6회말에서 경기 흐름을 바꿔야 한다 생각하고 끈질기게 버텼다. 다이고가 공을 쳤는데 수비가 받아서 아웃이 됐다. 아까웠다. 이번 경기는 어떻게 될지. 고문 선생님은 또 안 좋은 상상을 했다. 후린중학교가 지는. 그래도 되는 걸까. 지금은 그래도 나중에는 야구에 관심을 가지기를 바란다.

 

 야구 경기 하는 모습 보는 건 조마조마하다. 다이고가 있는 후린중학교가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인데 잘 안 될 때도 있다니. 그런 게 처음은 아니구나. 경기도 보고 아이들이 생각하는 걸 보는 것도 재미있다. 다음 권에서 이번 경기 끝나겠지. 후린중학교가 이겼으면 좋겠다. 그러면 고문 선생님은 싫어하겠다. 쉬는 날이 또 없어질 테니. 고문 선생님이 야구에 관심없어서 안 좋게 보이기도 했는데 다른 사람은 쉬는 날 쉬지 못해서 조금 안 됐다. 감독이라도 있으면 나을 듯한테. 쉬는 날 쉬지 못하는 고문 선생님 마음도 이해해야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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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미스의 검 와타세 경부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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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나카야마 시치리 책이 많이 나왔지만 내가 만난 건 몇 권 안 된다. 어쩐지 앞으로도 자주 나올 것 같다. 미야베 미유키 히가시노 게이고 뒤를 잇는 일본 작가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이 생각이 맞아도 괜찮고 맞지 않아도 괜찮다. 소설가에는 글을 늘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랜 시간 동안 얼마 쓰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나카야마 시치리는 자주 쓰는 쪽이다. 지금까지 쓴 책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그냥 글 쓰는 것도 쉽지 않은데 소설을 자주 쓰다니. 자꾸 쓰기에 또 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쓰면서 다음에 쓸 걸 떠올릴지도. 나도 자주 쓸 게 생각나면 좋겠다. 난 작가도 아니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작가가 아니면 어떤가 쓰고 싶으면 쓰는 거지. 아무래도 난 짧은 이야기만 쓸 듯하다. 지금은 그런 거라도 자주 쓰고 싶다.

 

 이건 언젠가 말한 적 있는데 한번 더 할까 한다. 그건 어렸을 때 본 드라마 이야기다. 제목이 뭐였는지 모르지만 경찰이 범인을 잡는 거였다. 형사가 범인처럼 보이는 사람을 잡고서는 ‘니가 했지’ 하면서 잠도 안 재우고 때리면서 거짓 자백을 이끌어 냈다. 그런 거 보면서 나한테 저런 일이 일어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예전에 내가 본 건 죄없는 사람한테 죄를 뒤집어 씌우는 모습이 아니고 학생운동 하는 사람을 잡아다 고문하는 모습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때 본 거여서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그래도 죄없는 사람한테 죄를 뒤집어 씌우는 거였던 것 같다. 일본 추리, 범죄, 경찰 이런 소설을 보면서 일본에도 죄를 짓지 않은 사람한테 죄를 뒤집어 씌운 적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사실 고문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한국에 남겼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사람은 왜 좋은 것보다 안 좋은 걸 더 쉽게 배우는지.

 

 이 책에서는 죄를 짓지 않은 사람한테 경찰이 죄를 뒤집어 씌우는 일부터 시작한다. 그저 감으로 그 사람이 범인이다 생각하고 임의동행으로 경찰서에 데리고 가서는 겁을 주고 때리고 잠도 재우지 않았다. 범인 잡는 데만 마음이 쏠린 탓인지 증거도 제대로 없었는데 한사람을 범인으로 몰았다. 그리고 거짓 자백을 하게 만들었다. 형사 두 사람에서 한사람은 겁을 주고 한사람은 달래는 듯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돈을 훔쳤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잡힌 구스노키 아키히로는 재판 때 자신은 죄가 없다 했지만 그 말을 제대로 듣는 사람도 없고 판사는 구스노키 아키히로한테 사형을 내린다. 구스노키 아키히로는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시간이 흐르고 구스노키 아키히로를 맡았던 형사에서 한사람인 와타세는 다른 사건을 맡고 예전 사건 진짜 범인을 알게 된다.

 

 경찰이나 재판소 잘못이 드러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찰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숨기려 했다. 와타세는 밝히려 했다. 와타세는 혼자 조직과 싸웠다. 그런 일도 쉽게 할 수 없다. 경찰이나 판사가 잘못한 일이 밝혀지고 많은 사람이 책임을 졌다. 하지만 와타세는 괜찮았다. 내부 고발했으니까. 와타세는 그건 그것대로 편하지 않았다. 그래도 와타세는 앞으로는 잘못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한다. 예전에도 그랬다면 억울한 사람이 없었을 텐데. 와타세와 함께 했던 형사는 증거를 만들어냈다. 그런 일 실제로도 있었을 거다. 이 이야기는 진짜 범인을 잡고 끝나지 않는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네 사람이나 죽인 범인이 가석방 되고 죽임 당한다. 일본은 여러 사람을 죽이면 사형인데 네 사람이나 죽인 범인은 무기징역이고 모범수로 가석방 되다니. 재판이 잘못됐다고 할 수밖에. 판사도 판결 내릴 때 이것저것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그저 서류나 재판장에서 하는 말만 듣고 판결 내려도 괜찮을까. 여러 가지 보고 그런 판결을 내렸겠구나.

 

 사람이기에 잘못할 수 있다. 형사도 판사도 검사도. 잘못했을 때 그걸 인정하고 다시 잘못하지 않으려 해야 하지 않을까. 여기에는 그런 사람도 보이지만 거의 숨기려 했다. 조직을 지켜야 한다면서. 힘을 가지면 그걸 잘 써야 한다. 그걸 가진 뜻을 생각하고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해야 하겠지. 말만 좋게 하고 자기 잘못을 숨기려 한 사람이 없었다면 좋았을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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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케이지 레이코 형사 시리즈 2
혼다 데쓰야 지음, 이로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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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해 전에 혼다 테쓰야가 쓴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가 나오는 소설 첫번째 이야기 《스트로베리 나이트》를 만나고 다음 이야기는 만나지 못했다. 그때 책은 못 봤지만 드라마는 보았다. 히메카와 레이코가 나오는 걸 다 만든 건 아니지만. 모든 형사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경찰이 된 사람은 그게 되고 싶었던 까닭이 있다. 그건 범죄 피해자거나 피해자 식구일 때가 많다. 이건 소설에만 나오는 걸까. 꼭 그렇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다. 병을 고친 아이가 의사가 되는 일도 있으니 말이다. 히메카와 레이코는 예전에 피해자였다. 그걸 넘고 경찰이 되다니 대단하다.

 

 여전히 난 혼다 테쓰야 소설 많이 만나지 못했다. 이 말 다른 책 봤을 때도 한 것 같다. 그 소설은 정말 끔찍했다. 비위 약한 사람은 읽지 않는 게 좋을 거다. 그러고 보니 여기에도 머릿속에 그려보면 끔찍한 모습이 있구나. 긴 소설 써 본 적 없으면서 이런 말하는 건 우습지만 난 이런 범죄 소설 같은 것도 못 쓰겠구나 싶다. 그나마 이런 소설에는 내가 잘 못 보고 쓸 수 없는 게 없어서 조금 생각한 적도 있는데, 누군가를 죽이고 처리하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해서 안 되겠다. 이런 소설 쓰는 사람 대단하다. 쓸 때 힘들지 않을까. 이번 건 그렇게 심하지 않다. 드라마 본 지 오래돼서 거의 잊어버렸지만 중요한 건 잊어버리지 않아서 책을 보면서 형사가 그걸 어떻게 알아낼까 했다.

 

 핏물에 담근 것 같은 한쪽 손이 나오면 그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할까. 강둑에서 피투성이 왼손이 발견되고 그 손은 목수 타카오카 켄이치 거였다. 경찰은 타카오카가 죽임 당했다고 여기고 수사를 한다. 그 수사를 하는 게 히메카와 레이코다. 아니 레이코 혼자가 아니고 여러 사람이 한다. 모두 남자고 레이코 혼자 여자다. 레이코는 여성이 아닌 그저 형사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여자 형사가 어떤지 나도 잘 모르지만. 레이코는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은데 주임이다. 레이코가 있는 수사1과 10계에서는 쿠사카 마모루도 주임이다. 히메카와 반과 쿠사카 반으로 나뉘었다고 하면 될까. 레이코와 쿠사카는 다른 방식으로 수사한다. 레이코는 직감으로 움직이고 쿠사카는 멀리 돌아간다 해도 증거를 조금씩 모은다. 그래도 둘은 같은 곳으로 간다. 누구 방법이 낫고 누구 방법이 나쁘다 말할 수 없다. 직감으로 한다 해도 증거는 모아야 한다. 레이코는 쿠사카를 편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쿠사카는 레이코 실력을 인정했다. 하지만 레이코가 실수하지 않기를 바랐다. 실수하면 레이코뿐 아니라 레이코 둘레 사람이 다칠 수 있어서였다. 선배로서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 같다.

 

 형사가 수사하는 것과 함께 왜 타카오카 켄이치 왼손만 남았는지 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건 아버지가 아들을 생각하고 한 일이었다. 타카오카는 아버지가 아파트 공사장에서 사고로 죽고 혼자 남은 아이 미시마 코스케를 돌보았다. 자기 아들로 데려다 기른 건 아니고 코스케가 보육시설에 있을 때 찾아가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중학생 때는 공부가 싫다고 한 코스케한테 자기 일을 배워보지 않겠느냐 한다. 지금 미시마 코스케는 스무살이다. 두 사람 인연은 거의 열핸가. 타카오카는 속죄하고 싶은 마음에서 미시마한테 말을 했다가 함께 시간을 보내다 정이 들었겠지. 경찰은 수사하면서 폭력조직 보험금 사기를 알게 된다. 그리고 진짜 일어난 일에 이른다.

 

 한사람만 없으면 모두가 괜찮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도 그 사람을 죽이는 건 쉽지 않을 거다. 그 한사람이 스스로 그렇게 몰아가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 한번 잘못된 길로 들어간 사람은 조금이라도 빛을 보면 안 되는 걸까. 이건 나쁜 사람이 할 만한 생각이구나. 자신은 버림받았는데 다른 사람은 그러지 않았으니 말이다. 아이가 사는 환경이 나빠도 사랑을 주는 사람이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그 아이는 괜찮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미시마 코스케가 그런 듯하다. 미시마는 보육시설에서 힘있는 아이가 힘없는 아이를 괴롭히는 걸 보고 그 아이한테는 사랑을 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여기에서 이야기 하는 게 아버지가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이어선지 쿠사카도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 얼굴을 하게 했다. 그걸 레이코도 보았다. 레이코는 줄곧 쿠사카를 싫어했는데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조금 풀렸다.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사건을 더 빨리 해결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도 힘을 합쳤지만. 서로 조금 경계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조금 달라질까. 레이코와 키쿠타 사이는 앞으로 나아갈지. 레이코는 아직 누군가를 사귀거나 결혼을 생각하지 않지만 조금 마음을 둔 사람은 있다. 이런 건 이야기를 조금 부드럽게 만들려고 넣은 걸까.

 

 

 

*더하는 말

 

 몇해 전에 드라마를 만들었는데, 올해 다시 만들었다. <스트로베리 나이트 사가>다. 그때와 조금 다를 텐데 예전에 본 게 별로 생각나지 않아서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겠다. 이번에 한 드라마 보면서 키쿠타를 연기한 사람 본 적 있는데 했다. 몇해 전에 본 얼굴과 지금 얼굴이 좀 달라 보여서 바로 못 알아본 거였다. 사진은 예전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드라마가 끝날 때 나오는 노래도 해서 본래 노래를 했나 했는데 이번이 처음이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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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케를 발견했다 테이크아웃 19
최정화 지음, 이빈소연 그림 / 미메시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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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흉가로 알려진 일터 동료 김일신 별장에서 ‘나’는 휴가를 보낸다. 모든 일이 그 집에서 일어난 건 아니지만, 그 집을 설계하고 지은 김일신 할아버지 김경규는 건축설계사였다. 언젠가는 자신이 설계한 집에서 사는 게 꿈이었다. 그전까지는 괜찮았는데 집을 다 짓고 그곳에 살게 되고 김경규는 아내한테 함부로 했다. 어느 날 김일신 할머니는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죽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말이 있다. 그건 집 신발장에서 신발이 하나도 줄지 않았다는 거다. 난 김경규가 알츠하이머에라도 걸리고 이상해진 건가 했는데 그건 아닌가 보다. 김일신 아버지 김우재는 법없이도 살 사람 같았는데, 20대 여성을 칼로 찔렀다. 김우재는 정신질환 때문에 그런 일을 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김일신 아내는 임신을 했는데 시어머니가 배 속 아이가 아들이 아니어서 스트레스를 주어 아이를 잃었다. 세 가지 일에 공통점은 없다. 그저 피해를 입은 게 여자라는 거다. 이게 여자를 싫어하고 미워해서 일어난 일이다 할 수 있을지. 그렇게 볼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세번째는 분명 그렇다. 앞에서 일어난 두 가지 일도 그럴지.

 

 이 소설에 조금 잘못 쓰인 게 있다. 그건 잘못 쓰인 게 아니고 일부러 그렇게 쓴 걸까. 앞에서 ‘나’는 일신 씨 아버지 김경규 씨 방에 들어갔다(10쪽)고 하고 뒤에서 김경규는 김일신 할아버지(12쪽)가 된다. 처음에 별장은 김일신 처가가 주인(9쪽)이다 하고 뒤에서는 김일신이 주인(39쪽)이다 한다. 이건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그렇게 말한 걸까. 나도 잘 모르겠다. 앞뒤가 다른 말을 하다니. 이곳 습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어떨까. 정말 ‘나’는 부케이 비단벌레를 찾아서 다른 걸 못 보았을까. 아니 ‘나’가 찾은 건 부케이 비단벌레가 아니다. 그때는 왜 그걸 그렇게 봤을지. 무언가 정신에 크게 영향을 준 일이 있어서 그런 걸지도. 습지에서 성폭력 당하고 죽임 당한 것도 여자 학생이다.

 

 언젠가 범죄 대상이 되는 건 여성일 때가 많다는 생각을 했다. 여성이 힘이 없어서 그런 일을 당하는 게 아닌가 했는데, 그것도 여성을 싫어하고 미워해서 그랬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죽임 당한 여학생을 안 좋게 말하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될 텐데. 여자라고 늦은 밤에 친구를 만나지 마라는 법 없고 혼자 다니면 안 될 거 없다. 여자가 잘못해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났다 말하는 건 그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이구나. 김일신은 할아버지가 설계한 집에서 살인사건이 세번 일어났다 여겼다. 자신도 그런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 집을 비워두었다. ‘나’가 그 별장에서 부케이 비단벌레를 찾았다고 김일신한테 전화한 날 김일신은 동료 여성한테 덤벼들었다고 한다. 그런 일 정말 있었을까. 김일신은 여자 동료를 좋게 말하고 같이 일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는데. ‘나’가 한 말이 다 진짜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믿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니.

 

 습지에서 여자 학생 시체가 나왔을 때 ‘나’는 경찰서에서 조사 받고 자기 이름을 김일신이라 썼다. 아무리 부케이 비단벌레를 찾아서 마음일 들떴다고 자기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 이름을 적을까. ‘나’와 김일신은 다른 사람일까. 같은 사람은 아니겠다. ‘나’가 일터로 돌아갔을 때 김일신이 자신을 안 좋게 말했다는 말을 들었으니. 김일신은 왜 그랬을까. ‘나’가 하는 말만 들으니 답답하구나. 김일신이 하는 말도 들었다면 좋았을 텐데. 실제 모든 사람 말을 들을 수 없을 거다. 저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게 다를 테니. 소설을 본다고 그걸 잘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소설을 보면 더 모르겠다. ‘나’는 무엇을 다시 찾아야 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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