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게 좋아요

 

모자라면 모자란대로

넘치면 넘치는대로

아쉬워요

 

왜 사람은

말하지 않은 걸 할까요

 

앞을 읽고 한 행동이라면 좋겠지만

그게 늘 그렇지는 않아요

더하지 않은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상대가 말한 건

딱 그것만 하세요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문득 사람은 죽으면

누군가 뒤처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냥 사라지면 좋을 텐데

사람은 태어난 뒤에도 죽은 뒤에도

남한테 신세져야 하는군

 

내가 죽으면 누가 내 뒤처리를 해줄지

빨리 알아야 끔찍하지 않을 텐데

난 장례식은 하지 않고

바로 화장하고 뼛가루는 나무에 뿌렸으면 해

나무에 뿌린다고 내가 나무가 되지는 않겠지

가루가 되면 자유로울 듯해

살았을 때는 늘 같은 곳에 있었지만

죽으면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질 테니

어디든 가지 않을까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지난번에 친구한테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친구는 내 말에 그럴 수도 있다 했다. 그 말 아주 고마웠다. 난 딱히 가고 싶은 곳은 없다. 그래도 가끔 생각해 본다. 난 어디에 가고 싶을까 하고.

 

 꿈속.

 

 어떤 꿈속이든 가고 싶지는 않다. 꿈속은 벌써 간 건가. 내가 꿈을 꾸는 것이니. 하지만 꿈은 쉽게 사라진다. 꿈속에서는 이건 꿈이구나 할 때도 있고 깨고 나면 꿈은 희미해진다. 깨어서 꿈속에 갈 수는 없을까.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친구는 뭐라 할까. 꿈속에서 친구를 만나도 좋겠다. 친구도 그 꿈을 꾸고 기억한다면 더 좋겠다. 친구와 난 자주 만나지 않는다. 자주 만나지 않아도 친구구나.

 

 지금 내가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친구와 만나기로 한 곳이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뭇잎은 바람을 타고 날아갔지

나무에서 멀리멀리

 

바람이 조금 힘을 빼자

나뭇잎은 천천히 내려와

물 위로 내려 앉았어

 

한동안 물 위를 둥둥 떠다니다

나뭇잎은 물속으로 가라앉았어

 

물속에 가라앉은 나뭇잎은

어떻게 됐느냐고

미생물에 분해되고

물속에 녹아들었어

언젠가 그 물은

나무한테 갈 날도 있을 거야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0-07-22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23 0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 옷 입은 우체통은

조금 탁했던 빨간색이 선명해졌어요

 

몇해에 한번

우체통은 비 바람에 지저분해진

옷을 갈아입어요

아니 덧입어요

 

이젠 누군가

편지만 넣으면 될 텐데

“툭”

편지가 하나 떨어졌어요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페크pek0501 2020-07-18 1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우체통을 사용한 지 오래됐네요.

희선 2020-07-19 00:39   좋아요 0 | URL
저는 여전히 우체통에 편지나 엽서 넣어요 요새 비가 자주 와서 못 보냅니다 우체통 많이 없어진 곳도 있다더군요 편지가 없어서 그렇겠습니다 가끔 편지 보내면 좋을 텐데...


희선

stella.K 2020-07-18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도 우체통이 있긴한가 봅니다.
저는 바로 집 앞이 우체국인데 생각해 보니
없는 것도 같고. 관심이 없어네요.
우체통을 사랑해 줘야겠습니다.

희선 2020-07-19 00:40   좋아요 1 | URL
우체국 앞에는 우체통 있어요 사진은 둘 다 우체국 앞에서 담았어요 지금은 주소를 길로 많이 쓰지만, 동은 다른데 두 곳은 집에서 거의 비슷한 거리에 있어요 하나는 오른쪽 하나는 왼쪽에... 우체국도 사람이 별로 없는 곳은 없앤다는 말도 있던데, 많이 줄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른 은행이나 택배 보내는 곳 많지만 우체국에서 보내는 걸 편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잖아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