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0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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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해 만에 해리 홀레가 나오는 이야기를 만났다. 내가 만나지 못한 것도 있는데 왜 본 것 같은 느낌이 들까. 정말 이상한 일이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봐서 그런 건가. 아니 그런 거 별로 안 봤다. 봤다 해도 거기에 쓰인 건 얼마 없었다. 그냥 읽지 않았지만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일지도. 이 이야기 바로 앞에 건 못 봤다. 해리가 좋아하는 사람 라켈 아들 올레그가 해리한테 도움을 바란 이야기인 것 같은데. 이번에 시작할 때 해리가 올레그가 쏜 총에 맞고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다 했다. 그 말 때문인지 병원에 누워 있고 경찰이 지키는 사람을 해리 홀레로 생각했다. 일부러 그렇게 생각하게 하려고 했나 보다. 그 사람은 누군가한테 죽임 당한다. 해리 홀레가 그렇게 쉽게 죽을 리 없겠지. 그래도 잠깐 ‘해리 죽은 거야’ 하는 생각을 했다. 해리 홀레 시리즈에 해리가 나오지 않으면 그건 해리 홀레 시리즈가 아니겠구나.

 

 꽤 두꺼운 책인데 다 보고 나니, ‘이게 뭐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괜찮기도 했는데, 어쩌면 나만 이런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 같다. 그러고 보니 여기에 살면서 거짓말 한번 해 본 적 없는 사람은 없다는 말 나왔는데. 노르웨이에서는 정말 이런저런 범죄가 일어나고 경찰이 죽기도 할까. 아이슬란드인가에서는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아이슬란드 사람이 쓴 범죄소설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일 뿐일지도 모르겠다. 해리 홀레는 이제 경찰이 아니다. 어디에 있는 건가 했더니 경찰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라켈과 살았다. 라켈은 늘 집에 있지 않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나온 건 책을 삼분의 일쯤 본 다음이다. 이대로 해리는 나오지 않는 건가 했을 때쯤 나왔다. 경찰이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 경찰이 죽임 당했다. 몇달이 흘러도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해리와 함께 일했던 사람이 모여서 수사하려고 했다. 그러다 해리한테 도움을 바란다. 그때서야 해리가 나온다.

 

 해리는 예전보다 좀 나은 모습이었다. 글로만 봤지만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해리 홀레는 몇살 정도일까. 그런 거 한번쯤 나왔을 텐데 잊어버렸다. 해리는 예전에 좋아하고 결혼도 생각한 라켈과 헤어졌는데 이번에는 같은 집에 살았다(앞에서 말했구나). 그런데도 해리는 다른 생각을 한 걸까. 아니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 다른 잘못을 하고 끝내고 싶었던 걸까. 나도 잘 모르겠다. 라켈은 해리가 경찰이 아니기를 바라는 듯하다. 술도 안 마시고. 해리는 알코올 의존증이었다. 이젠 마시지 않는가 보다. 알코올 의존증은 술을 하나도 마시지 않아야 괜찮은 거다. 술을 안 마신다고 나은 건 아니다. 평생 안 마셔야겠지. 해리는 그 유혹을 이길 수 있을까. 난 술을 안 마셔서 그걸 마시는 사람 마음 잘 모르겠다. 하루라도 빼놓지 않고 마시는 사람 마음도. 그걸 마시면 모든 걸 잊을 수 있을까. 이건 좀 쓸데없는 말이구나. 해리가 경찰이 아니면 더는 할 이야기가 없을 텐데, 예전 동료였던 베아테 뢴이 죽임 당한다. 베아테도 같은 사람한테 죽임 당한 건지 다른 사람한테 죽임 당한 건지.

 

 책을 다 봤지만 썩 개운하지 않다. 어떤 사건을 맡고 그걸 해결하지 못한 경찰을 죽인 건 복수일까.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범인과 상관있는 사람이 죽임 당했을 때 범인을 잡지 못했다. 경찰도 중요하게 여기는 사건과 덜 중요하게 여기는 사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경찰은 높은 사람과 상관있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든 범인을 잡으려고 하겠지만, 그저 보통 사람에 동성애자가 죽임 당하고 범인을 못 잡으면 어쩔 수 없지 할지도. 경찰이면서 그걸 이용해서 중요한 걸 없애는 사람도 있다. 해리는 《스노우 맨》에서는 헤맸는데, 이번에는 한사람을 생각하고 다른 건 생각하지 못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그 사람이 자신한테 안 좋은 걸 알아서 그랬구나. 그나마 해리는 그 사람이 죽을 뻔했을 때 내버려두지 않았다. 범인이었다면 내버려뒀을까. 해리라고 아무 잘못 없는 경찰은 아니었다. 지금은 경찰이 아니지만.

 

 세사람 해리 라켈 올레그는 앞으로 괜찮을까. 총을 쏜 건 정당방위라 하면 될 것 같은데 다른 것 때문에 숨기다니. 그런 비밀을 가진 사람이 앞으로 잘 지낼지. 경찰을 죽인 사람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걸로 끝났다. 그런 걸 보고 ‘뭐야’ 한 거다. 마지막에 성당에 있는 사람을 말할 때는 장례식 같았다. 해리 홀레. 좀 더 보니 그건 장례식이 아니고 결혼식이었다. 난 해리 홀레가 다시 경찰 일 하지 않았으면 한다. 해리 홀레가 아니어도 범인 잡을 사람은 많다. 여기에서는 해리가 대단한 것처럼 말하지만. 라켈 아들 올레그는 나중에 경찰이 될까. 올레그도 경찰이 아닌 다른 걸 하면 좋겠다. 결혼식을 장례식처럼 쓴 건 뭔가를 상징하는 걸까. 해리가 경찰을 그만두는 거. 모르겠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일지도. 감옥에서 달아나고 성형한 발렌틴 예르트센은 못 잡은 거겠지. 심리학자 스톨레 에우네 딸 에우로라는 괜찮을까. 무언가를 예고하는 듯 끝나다니. 마지막은 그랬지만 다음에 그 이야기는 하나도 안 할 수도 있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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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
통이(정세라)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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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길고양이 많다고 하던데 난 자주 만나지 못했어. 어쩌다 한번만 봤어. 내가 다니는 길에는 과일가게가 있어. 그 과일가게를 지나다 새끼 고양이를 보기도 했어. 새끼가 아닌 좀 큰 것도 봤는데, 과일가게에서 기르는 고양이가 아니었을까 싶어. 한해가 아니고 여러 해 동안 새끼를 봤어. 새끼 고양이는 몸이 무척 가벼워. 그건 새끼 고양이가 다니는 걸 보고 알았어. 길에서 만난 고양이 한번도 만져 본 적 없어. 아마 만지려고 다가갔다면 바로 달아났겠지. 도시에 사는 길고양이는 무척 힘들 거야. 같은 길고양이하고 영역 싸움 해야 하고 사람도 피해야 하겠지. 그렇게 힘들게 살아서 오래 못 산다고도 해. 도시에는 고양이 싫어하는 사람도 많을 거야. 자신한테 피해주지도 않는데 뭐 그렇게 싫어하는지. 그냥 같이 살면 안 될까. 난 그냥 보기만 하지만 먹이를 가지고 다니면서 그걸 주는 사람도 있더군. 그렇게라도 하루를 더 사는 길고양이가 있어도 괜찮을 것 같아.

 

 고양이도 도시보다 시골에 사는 게 더 나을 듯해. 고양이 싫어하는 사람은 시골에도 있겠지만. 시골 인심도 예전만 못할지도 모르겠어. 이 책은 시골로 이사하고 만난 고양이가 새끼를 낳고 한동안 함께 사는 이야기야. 떠나간다 해도 어미 고양이한테 이름을 지어줬어. 미미라고. 처음에는 미미 한마리였는데 미미가 새끼를 일곱마리나 낳았어. 일곱마리는 많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 동물이 새끼를 많이 낳는 건 새끼가 살기 어려울 것 같아서기도 하다던데, 이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미미가 낳은 새끼 일곱마리는 다 잘 자랐어. 미미가 새끼를 낳으려고 한 곳에 사람이 와설지도. 작가는 이사한 날 미미를 처음 만났다고 했는데, 미미는 새끼 낳을 곳을 줄곧 찾다가 작가가 이사한 집으로 정하지 않았을까. 내가 고양이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지만. 미미 혼자 새끼 일곱마리 기르는 건 힘들었을 거야.

 

 작가 부모님은 고양이를 기르지는 않아도 밥은 주기로 했어. 자신이 기르지도 않는데 먹이를 주다니. 이 집에는 미미와 새끼 일곱마리 말고도 동네 고양이가 밥 먹으러 찾아왔어. 밥 주는 곳을 고양이끼리는 말한다고도 하던데. 그 동네에 사는 고양이도 서로 말했을지도. 집고양이는 아니어도 같은 사람을 날마다 보고 먹이도 주면 따를 것 같기도 한데 미미뿐 아니라 새끼는 사람을 잘 따르지 않았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몇 마리는 작가를 보고 재롱을 부리기도 했어. 가끔 그런 모습 보면 고양이 무척 귀여울 것 같아. 그저 먹이를 줘서 따른다 해도 말이야.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봐도 고양이는 소리를 잘 듣는다고 하던데, 새끼 고양이도 이런저런 소리를 듣고 밥 주려나 하고 기다렸대. 집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는데도 문을 열어두면 어느새 고양이가 들어왔어. 사람을 잘 따르지 않아도 뭔가 싶은 마음이 들었겠지.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자 미미는 집을 떠났어. 본래 동물은 어미와 빨리 헤어지지. 새끼들은 어미가 없어졌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것도 알 수 없는 마음이군. 형제가 일곱이어서 괜찮았겠어. 밥 달라고 소리 내면 밥 주는 사람도 있으니. 미미 새끼는 돌아다니다 밥 먹을 때 돌아오기도 했어. 집에 사는 고양이는 집 안이 다인 듯 살겠지. 이것도 어디에 사는 게 더 좋다 말할 수 없어. 자신한테 맞게 살면 좋겠지. 사람이든 고양이든. 처음부터 사람과 집에 산 고양이는 다르게 살기 어렵겠지만. 그런 고양이는 사람이 끝까지 함께 하기를 바라. 동물 목숨도 소중하잖아.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사는 듯하면서도 함께 살지 않아. 이렇게 사는 것도 있구나 했어. 작가는 고양이와 좀 더 친하게 지내고 싶었나봐. 가끔 만지고 싶어하기도 했으니. 고양이는 사람이 만지면 싫어할까. 안으면 가만히 있는 고양이도 있고 잠시 참는 고양이도 있더군. 그런 고양이 얼굴 재미있었어. 고양이가 가까이 있어서 고양이가 어떤 감정을 나타내는지 알았겠지. 미미가 낳은 새끼들 지금도 잘 지낼까. 잘 지내겠지. 그랬으면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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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의 사람 공부 - 우리 시대의 언어로 다시 공부하는 삶의 의미, 사람의 도리
이황 지음, 이광호 옮김 / 홍익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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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계 이황은 조선시대 학자로 한국 돈 천원짜리에 나온다. 꽤 익숙한 이름이지만 아는 건 별로 없다. 성리학자라는 것만 안 듯하다. 공부를 가르치는 도산서원도 생각난다. 아니 도산서원은 이 책을 보고 안 것일지도. 도산 하면 안창호가 먼저 떠오른다. 안창호 호와 도산서원 도산이 같은 한자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런 걸 말하다니. 조선에도 배울 사람이 많을 거다. 그런 사람이 쓴 글을 일부러 찾아본 적은 없다. 퇴계 이황은 학교 다닐 때 잠깐 들은 이름이기도 하다. 이황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그렇다. 이황한테도 제자가 많은데 내가 아는 사람은 이이뿐이다. 이이도 이름만 아는구나. 신사임당이 어머니인. 퇴계와 이이는 조금 다르기도 했단다. 뿌리랄까 그건 같아도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 말할 수 없다.

 

 어릴 때부터 퇴계는 책을 읽었다. 열아홉살에는 책 만권을 다 읽었단다. 난 아직도 만권 못 읽었는데, 살았을 때 만권 읽을 수 있을까. 옛날 책과 지금 책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래도 만권 아주 많겠지. 열아홉살에 퇴계는 책 만권을 읽고 많은 걸 깨달았다 했는데, 그 뒤에 다시 자신이 더 공부해야 한다 생각했다. 공부는 끝이 없는 거다. 뭔가를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더 많다는 걸 알게 된다. 퇴계는 그걸 빨리 알았겠다. 퇴계는 벼슬하기보다 공부하기를 바랐다. 그때 양반은 거의 과거를 보고 벼슬하기를 바랐겠지. 그걸 바라지 않은 사람이 퇴계만은 아니었겠구나. 사회가 하나만 바라면 많은 사람이 힘들다. 어쩐지 그런 건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시간이 흘러도 그렇다니. 겉은 그래도 보이지 않는 곳에는 부귀영화를 바라지 않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저 자기 자신을 갈고 닦는 데 힘쓰는 사람.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책 제목에 끌려서 이 책을 봤는데 제목과 이 책에 실린 글 맞지 않아 보인다. 사람 공부는 뭘까. 이런저런 게 괜찮은 사람을 보고 배우는 건지, 사람으로 지켜야 할 도리를 배우는 건지. 둘 다일지도. 퇴계는 옛 사람한테서 배우려 했다. 공자 맹자 주자. 거의 중국 사람이구나. 그때 조선은 유교가 중심이었다. 유교도 잘 모른다. 하나 생각나는 건 가부장제. 그것만 있는 건 아닐 텐데. 공자는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많이 말했구나. 그런 걸 지금 사람도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한다. 퇴계는 출세하려고 공부하는 걸 안타깝게 여겼다. 조선시대에도 그런 사람이 많았다니. 그건 오백년이 지난 지금도 다르지 않다. 좋은 대학 좋은 일자리를 얻으려고 아이들은 공부한다. 퇴계는 오래전에도 교육이 잘못됐다 말했는데 지금도 잘못된 거 많다. 퇴계가 지금 시대 사람을 본다면 자신이 살던 때가 조금 나았구나 할지도.

 

 사람 본성은 착할까 나쁠까. 이건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퇴계는 사람 본성을 착하다 여기고 그 본성에 따라 살기를 바랐다. 좋게 생각하는 게 좀 나을지도. 자신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제자한테도 마음을 다해 편지를 썼다. 퇴계가 이런저런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퇴계는 사람됨을 강조했다. 그걸 따른 사람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구나. 아주 없지 않았겠지. 이런 의심을. 공부하고 실천하기, 이것도 중요하다. 퇴계는 자연을 좋아했다. 벼슬을 그만두었을 때 자연이 가까운 곳에 집을 지었다. 도산서원은 다섯해나 걸려서 짓다니, 오래 걸렸다 생각했다(다른 책을 보니 도산서원은 제자가 지었다고 한다. 도산이 지은 건 서당이라고 하던데, 그것도 도산서원에 들어가는 것 같다. 도산서원에서는 퇴계를 모실 거다). 요즘은 몇달 만에 뚝딱 건물을 짓는데. 대충 지어서 그런 거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겠다. 빨리 짓는 건 과학이 발달해서겠지. 뭐든 시간 많이 들인다고 좋은 건 아닐지도.

 

 벼슬보다 자신의 마음과 학문을 갈고 닦는 데 힘쓴 퇴계 이황.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어야 한다. 앞에서도 비슷한 말 했던가. 공부하고 익힌 걸 몸소 실천하면 더 좋겠지. 정치하는 사람은 더 그래야 한다. 퇴계 이황이 그러기를 바란 사람이 바로 정치가다. 지금 정치가는 공부하고 그걸 실천할까. 꼭 정치가가 그래야 하는 건 아니구나. 착하지 않더라도 사람으로 지켜야 할 도리를 잊지 않는 게 좋겠지.

 

 

 

희선

 

 

 

 

☆―

 

 자신이 누군가에게 글을 쓸 때는 신중하게 쓰고, 또 그것을 잘 간수하고 틈틈이 읽어 자신을 돌아보는 정신은 오늘을 사는 사람도 꼭 배워야 할 덕목이다.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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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0-03-09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좋은 리뷰에요.
지행합일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제 자신도 돌아봅니다.
건강하세요.

희선 2020-03-11 02:48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 고맙습니다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쉬운 것 같아도 어려운 듯합니다 늘 그럴 수 없다 해도 아주 나쁜 쪽으로는 가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프레이야 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3-10 1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아홉살에는 책 만권을 다 읽었단다˝
저는 그동안 읽은 책과 합해, 지금부터 열심히 읽어도 만 권이 되지 않을 게 확실합니다.ㅋ

희선 2020-03-11 02:51   좋아요 0 | URL
이황은 이른 나이에 책 만권을 읽었더군요 어릴 때는 몸이 별로 안 좋았답니다 그런 것 때문에 책을 더 본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책 많이 읽으면 좋겠지만, 깊이 읽는 것도 중요하죠 책 읽기를 그만두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고 두루두루 살피면 좋을 듯합니다 페크 님은 앞으로도 그러시겠네요


희선
 
투 더 레터 -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영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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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편지는 언제 처음 썼을까요. 문자가 생긴 다음이겠지요. 아니 문자가 없을 때도 썼겠습니다. 그림으로 그린 거지요. 멀리에 보내지는 않고 어딘가에 갈 때 그림을 남겨두는 거예요. 정말 그런 일이 있었을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사람이 편지를 쓴 지 2000년이 넘었답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도 썼어요. 그때는 길게 쓰지 않고 나무판에 짧게 썼답니다. 지금 엽서와 비슷했겠습니다. 그건 바로 줬을지 다른 사람한테 대신 전해달라고 했을지. 그건 잘 모르겠군요. 편지니까 자신이 바로 주기보다 다른 사람한테 전해달라고 했겠습니다. 처음에는 멀리 사는 사람한테는 쓰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쩐지. 오래전에는 주소 같은 것도 제대로 없었겠습니다. 편지 보내는 데 쓰려고 주소를 만들었을지. 아니 주소는 여러 가지 때문에 생겨나고 그게 편지 쓰기에도 도움이 됐을 듯합니다.

 

 사람한테 편지 배달을 시키면 제대로 가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요. 비밀편지랄까. 아주 중요한 정보가 든 편지 같은 건 도둑맞을 수도 있었겠습니다. 전쟁할 때. 그런 건 여기에 나오지 않았지만. 전령 같은 거 있잖아요. 그게 재대로 전달될 때도 있었겠지만 상대편한테 넘어가서 중요한 걸 들켰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대 로마 시대에 쓴 편지는 역사에 도움이 되기도 했어요. 플리니우스는 베수비오산이 터진 걸 편지로 썼어요. 그 편지가 남아 있어서 그때 일을 알았겠군요. 편질 쓸 때 첫인사와 끝인사 쓰잖아요. 그건 고대시대부터 자리잡았답니다. 재미있군요. 아주 오래전에 생긴 게 아직까지 남아 있다니 말이에요. 지금도 편지 쓰기법을 알려주는 책 있을까요. 옛날에는 그런 안내서가 있었어요. 어쩐지 전 그냥 편지 쓴 것 같은데, 저도 그걸 배운 적이 있을까요.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초등학생 때 편지를 처음 썼는데, 그건 어버이날 쓴 거예요. 친구하고 편지를 나눈 건 중학생이 되고부터예요. 그 뒤부터 편지를 썼는데, 편지가 정말 괜찮은 건지 잘 모르겠어요. 저한테 문제가 있어서겠지만 오래 가지 않아요. 제가 생각하는 오래는 평생일지도. 그래서 안 되는 거군요.

 

 별로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18세긴지 19세기초까진지는 소설을 서간체로 썼지요. 어쩌면 이건 서양 이야긴지도 모르겠습니다. 동양은 좀 다르지 않았을지. 동양 소설은 어땠을까요. 성경에도 서간체가 있다고 하더군요. 제대로 읽어본 적 없어서 잘 모릅니다. 제인 오스틴이 서간체에서 벗어난 소설을 썼답니다. 제인 오스틴이 쓴 편지는 소설과 다르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건 당연한 거 아닐까 싶어요. 소설은 많은 사람한테 쓰는 거(편지)지만 편지는 한사람한테만 쓰는 거니 다를 수밖에 없겠지요. 제인 오스틴이 조카한테 쓴 편지는 다른 사람도 봤군요. 식구니 봐도 상관없게 썼겠습니다. 편지가 책으로 나올 걸 생각하고 쓴 사람도 있더군요. 19세기에서 20세기초 작가는 거의 그랬을까요. 그때 작가가 쓴 편지 책으로 많이 나온 듯해요. 저는 옛날에 태어났다면 더 나았을 것 같아요. 지금은 편지 쓰는 사람 별로 없잖아요. 전자편지(이메일)도 이젠 옛날 것이 됐답니다. 시대가 정말 빨리 바뀝니다. 이 말 여러 번 했는데 전 휴대전화기 없어요. 그것 때문에 앞으로 안 좋은 일 생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안 쓰고 싶어요. 전화 올 곳이 없으니. 휴대전화기 없어서 못하는 게 있다 해도 어쩔 수 없지요.

 

 옛날에는 편지를 받는 사람이 돈을 내야 했어요. 돈이 없으면 편지를 받지 못했겠지요. 암호를 만들어서 편지를 비춰보면 잘 지내는지 같은 걸 알 수 있게 했어요. 편지 배달한 사람은 그걸 다시 가지고 가야 했겠습니다. 편지 배달하는 사람이 무슨 죄라고. 예전에는 돈이 있는 사람이 편지를 쓸 수 있었습니다. 글을 모르는 사람도 가난했겠지요. 돈을 먼저 내게 하는 우표는 롤런드 힐이 만들고 1840년에 나왔습니다. 그 뒤에 우표 모으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우표 모으는 사람이 나타나서 우표는 여러 가지 그림이 나왔겠군요. 우체국에 가서 편지 보내기 힘들었겠지요. 우체통은 앤서니 프롤럼이 발명했어요. 우체국에서 오래 일하고 소설가가 되기도 했는데. 우표와 우체통이 생기고 편지 쓰는 사람이 많이 늘었겠지요. 그런데 편지 전성기는 더 옛날 17세기라고도 합니다. 세비녜 부인은 쉰해 동안 편지를 1300통 썼어요. 저는 그것보다 더 많이 썼을 거예요. 하지만 짧은 것도 있으니 그리 많지 않을지도. 앞으로도 쓰면 편지 어느 정도나 쓸 수 있을지. 갈수록 편지 쓸 사람이 줄어듭니다. 한사람한테만 많이 쓰면 부담스러워할 것 같군요. 재미있게라도 쓰면 좋을 텐데, 제가 재미없는 사람이어서.

 

 

                

 

 

 위는 우체통, 편지는 내가 받은 걸 찍을까 하다가 내가 쓴 걸 찍었다 하루에 다 쓴 건 아니고 이틀 동안 썼다 먼저 쓴 건 다음날 비가 와서 보내지 못하고 나중에 쓴 것과 함께 보냈다

 

 

 

 전자편지에는 광고 같은 스팸이 있잖아요. 그런 건 편지에도 있었습니다. 사기라고 할까. 그런 걸 믿고 돈을 보낸 사람이 있다니. 위조지폐를 잘 만든다고 하고 돈을 자신한테 보내면 그 돈을 보내준다고 해요. 저는 그런 편지 받아도 버렸을 텐데. 그런 사기는 오래전부터 있었군요. 여기에서 말하는 작가는 거의 영국 사람이더군요.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에밀리 디킨슨은 미국 사람이지만. 편지 쓴 작가는 많을 텐데 영국 작가만 말해서 아쉬웠습니다. 20세기초까지는 작가가 편지 많이 썼을 거예요. 전쟁 때도 편지 많이 썼겠습니다. 여기에는 전쟁 때 쓴 편지가 실려 있어요. 크리스 바커와 베시 무어가 쓴 편지로 크리스 바커가 쓴 게 더 많아요. 크리스는 전쟁터에 있어서 베시가 보낸 편지를 다 가지고 있을 수 없었어요. 크리스한테는 베시가 보낸 편지가 무척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전쟁터에 있었으니. 영국은 군인한테 편지가 잘 전달되게 했답니다. 언젠가 본 영화에서 남자는 여자가 보낸 편지를 읽고 버렸어요. 전쟁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크리스와 베시는 나중에 어떻게 될까 했습니다. 다행하게도 두 사람은 전쟁이 끝나고 결혼합니다. 편지를 나눈 작가도 많겠지요.

 

 가끔 편지를 쓰고 보내고 그게 잘 갈지 걱정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주소를 잘 쓰면 거의 가겠지요. 아주 가끔 오지 않거나 가지 않은 적도 있지만. 오스카 와일드는 편지를 쓰고 우체통에 넣지 않고 창 밖으로 던졌답니다. 거길 지나던 사람이 편지를 우체통에 넣겠지 하고. 실제 지나가던 사람이 그래서 오스카 와일드는 늘 편지를 그렇게 보냈어요. 조선시대에는 아버지가 아들한테 편지를 썼지요. 정약용밖에 생각나지 않지만. 김정희는 아내와 친구한테 보냈군요. 체스터필드는 가르침을 담은 편지를 아들한테 썼어요. 그 편지를 책으로 냈답니다. 정약용이 아들한테 쓴 편지도 책으로 나왔군요. 주소를 잘못 쓴 편지는 배달 불능 우편물 취급소에 모였어요. 잘못 쓴 주소가 어딘지 잘 알아내는 사람도 있었어요. 언젠가 주소가 아닌 어디에 사는 누구한테 보낸 편지가 배달된 이야기 보고 감동했는데, 옛날에는 그런 일이 더 많았군요. 집배원이 편지 받을 사람을 알면 주소를 잘못 써도 편지 전해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적 있어요. 저한테 온 게 다시 돌아가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는 편지기에 이렇게 쓴 듯합니다. 지금 편지 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아주 없지 않겠지만 예전보다 많이 줄었겠습니다. 예전은 언제일지. 전화 인터넷이 생기기 전이라고 할까요. 인터넷이 생기고 더 많이 줄었겠지요. 편지를 쓰면 가는 데 나흘 걸려요. 그것보다 하루 덜 걸리거나 하루 이틀 더 걸릴 수도 있지만. 편지는 기다려야 합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잘 기다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편지 쓰면 어떨까요. 편지는 받는 사람뿐 아니라 쓰는 사람도 즐겁게 해줍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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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2-29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터넷 발달로 글 쓰는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편지는 예외인 듯 해요.
저부터 편지는 좀처럼 쓰게 되질 않아요. 이메일이면 모를까...
나중엔 편지가 뭐지? 하는 아이들도 생겨날 것 같습니다. ㅋ

희선 2020-03-01 02:11   좋아요 0 | URL
편지는 쓰고 봉투에 넣고 우표도 붙이고 주소도 써야 하니 이것저것 할 게 많기는 해요 자주 하는 사람은 그런 생각 안 할 테지만... 언젠가는 편지 쓰고 받기 책에서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빨리 사라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희선
 
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 열림원 / 201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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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김애란이라는 소설가 이름을 들은 게 언제더라. 잘 생각나지 않지만 이름 알고 시간 많이 흐른 것 같다. 소설가가 되고 바로 알았는지 소설가가 되고 첫번째 소설집이 나왔을 때 알았는지. 첫번째 소설집 나왔을 때 알았다. 《달려라 아비》를 사기도 했다. 그다음 소설집은 나왔다는 말은 들었는데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소설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지만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세번째 단편소설집 《비행운》은 분명히 만나지 않았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봤다. 그다음 《바깥은 여름》도 만났다. 김애란이 낸 책에서 반 이상은 만났구나. 잠시 소설 안 쓴 적도 있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니 안 썼다기보다 책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소설을 봐도 어느 부분이 소설가 경험인지 모른다. 그건 작가 자신이나 둘레 사람만 알겠지. 이 책을 보니 김애란 자신의 경험을 소설에 쓰기도 했다는 걸 알았다. <칼자국>에서 어머니는 칼국숫집을 하는데 김애란 어머니가 실제 손칼국수를 팔았다. 어머니가 해준 음식을 먹고 자랐다는 이야기는 바로 김애란 이야기였다. 어머니는 피아노도 사주었다고 한다. 그게 또 부러웠다. 피아노를 치는 부분이 나오는 소설도 있었던 것 같은데. 난 그걸 읽지는 않았다. 라디오 방송 사이에 그 부분 읽는 게 나왔다. 김애란을 잘 아는 것도 아니면서 피아노 치는 이야기 나오는구나 했던 것 같다. 집에 피아노가 있었으니 김애란은 피아노 칠 수 있겠구나. 가장 놀라운 건 김애란이 쌍둥이라는 거다. 세상에 쌍둥이는 많을 텐데 그것에 놀라다니. 내가 읽지 못한 소설에 쌍둥이 나오기도 했을까. 그게 알고 싶다니 나도 참 우습구나.

 

 언니가 있다는 말은 있지만 쌍둥이 언니하고 일은 거의 없다. 그런 걸 꼭 말해야 하는 건 아니구나. 자신만 알고 싶은 것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부모님이 만나고 결혼하는 이야기는 재미있다. 김애란이 소설로 상을 받았을 때 마을에 현수막을 걸었단다. 김애란은 그런 일 쑥스러웠겠지만 김애란 부모님은 자랑스러웠을 것 같다. 중학생 때 춤추기를 좋아했다니 뜻밖이었다. 처음 나온 소설집 《달려라 아비》는 재미있다는 말을 듣기는 했다. 읽었지만 하나도 생가나지 않는, 어느 때를 지나고 김애란 소설이 조금 바뀐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게 언젠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아니 소설가는 늘 다르게 쓰려고 할 거다.

 

 처음에 김애란은 시도 썼던가 보다. 시는 안 되고 소설이 된 거구나. 하나라도 된 게 어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김애란은 조금 아쉬웠던 것 같다. 자기 글이 뽑혔다는 전화를 받고 시가 아니고 소설이냐고 물은 걸 보니. 이 책은 열림원에서 나왔는데 이 안에는 창비가 오십년이 된 걸 축하하는 글이 있다. 창비는 오십년이 됐구나. 이제는 넘었겠다. 소설가는 소설가와 친하게 지낼까, 마음이 맞는 사람하고 더 친하게 지낼까. 소설가라고 다 친하게 지내지는 않겠구나. 여러 번 만나다 친구가 되는 사람이 있는 거겠지. 김연수 편혜영 박완서 윤성희. 네 사람 이야기가 나온다. 박완서는 책을 본 느낌 같기도 하지만. 편혜영은 여러 번 만나고 친구가 됐다. 윤성희는 윤성희가 가진 틈을 말한다. 파란 손바닥, 잊지 못하겠구나.

 

 제목은 ‘잊기 좋은 이름’이지만 세상에 잊기 좋은 이름은 없다고 한다. 이름이라고 해서 사람만 나타내지는 않는구나. 언젠가 일어난 일이기도 하다. 그건 ‘기억’이구나. 소설은 잊지 않으려 쓰는 거겠지. 소설만 그런 건 아니다. 글은 기록이고 기억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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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7 22: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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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7 23: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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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7 23: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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