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
통이(정세라)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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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길고양이 많다고 하던데 난 자주 만나지 못했어. 어쩌다 한번만 봤어. 내가 다니는 길에는 과일가게가 있어. 그 과일가게를 지나다 새끼 고양이를 보기도 했어. 새끼가 아닌 좀 큰 것도 봤는데, 과일가게에서 기르는 고양이가 아니었을까 싶어. 한해가 아니고 여러 해 동안 새끼를 봤어. 새끼 고양이는 몸이 무척 가벼워. 그건 새끼 고양이가 다니는 걸 보고 알았어. 길에서 만난 고양이 한번도 만져 본 적 없어. 아마 만지려고 다가갔다면 바로 달아났겠지. 도시에 사는 길고양이는 무척 힘들 거야. 같은 길고양이하고 영역 싸움 해야 하고 사람도 피해야 하겠지. 그렇게 힘들게 살아서 오래 못 산다고도 해. 도시에는 고양이 싫어하는 사람도 많을 거야. 자신한테 피해주지도 않는데 뭐 그렇게 싫어하는지. 그냥 같이 살면 안 될까. 난 그냥 보기만 하지만 먹이를 가지고 다니면서 그걸 주는 사람도 있더군. 그렇게라도 하루를 더 사는 길고양이가 있어도 괜찮을 것 같아.

 

 고양이도 도시보다 시골에 사는 게 더 나을 듯해. 고양이 싫어하는 사람은 시골에도 있겠지만. 시골 인심도 예전만 못할지도 모르겠어. 이 책은 시골로 이사하고 만난 고양이가 새끼를 낳고 한동안 함께 사는 이야기야. 떠나간다 해도 어미 고양이한테 이름을 지어줬어. 미미라고. 처음에는 미미 한마리였는데 미미가 새끼를 일곱마리나 낳았어. 일곱마리는 많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 동물이 새끼를 많이 낳는 건 새끼가 살기 어려울 것 같아서기도 하다던데, 이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미미가 낳은 새끼 일곱마리는 다 잘 자랐어. 미미가 새끼를 낳으려고 한 곳에 사람이 와설지도. 작가는 이사한 날 미미를 처음 만났다고 했는데, 미미는 새끼 낳을 곳을 줄곧 찾다가 작가가 이사한 집으로 정하지 않았을까. 내가 고양이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지만. 미미 혼자 새끼 일곱마리 기르는 건 힘들었을 거야.

 

 작가 부모님은 고양이를 기르지는 않아도 밥은 주기로 했어. 자신이 기르지도 않는데 먹이를 주다니. 이 집에는 미미와 새끼 일곱마리 말고도 동네 고양이가 밥 먹으러 찾아왔어. 밥 주는 곳을 고양이끼리는 말한다고도 하던데. 그 동네에 사는 고양이도 서로 말했을지도. 집고양이는 아니어도 같은 사람을 날마다 보고 먹이도 주면 따를 것 같기도 한데 미미뿐 아니라 새끼는 사람을 잘 따르지 않았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몇 마리는 작가를 보고 재롱을 부리기도 했어. 가끔 그런 모습 보면 고양이 무척 귀여울 것 같아. 그저 먹이를 줘서 따른다 해도 말이야.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봐도 고양이는 소리를 잘 듣는다고 하던데, 새끼 고양이도 이런저런 소리를 듣고 밥 주려나 하고 기다렸대. 집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는데도 문을 열어두면 어느새 고양이가 들어왔어. 사람을 잘 따르지 않아도 뭔가 싶은 마음이 들었겠지.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자 미미는 집을 떠났어. 본래 동물은 어미와 빨리 헤어지지. 새끼들은 어미가 없어졌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것도 알 수 없는 마음이군. 형제가 일곱이어서 괜찮았겠어. 밥 달라고 소리 내면 밥 주는 사람도 있으니. 미미 새끼는 돌아다니다 밥 먹을 때 돌아오기도 했어. 집에 사는 고양이는 집 안이 다인 듯 살겠지. 이것도 어디에 사는 게 더 좋다 말할 수 없어. 자신한테 맞게 살면 좋겠지. 사람이든 고양이든. 처음부터 사람과 집에 산 고양이는 다르게 살기 어렵겠지만. 그런 고양이는 사람이 끝까지 함께 하기를 바라. 동물 목숨도 소중하잖아.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사는 듯하면서도 함께 살지 않아. 이렇게 사는 것도 있구나 했어. 작가는 고양이와 좀 더 친하게 지내고 싶었나봐. 가끔 만지고 싶어하기도 했으니. 고양이는 사람이 만지면 싫어할까. 안으면 가만히 있는 고양이도 있고 잠시 참는 고양이도 있더군. 그런 고양이 얼굴 재미있었어. 고양이가 가까이 있어서 고양이가 어떤 감정을 나타내는지 알았겠지. 미미가 낳은 새끼들 지금도 잘 지낼까. 잘 지내겠지. 그랬으면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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