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운동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을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몸이 아프면 걷기도 쉽지 않잖아요. 몸이 아파서 걸으면 나을지, 그런 일도 있겠네요. 허리에는 걷기가 괜찮은 듯합니다. 예전에 라디오 방송을 들으니 허리가 아파서 조금씩 걷다보니 나았다고 하더군요. 걸어서 허리가 낫기도 하겠지만, 걸어도 허리가 낫지 않기도 하겠습니다.
지금은 가끔 걷지만 학교 다닐 때는 날마다 걸었어요. 이 말 처음 하는 게 아니네요. 어쩌다 보니 집에서 먼 학교에 다녔어요. 저보다 더 먼 곳에서 다닌 사람도 있었겠습니다. 저는 학교에 걸어다녔으니.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걷기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내가 걷기를 좋아하는구나 했어요. 어쩌면 차를 타면 멀미를 해서 어디든 걸어다니고 걸어서 갈 수 있는 곳만 다니는 건지도. 차 타면 늘 멀미하지 않았지만 먼 곳에 갈 때면 힘들었어요. 한번은 기차 탔을 때도 멀미해서 기차도 타기 싫더군요. 엘리베이터 나고 올라가거나 내려올 때도 속이 울렁 거려요. 저는 거의 계단으로 다니려 하는데, 저 혼자면 괜찮아도 다른 사람이 있으면 그것도 못하네요. 잠깐 참을 수밖에.
앞에서 말했듯 저는 어디든 걸어다닙니다. 아주 먼 곳에 가지 않는 거지요. 먼 곳에 가고 싶지도 않아요. 차 타는 거 자체가 힘들어서. 늘 걸어다녀도 가끔 순간이동 같은 거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하기도 해요. 잠을 조금 자고 갔다 와야 할 때. 잠깐 그러고 어떻게든 갔다 옵니다. 걸으면 기분 좋기도 해요.
제목은 ‘즐거운 걷기’인데 즐거운 건 별로 안 썼네요. 걸으면 즐겁습니다. 밖에 나가 걸으면 나무를 보고 가끔 새도 보니. 그밖에도 보는 게 있을 텐데. 꽃 하늘 구름……. 자연을 만납니다. 오래 걸어 본 적은 없어요. 그런 거 한번도 못 해봐서 조금 아쉽네요. 제가 사는 곳이 아닌 다른 지방에 가는 거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말을 했군요. 언젠가는 모르는 곳에서도 걸어다녔어요. 어떤 버스를 타야 할지 몰라서. 제가 가려던 곳으로 가는 길이 복잡하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이제는 모르는 곳에 가고 싶지 않아요. 모르는 곳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면 어떻게 해요. 겁쟁이가 됐습니다.
먼 곳에는 못 가도 제가 사는 곳 여기저기를 다녀봐도 괜찮을 텐데, 늘 가는 곳만 가네요. 같은 곳이어도 늘 다르겠습니다. 익숙한 것에서 다른 걸 찾으려면 잘 봐야겠군요. 이런 말도 여러 번 했네요. 걸으면서 둘레를 보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생각도 합니다. 그럴 때가 더 많을지도. 좋은 게 떠오르도록 걸으면 좋을 텐데. 앞으로도 걸을 겁니다. 걷기는 제가 가장 편하게 하는 운동입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