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이 5년 후 나에게 : Q&A a day (벤티 사이즈) 빨강머리앤 Q&A a day
더모던 편집부 엮음 / 더모던 / 202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에 빨강머리 앤으로 일기장이 나온 걸 알았다. 지난달이었던가. 보통 일기장은 아니고 물음에 답을 쓰는 거다. <빨강 머리 앤이 5년 후 나에게 : Q&A a day (벤티 사이즈)>다. 이걸 보게 된 건 다른 데서 나온 걸 보다가였다. 빨강머리 앤으로도 세해 다섯해 일기장 나왔구나 했다(어린왕자도 있다). 아무것도 없이 세해 다섯해 쓰는 거였다면 좋았겠지만, 물음에 답을 안 써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일기 쓰기는 했는데, 날마다 쓰지는 않았다. 2021년 2022년에는 별로 못 썼다. 그걸 써도 별거 안 쓰기도 한다. 지금 생각하니 일기장이 아닌 다른 곳에 날마다 조금씩 쓸데없는 걸 썼다. 그게 일기 대신이었구나. 일기장에 안 쓴 건 그거 때문이었나 보다. 그건 그냥 쓰는 거다. 내 마음을 그대로 다 쓰지는 않았다. 나만 봐도 그러다니. 자신만 보는 건 솔직하게 써라 하던데, 그게 안 되네.

 

 

 

 

 

 몇해 전에 일기 잘 써 볼까 했는데, 생각만 하고 말았다. 내가 일기를 잘 쓴 적은 한번도 없는 것 같다. 자주 쓴 적은 있지만. 하루하루가 그리 다르지 않다. 다르지 않은 것도 쓰면 괜찮을까. 예전에 김신지 책 《기록하기로 했습니다》를 보고 세해 다섯해 일기 써 보면 어떨까 했다. 그때 일기장 찾아보니 딱 마음에 드는 게 없었는데, <빨강머리 앤>을 보니 바로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본래는 2022년 마지막 달쯤 살까 했다가 지난달에 샀다. 이번 유월부터 썼다면 참 좋았을 텐데. 칠월부터 쓸지 다음해 2023년 첫날부터 쓸지.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여러 해 쓰는 일기는 몇줄 안 된다. 몇줄 안 돼서 쓰기 쉬울 것 같지만 그런 게 더 쓰기 어렵다. 그날 좋았던 거나 기억에 남는 일을 써야 할 테니 말이다. 그런 게 한해 두해 세해 그렇게 다섯해 동안 쌓이면 좋을 것 같기는 하다. 일기 쓰고 다시 보는 일 거의 없지만. 이건 해가 지나고 같은 날 일기를 보겠다. 첫해는 아무것도 없겠지만. 아직 쓰지도 않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다니. 다섯해 동안 큰일 없으면 좋겠지만 그건 내 마음대로 되지 않겠지. 지금도 별론데. 해가 가기를 기다리기보다 칠월부터 쓸까. 유월과 일월을 같이 쓸까 하는 생각도 했다. 다음은 칠월 이월 이렇게 지나간 달도 다 쓰려고 했는데. 생각뿐이구나.

 

 처음엔 쓸 게 없을 것 같으니 물음에 답을 써도 괜찮겠다. 그걸 해마다 하면 재미없겠지. 같은 물음이라 해도 다른 답을 쓸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이 그렇게 많이 달라질까. 어쩐지 난 늘 같은 대답만 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기장에 있는 물음에 답을 쓰면 자신을 알지, 그게 다가 아닐지도 모를 텐데. 이건 써 보면 알까. 일기를 써도 그렇게 달라지지 않고 마음도 달라지지 않고, 좋아졌다가 다시 본래대로 돌아갔다 한다. 왜 마음은 그런지 모르겠다. 더 나아지면 좋을 텐데. 그건 내가 그렇게 살지 않은 건가. 그런가 보다.

 

 이 일기장 열해 짜리도 있다. 그건 좀 긴 것 같다. 지금 생각하니 세해가 나았을까 싶기도 하다. 다섯해 짧지 않다. 이걸 샀으니 써야 할 텐데. 시작하면 어떻게든 채우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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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6-17 0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년 후 나에게 빨강머리앤 버전이군요.
5년후 나에게 처음 나왔을 때 샀는데, 크기가 너무 작아서 그게 조금 아쉬웠어요.
이번엔 벤티 사이즈라고 하니, 조금 크기가 컸으면 좋겠습니다.
빨강머리앤 좋아하는 분들은 일러스트도 있고, 좋을 것 같네요.
5년이 긴 것 같아도, 금방 가요.
그러니, 좋은 일들 많이 적으세요.
희선님, 좋은 하루 되세요.^^

희선 2022-06-19 00:26   좋아요 2 | URL
다른 건 크기를 보니 작더군요 작아도 괜찮겠지만 일기장처럼 보였으면 해서 좀 큰 걸로 샀습니다 크기가 다른 게 나와서 다행이다 싶어요 자기 마음에 드는 걸로 고르면 되니... 빨강머리 앤 좋아하는 사람 많겠지요 저는 어렸을 때는 잘 모르고 나중에 괜찮다는 걸 알았습니다 빨강머리 앤은 만화 텔레비전 방송으로 여러 번 해줘서... 지금도 할지... 지금 안 한다면 언젠가 또 할 것 같습니다

주말 하루 남았네요 서니데이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파이버 2022-06-17 0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년 다이어리를 구입하셨군요~ 말씀대로 10년은 너무 긴 것 같고 5년도 짧지 않은것 같아요 언제 시작하실지 모르지만 좋은 시작되시길 바랍니다

희선 2022-06-19 00:27   좋아요 2 | URL
다섯해도 그렇게 짧지 않지요 세해보다 다섯해가 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다섯해 동안 여기에 잘 쓰면 좋을 텐데... 파이버 님 고맙습니다 남은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han22598 2022-06-17 0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일기..쓰는거 저에게 정말 어려운 일 인 것 같아요.
하지만 왠지 일상을 기록하는 일은 좋을 것 같아서 몇번을 시도하긴 하는데,
꾸준히 잘 되지 않아요 ㅠㅠ

희선 2022-06-19 00:30   좋아요 0 | URL
일기 써도 거의 비슷한 것만 써요 2022년에는 얼마 쓰지도 못하고, 남은 날이라도 좀 쓰고 싶은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가끔 아무것도 아닌 거 쓰고 싶기도 하잖아요 생각만 하고 안 할 때도 있지만... 아무 일도 없는 일상 좋다고 하면서 별일이 없어서 쓸 게 없다 여기기도 하네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6-17 0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기 매년 초 쓴다고 생각하면서도 길어야 한달 가고 마는 것 같습니다. 왠만한 의지 가지고는 되는 일은 아니지요. 한 군데 몰아놓고 써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이쁜 노트 보이면 거기에 적었다가 또 몇 장 적다 말고 그러기를 반복하는 것 같아요ㅠㅠ
빨간머리앤 워낙 좋아하는 캐릭터라 보기만 해도 미소지어지고 좋네요. 저도 몇 줄이라도 좋으니 매일의 기록을 남기자 해서 일기장을 장만했는데 또 며칠 밀렸네요. 다시 열심히 적어야겠습니다.

희선 2022-06-19 00:35   좋아요 2 | URL
새해가 오면 일기 새 일기장에 일기 쓰고 싶기도 하죠 지금까지 그냥 아무 공책에나 쓰고 싶을 때 썼습니다 오래전에는 날짜 있는 일기장 쓰기도 했는데, 여기 알라딘에서 받은 일기장에 써야지 하면서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잘 안 됐으니 다음해엔... 아직 2022년 반 넘게 남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네요

이건 다섯해 동안 쓰는 거여서 몇줄 안 쓰면 끝납니다 이것도 날마다 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하려고 하면 못할 거 없기도 하겠지요 거리의화가 님도 앤 좋아하시는군요 앤 싫어하는 사람 별로 없겠습니다 일기라고 꼭 날마다 쓰지 않아도 괜찮겠지요 거리의화가 님 앞으로 일기장에 조금이라도 뭔가 남기기를 바랍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06-17 09: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년 일기장 좋으네요. 빨간머리 앤이라 기분 더 밝아질 것 같아요. 전 아주아주 오래전 일기장을 가지고 있어요. 그때 이후 노트에 쓰는 일기는 하지 않았는데 그 일기를 보면 잊고 있었던 기억도 되살아나고 비교적 젊은날의 엄마와 아빠도 등장하고 그때의 고민과 갈등과 사랑도 드러나 새삼 나를 다시 보게 되어요. 글씨도 남아있고요. 희선 님 이쁜 글씨로 또박또박 일기 써내려가면 참 좋겠다 싶어요. 응원합니다. 가끔은 여기 올려 주시고요.

희선 2022-06-19 00:41   좋아요 2 | URL
앤 그림이 담겨서 여기에 날마다 짧게라도 뭔가 쓰면 앤을 만나겠습니다 오래전 일기장 앞으로도 잘 가지고 있으면 좋겠네요 시간이 더 지나고 봐도 괜찮잖아요 저는 일기 쓰고 나중에 잘 안 보지만, 어쩌다 넘겨보기도 하는데 쓰는 게 거의 똑같아요 그날 있었던 일을 잘 쓰지도 않고 그저 이런저런 생각만 적어요 프레이야 님 일기장엔 어머님 아버님 식구 이야기도 있군요 그거 보면 그때 일이 떠오르겠습니다 일기는 흘려 쓰기는 하는데 여기엔 잘 쓰고 싶기도 하네요 시작해야 할 텐데... 프레이야 님 고맙습니다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바람돌이 2022-06-17 15: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이 책 예쁘네요. 막 일기가 쓰고 싶어 질거 같다는....
물론 저는 아닙니다만.... 제게 저 앤이 온다면 앞의 몇장 쓰다가 글씨가 너무 안예쁘서 책을 망치는구나하고는 그냥 고히 책만 간직할 듯합니다. ㅎㅎ
저는 희선님 매일 페이퍼나 리뷰 쓰시고, 시를 쓰시는거 진짜 대단하다 생각해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 여기 알라디너들 사이에서도 얼마 없어요. 훌륭하신거 맞습니다. ^^

희선 2022-06-19 00:46   좋아요 0 | URL
어린왕자 좋아하는 사람은 어린왕자로 사도 괜찮아요 예전에 어린왕자 일기장을 샀다가 작아서 다른 사람한테 준 게 생각나는군요 이건 작은 것도 있고 제가 산 건 조금 커요 글씨가 마음에 안 들어도 날마다 쓰고 시간이 흐르고 빈 칸이 채워진 걸 보는 것도 좋아요 그런 거 좋아한다니... 아무것도 없이 빈 채로 두는 것도 괜찮겠지요 공책은 채우면 자기만의 책이 되는군요 바람돌이 님 고맙습니다 코로나19 뒤로 게을러져서 책을 별로 못 보네요 아주 못 보는 건 아니니 책을 볼 때는 즐겁게 보고 싶어요


희선

mini74 2022-06-17 19: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반기 일기시작도 좋을거 같아요. 넘 예쁘네요. 이 빨간머리앤 그림이 너무 눈에 익어서인지 넷플릭스의 앤이 낯설더라고요 ㅎㅎ

희선 2022-06-19 00:48   좋아요 1 | URL
칠월부터 시작해도 괜찮을 텐데... 어떤 물음이 있나 한번 넘겨봐야겠습니다 그거 조금만 봤어요 그거 써도 괜찮고 다른 거 써도 괜찮겠지요 빨강머리 앤은 만화영화 앤이 많이 익숙하죠 실제 앤은 그것과 다를지도 모를 텐데...


희선

페넬로페 2022-06-17 2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기능의 일기장 좋으네요
빨강 머리 앤 말고 여러 버전이 있어 취향껏 선택하면 좋겠어요.
하루가 너무 빨리 가 짤막한 기록도 잘 하지 않는데 이런 것이 있다면 뭐라도 기록할 것 같네요^^

희선 2022-06-19 00:53   좋아요 2 | URL
이번주도 참 빨리 갔습니다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많았던 것 같아요 비가 조금씩 와서 괜찮기는 해도 앞으로는 좀 많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주도와 남부 지방은 곧 장마 시작하지만 위쪽은 어떨지 모른다고 하더군요

세해 다섯해 가장 긴 건 열해고 크기도 조금 다르기도 해요 여러 가지가 있어서 좋습니다 좋은 거 잊고 싶지 않은 거 적으면 좋을 텐데...

페넬로페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scott 2022-06-19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이어리가 전,,
거의 외국어 공부 학습장으로 써버려서

내삶보다 내공부로 채워 버립니다 ㅎㅎ(종이 노트와 거의 마주 하지 않으면서)

오년 다이어리 속에
희선님의 나날들이 빼곡히 채워 지길 바랍니다

빨간 머리 앤은 영원 불멸!의 긍정의 앤^^

희선 2022-06-19 00:56   좋아요 1 | URL
다이어리에 외국어 공부하기 멋지네요 저는 안 쓴 거 좀 있어요 거기에 뭘 쓰면 좋을까 생각하는데 아직 하나도 못 썼습니다 책을 보다 마음에 드는 글 적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저는 마음에 드는 글 자주 만나지 못해서... 제가 책을 잘 못 봐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마음에 드는 게 하나나 둘이면 어떤가 싶기도 하네요 그런 것도 모아두면 참 괜찮을 텐데...

빨강 머리 앤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좋아할 듯합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