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최현주 옮김, 김상근 감수 / 페이지2(page2)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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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교황청의 금서였다는데 지금은 유수의 명문대 필독서가 되었다는 이야기로 다가온 『군주론』. 물론, 읽어보진 않았다. 제목과 저자만 익숙할 뿐 나 역시 고전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은 거리 두기? 이번 책은 기회가 닿았기에 읽어보게 됐다. 띠지의 "누가 읽느냐에 따라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책이 된다!"라는 말이 아마도 앞선 교황청의 금서였고, 지금은 필독서가 된 이 책을 잘 드러내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폭탄을 손에 쥐었다는 글은 되려 책을 더 읽고 싶게 만들었다. 책을 읽어가며 '운도 실력'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하는 부분들이 보인다. 하지만 그 운이라는 것도 기회가 왔을 때 놓치는 일이 얼마나 빈번한 일인가? 그 기회를 볼 줄 알았거나 결단을 내릴 줄 알았기에 그 운의 기회를 잡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의 현재 정치에서도 그런 인물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다만, 그 기회를 어떻게 성공으로 이끌어 리더가 되었는지를 보게 된다. 기회가 있었음에도 대책이 없어 초라한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 이들의 경우도 있으니...

  7장의 내용을 읽으며 앞선 운에 대해 생각을 더 하게 된다. 소개되던 발렌티노 공작에게 건강의 운이 따랐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8장의 악행으로 군주의 자리에 오른 자에 대한 내용 중 뒷부분에 악행을 '단번에 저지른' 후 신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최대한 바꾸어 나가는 내용은 역성혁명으로 나라를 세우거나 반정을 이루는 게 대표적인 예가 아닌가 싶다. 잘 이어가는 나라나 왕이 있는 반면 좋지 않은 영향을 남기는 이들도 있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을 듯하다. 9장은 조금 더 현재의 공화국 체계에 비슷해지는 듯하나 다르다. 로마의 집권 방식이 이에 비슷했던 것 같다. 11장의 내용이 직접적이었지만 앞서 알렉산데르 6세의 내용 등이 교황청에는 상당히 불쾌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12장부터는 군대, 정치, 처세 등에 대한 부분을 다루게 된다. 동양 병법서를 기대하는 이에게는 아쉬울 수 있으나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룬다. 이 부분들을 읽으며 띠지에 쓰여있는 말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군가 이 책을 이용해 나쁜 쪽으로 활용할 경우 문제가 되겠으나 책 내용을 참고해서 좋은 방향에 활용한다면 전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띠지 뒷면에 쓰여있는 "세상은 그렇게 순진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책은 꽤 두꺼운데 반은 『군주론』이고 반은 부록이라 이 두께가 나온다. 나처럼 내 생각으로 책을 받아들이기만 할 때에는 본문만 읽어도 좋겠으나 보다 저자의 집필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부록의 해제를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군주론이 어떤 책인지와 마키아벨리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 부분이라 나처럼 군주론을 처음 접하는 이들이 군주론을 보다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군주론」이라는 제목도 위압감이 있었으나 고전이라 더 읽지 않았던 책이었는데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리더의 자리를 보다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를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군주가 아니더라도 어딘가의 리더가 되려는 이들이라나 리더를 보좌해서 업무를 수행하는 자리에 있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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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가 되는 시스템
도널드 밀러 지음, 이민희 옮김 / 윌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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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나아질 줄 모르는 것 같다.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일하는 내게도 불황은 체감하는 현실이었다. 지식산업센터의 임대 및 매매 매물 광고를 올리지만 임차인과 매수인 소식은 드물었다. 임대 매물과 전매를 내놓겠다는 분들은 오지만 찾는 이들이 드문 매수&임차 우위의 시장. 광고가 무의미한 것 같은 시기에도 가만히 있을 수 없기에 책을 찾게 됐다. 특별히 내가 뭔가 움직이긴 어렵더라도 변화를 줄 아이템을 얻고 싶은 마음이었다. '무기가 되는 시스템'

  책은 비즈니스를 비행기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표지부터 비행기 그림 옆에 리더십, 마케팅, 영업, 제품, 경비 및 운영, 현금 흐름이 보인다. 들어가며에 나오는 약간의 그림과 함께 설명되는 타당한 내용에 호기심이 생긴다. 6단계 전략 수립은 우리의 현 상황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기대를 하며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6단계 전략이라 총 구성도 6단계에 맞게 구성된다. 처음 '리더십' 시작에 앞서 1단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에 현재 우리 회사는 다 걸리는 내용이었다. 요트 세일링 역시 이 부분의 문제에서 다 걸린다. 현업이야 두 사람이 하는 일이나 분명 나와 대표의 생각 차가 다르다. 월 2회 이상의 계약이 목표지만 현 경기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다. 미션 선언문 작성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에 주목한다. 이 부분은 보다 인원이 많으면서 모호한 곳에서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현재는 물론 과거에도 일해왔던 회사들도 이런 미션이 있었나? 싶다. 소규모의 회사였고 대부분 막연한? 운영 방침이었고 특별한 미션은 없었다는 것과 대표와 임직원 간의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1단계를 읽으며 확인한다. 핵심 행동으로 멋진 조직 문화 만들기는 내 신조와 잘 맞는 부분이었다. 적절한 핵심 행동 세 가지를 찾을 때까지 시도하라는 부분은 현재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2단계 '마케팅' 부분이 책을 읽기 전 가장 기대가 된 부분이었다. 전작인 『무기가 되는 스토리』는 읽어보지 않았기에 더 기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본능을 자극하라', '너무 많이 생각하게 하지 마라'는 특히 기억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스토리브랜드 7단계 공식'은 과거 『스틱!』이란 책을 처음 접할 때의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보다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기에 익숙해진다면 보다 활용도가 높을 내용이라는 것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3단계 '영업'의 문제는 나와도 연관이 되는 내용이었기에 오히려 2단계보다는 내게 필요한 내용이 이 부분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객이 주인공이다' 세일즈 피치는 읽다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당연한 것을 왜 하지 못했었나를 생각하게 한다.

  4단계 '제품'은 현재 공급이 수요에 비해 넘치기에 문제라 어떤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보게 된다. 기존의 수익 구조에서의 제품 변화를 이루기는 어렵다는 것이 보인다. 다만, 소소한 수익으로의 변화를 두고 싶지만 수익에 비해 큰 책임을 지기에 더 생각을 해봐야 할 부분이라 여겨진다. '제품 기획안 워크시트'를 얻었음에 유의미가 있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5단계 '경비 및 운영'에서는 아무리 소규모 회사라도 '개인별 목표 점검'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계약이 너무 없는 상황이 지속되기에 오히려 무력해졌던 것 같다. 계약서를 한 달에 적어도 한 건을 쓰자였는데 몇 달에 한 건을 계약했으니... 의기소침해지고 무력해지는 중인 것 같다.

  6단계 '현금 흐름'은 과거 개업 공인중개사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뭐 그때도 수익이 여유가 있지는 않았으나 분명 사업자 통장의 돈은 거의 건드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개 보수 등으로 받은 부가세를 넣어두고 후일 폐업 때 부가세 신고를 깔끔하게 해버렸으니... (종종 사업자 통장을 개인 것으로 구분 없이 사용하는 이들이 세금 낼 돈이 없어 곤혹스러워하는 일들이 있다. 나 같은 초보 개인사업자들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일인데 어느 정도 원칙을 정해둔다면 걱정이 없다.) 현금 흐름에서 계좌를 관리하는 방법은 지금 같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활용을 해볼 만한 부분이라 생각되는 내용이었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바라는 안전한 운항은 현재 어렵다는 결론을 마주한다. 다만, 현업에서 보이지 않는 일이니 다른 방책을 떠올릴 굴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수요 감소와 공급의 압도적인 증가가 아니었다면 분명 책의 내용에서 좋은 방안을 적용할 부분이 있었을 듯하다. 아니면 나보다 깨어 있는 이들이라면 책을 통해 그 방법을 찾은 이들도 있을 것 같다. 사업을 경영하는 이들이라면 제대로 된 시스템이 왜 필요한지 다시금 확인하게 하는 책이었다.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회사에서는 꼭 참고해야 할 내용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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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장석주 지음 / 나무생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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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것은 '등불을 가까이해서 글을 읽기에 좋은 계절'이라는 등화가친(燈火可親)에서 유래했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 가을에 책 판매량이 줄어 출판 업계에서 밀고 있다는 얘기도 들은 듯하다. 어쨌든 그런 가을 '시를 읽지 않는 시대'라는 말도 떠올리게 되는데 우선 책을 읽지 않는데 뭐 말해 뭐 하겠는가. 그런 시기에 제목에 눈이 갔다. '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워낙 많은 책을 출간한 장석주 시인의 시평론집이었고, 내 기억에 오래 남는 내가 샀던 첫 모음 시집을 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 더 끌렸던 것 같다. 책 표지의 '시는 미래의 언어다'라는 작은 글씨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직 남아 있는 가슴속 습작시인 문청의 마음을 움직였다.


  첫 글에서 만나는 시에서 절망보다 괴로운 희망을 만난다. '희망고문'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은 괜한 게 아니었다. 더 간절할수록 고문의 강도는 강했던 것으로 내 몸도 기억한다. 그런 희망은 희망적이지 않았다는 것과 누군가는 그런 희망을 갖는 이들의 희망을 왜곡시키며 가스라이팅을 한다는 것도 떠올려본다.

  두 번째 글과 시를 '무엇인가 되기 위한 유폐의 날들'을 보며 내 목표를 위해 잠시 개인 약속을 끊고 지내던 때를 떠올린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원하던 무엇이 된 것은 아니다. 자격은 갖추었으나 그만큼의 여유까지 얻는 것은 아니기에 아직은 견뎌야 할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먹고사는 게 힘들다는 것을 실감하는 시기다. 한창 요트를 조종할 때 코로나가 터지더니 부동산 업계로 와서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해 일을 하니 부동산 경기가 엉망이다. 임대인은 많으나 임차를 할 사람이 없는 현실 집주인보다 세입자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시기, 목소리 큰 세입자라도 보고 싶은 때다.

  안는 것은 사랑의 표현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대상을 안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은 간접 경험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듯하다. 나는 미혼이기에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이 아닌지... 이어지는 글을 보며 병원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떠올린다. 재활을 하고 계시지만 특별히 나아지시지 않고 현상 유지만을 하고 뼈만 앙상해져 침대에 누워계신 아버지의 모습이 문득 생각났다.

  아직 얼마 남지 않은 골목길이 있는 동네에서 태어나서부터 현재까지 살고 있다. 여전히 과거와 같은 곳에 있으나 주변이 변해버린 공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밤 시간 가로등이 불빛이 내릴 때 사진으로 담는 게 나의 골목을 기록하거나 추억함이다. 국수 가게는 없었으나 아직 어린 시절 이발소는 건재하기에 아직 내 인생의 황금시대는 끝나지 않은 듯하다.

  「내가 암늑대라면」이라는 시에서 '새끼들의 가냘픈 다리가 굵어지는 것을 바라보는 일'이 내게는 부모님의 다리가 가늘어지는 것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어가는 듯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사랑의 시련과 위기는 그게 이성 간의 사랑이든 가족애이든 맞이하게 되는 필연적인 것이라는 것도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게 아닐지...

  28개의 단어의 목소리들에서 낯설지 않음을 발견한 것은 과거 시인과의 산책과 이야기의 흔적이 내 몸 안에 남아 시에 반응을 했었는지도 모른다. 시인은 만물이 내는 목소리를 경청하며 세계에 중계하지만 나는 그 소리를 담아두기만 했던 것은 아닌가 라라는 생각도 들었다.


  시인의 시평론집을 통해 평소 접하지 않던 시인의 시들도 많이 접하게 된다. 집에 있는 시집도 읽지 않는데 시에 대한 글로 인해 시를 읽는다. '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이라는 데 있는 시집도 잘 들여다보지 않을 정도로 내 마음의 여유는 없을지도 모른다. 아버지의 병환 이후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멈춰버린 시 읽기에 다시금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시에 앞서고 뒤서는 평론들도 좋았으나 시인에 대한 저자의 글이 더 기억에 남는 것은 내가 시 보다 시인들에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일까? 책을 읽으며 그 물음에 어느 정도 '그렇다'의 의견이 더 커졌다. 일상과 시는 어떻게 가까이하고 있는지 다시금 시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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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에세이를 쓰겠습니다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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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내 기억에 밀린 숙제였다. 어린 시절 방학이 끝날 무렵이 되어서야 몰아서 쓰던 그림일기와 일기. 당시에는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이라 날씨를 기억해 내는 것도 일이었다. 그렇게 기록하는 것을 싫어했던 내가 지금은 글을 끄적이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대학에서 시를 전공하고 시를 썼으나 등단까지 이어지진 못했기에 아직도 찬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같은 시기 신춘의 병은 내 감성과 몸을 건드린다.

  시는 가끔 끄적이기에 이제는 에세이를 제대로 쓰고픈 내게 끌리는 제목의 책이라 이 책을 읽게 됐다. 일기를 잘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최근에는 업무용 블로그에 출근 기록을 적는 것과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나름의 내 일기가 된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책은 '글쓰기를 시작할 때', '삶의 문학, 에세이', '에세이를 쓰는 자세', '실전, 에세이라는 하나의 흐름', '애프터 에세이, 퇴고', '슬기로운 쓰기 생활'로 구성된다.

  1부 처음 '워밍업'에서 글쓰기를 잘 이어갈 수 있는 질문들을 만나게 된다. 그냥 쓴다고 하지만 결국 '왜 쓰고 싶은지'라는 고민을 해봐야 할 부분이다. 막상 그냥 쓰다 보면 길을 잃고 놔버리게 되는 경우들이 많기에 스스로에게 해야 할 중요한 질문이라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질문은 최근 서점에서 만나게 되는 에세이들을 보면 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 번째 내용은 사람 각자의 다름을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각각의 시선과 반응이 다르기에 각각의 사람들은 비슷한 삶을 사는 듯해고 각자의 삶이 있기에 나의 일상이 타인에게는 특별한 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에 동의를 하게 된다. '글쓰기, 내면에 창을 내는 일'에서 인용된 글이 확 들어온다. 그 약간의 배짱이 없기에 쓰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고 싶다면 종이와 펜 혹은 컴퓨터,

그리고 약간의 배짱만 있으면 된다.


-로버타 진 브라이언트(Roberta Jean Bryant)

p.34


'카타르시스'에서 난 마음이 괴로울 때 글을 쓰기 보다 먼저 사람을 찾게 되는 것을 떠올린다. 이 차이가 저자와 나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닌가 싶다.


  2부에서는 일상적 쓰기와 문학적 쓰기 차이와 에세이에 대한 이해를 다룬다. 3부에서는 에세이를 쓰기 위한 준비 요소 및 자세를 다룬다. 글감 채집을 어떻게 하는지와 에세이 작가로서의 가져야 할 태도 등을 접하게 된다. 4부에서 본격적으로 에세이를 어떻게 쓰는지를 다룬다. 5부에서 퇴고를 6부에서는 생활 속에서 어떻게 슬기롭게 글을 쓸지에 대해 간략히 다룬다. 쉬워 보이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내용이기에 이 부분을 온전히 해 내가면 분명 성과를 보일 수 있을 듯하다. 남이 하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녹녹치 않은 게 현실이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책은 휴대하기 좋은 사이즈에 분량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실천하느냐 마느냐에서 결국 당신의 글쓰기가 나아지거나 다시 멈춰질 것이라 생각한다. 일기를 꾸준히 쓰는 것이 분명 글쓰기에 도움이 되지만 보다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한 글쓰기가 에세이 쓰기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나 역시 에세이 쓰기에 자신이 없기에 이 책을 읽었다. 저자가 그동안 에세이를 쓰거나 가르쳐 온 내용이 담아 있는 책이기에 읽는 이들의 추후 실천 유무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질 것 같다. 나처럼 에세이 쓰기에 관심은 있으나 대체 일기와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써야 할지 막연한 이들에게 방향을 잡아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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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햇빛 일기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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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시절 시인 지망생이던 나는 신자도 아니지만(아니 엄밀히 말하면 예비신자로) 이해인 수녀님께 편지를 쓴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수녀님의 시집을 읽고 아직 세례를 받기 전이었으나 당시 앞으로의 내 목표 등을 적어 보냈던 것 같다. 비록 답장은 받지 못하였으나 답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도 없었기에... 답답한 내 심정 등을 적어 보냈던 것 같다. 군대에서 세례를 받고, 전역 후 수녀님의 책들을 종종 읽어왔다. 신자 전과 후의 차이가 있었기에 보는 것도 조금은 달라졌던 것 같다. 이번 시집은 부제 '작은 위로가 필요한 아픈 이들을 위하여'라는 글이 하얗게 적혀 있어 읽고 싶어졌다. 덤덤하게 살아가지만 위로가 필요한 때가 있기에 그때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시인의 말'을 읽으며 수녀님의 고충을 생각하게 된다. 시집은 '내 몸의 사계절', '맨발로 잔디밭을', '좀 어떠세요?', '촛불 켜는 아침'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를 읽으며 암 투병을 하시는 수녀님의 삶이 녹아 있는 시들을 읽으니 병원에 입원해 계신 아버지가 생각나기도 한다. 작년 여름까지는 그래도 건강하셨는데... 발병 이후 재활로 좋아지시는 듯했으나 재발로 인해 몸이 더 불편해지시고 큰 나아짐은 없으신... 병원에 가끔 면회를 갈 때도 아버지가 어떤 얘기를 하시는지 알아듣는 게 어려운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기에... 간혹 외진을 나가실 때 잠깐 이나마 바깥바람을 쐬시는데 병원이라는 영역에 한에서 이동을 하시는 게 애처롭다. 마음을 편히 먹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수녀님의 시를 읽으며 아버지가 조금씩 내려놓고 있는 고집을 생각한다. 간병을 하던 시절 곁에서 지켜본 아버지의 모습은 별거 아니라 여겼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나보다 더 생각하셨지 않으셨을까 싶다.

  2부 제목이 아린 것은 언제 다시 걸으실지 모를 아버지를 생각했기 때문일까. 스스로 앉아 계시는 것조차 어려운 편마비의 상황 재활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누워 계신 아버지. 그래도 면회 때 종종 웃으시는 모습이 떠오르는 듯한 제목의 시 「혼자 웃는 날」. 「노년 일기」의 마지막 '괜찮아요. 자연스런런 현상이니/자연스레 받아들이고/그래도 웃으며 살아야죠.'라는 구절이 자연스레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어쩌면 내 욕심이지 않을까? 워낙 건강 관리를 잘 해오시던 분이셨기에 별 걱정이 없이 살며 부모님이 어떤 약을 드시고 어떤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쓰러지고 나서야 보호자가 되며 알 수 있었으니... 「눈물 한 방울」의 '수녀, 잘 있지?'라는 구절은 아버지 간병을 하다 2주를 쉬고 재활병원으로 다시 간병하러 돌아갔을 때 담당 치료사에게 '우리 아들~'이라고 하시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아마 그 이후로 그때보다 또렷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어보진 못한 것 같아 괜히 짠해진다.

  3부에서 「좀 어떠세요?」를 간병하던 보호자로 옆에서 듣던 내 심정이 떠오르고 「아픈 날의 기도」 역시 그때를 떠올리게 하는 듯했다. 「간병인의 기도」를 읽으며 찔리기도 한다.

  4부를 보며 병환으로 유독 눈물이 많아지신 아버지를 떠올린다. 간병을 하며 아버지와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특히 아버지께서 병환으로 쓰러지시기 전에는 눈물을 흘리시는 일이 없었는데 병원에서는 유독 눈물이 많아지셨다.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 경험하진 못했으나 그 차이는 클 것이다. 재활로 다시 좋아지는 과정에서 더 심하게 재발하며 안 좋아지셨을 때는 더 했을 것 같다. 수녀님의 시를 읽으며 아버지의 투정 속 숨은 뜻을 유추하게 되기도 하는 듯했다.


아마 병환 중인 환자의 보호자이기에 이 책의 글들이 더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아프지 않으면 좋을 테지만 살아가며 아프지 않은 다는 게 참 힘든 일이다. 병환이 아니라도 노화로 인한 신체의 변화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은데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맞는 불편, 겪어보지 않고서야 아무리 간병하던 보호자라도 모를 일이 아닌가 싶다. 몸이 아픈 이들은 물론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도 작은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시집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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