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연애에 실패한 당신을 위하여
이혜정 지음 / 체온365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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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인생을 살지 마세요. 그랬다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상대방 탓을 하며 지나온 인생을 후회하게 될 뿐입니다. 연인이든 부부든 서로가 의지하기 위해 함께 하는 것이지,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게 하기 위해 함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연애를 많이 해보지 않았습니다. 거의 안해봤습니다. 그렇다고 막 열심히 할 생각 또한 없답니다. 그러면서도 종종 회사생활이 힘들거나 일상에 지치면 어디서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나 내 인생 책임져주지 않을까 생각하며 투덜대곤합니다. 물론, 현실에 그럴리 없다는 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으니까요. 그래도 종종 생각합니다. 무엇을 그리 잘못했길래 여태껏 혼자일까요-

그러던 중 무척 직설적인 제목의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오늘도 연애에 실패한 당신을 위하여, 입술을 씰룩거리면서도 펼쳐들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는 분의 간단한 소개글에도 눈이 갔습니다...) 멋진 사진들과 함께 그녀가 연애를 통해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정리한 책이었습니다. 간간히 어디서 들어본듯한 글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글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글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연애에 어떠한 정답이 있을까요? 이 책을 읽고 정답을 알게 되리라곤 생각도 안했습니다. 그저 연애에 대한 생각들이 궁금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제 호기심은 충분히 만족 되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을 읽고 당장 연애를 할 수 있거나, 연애 박사가 되지는 않겠지만, 오래 잊고 있던 감정을 되살리기엔 충분한 것 같습니다. 만남부터 이별까지 조금씩 다 맛볼 수 있으니깐요. 

단순히 연애에 실패한 당신이 아니더라도, 지금 진행 중인 당신, 시작하는 당신, 끝났지만,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하는 당신, 모두 마음 편하게 펼쳐들어볼만한 책입니다. 그저 그렇게 편하게 싱숭생숭한 마음을 달래기에 딱 좋은 책입니다.

다음날 일어나면 '내가 그 얘길 왜 했더라?'라며 머리를 긁을진 모르지만, 좀 더 쫀득쫀득해진 관계를 경함게 됩니다. (...) "아놔~ 그래서 싸울 뻔해잖아."라고 침 튀기며 얘기하는데, "싸우는 건 나쁜 짓이야."라는 대답을 든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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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니며 해외여행 10번 떠나기
배정현.이태경.장인원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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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면 저는 두 가지가 무척 땡깁니다. 바로 여행과 추리소설입니다. 회사에 입사한지 벌써 4년차- (꺅! 그냥 있으면 모르겠는데 이렇게 말하고 나니 회사 정말 오래 다녔네요!)

상대적으로 무척 바쁜 부서에 있었기에, 휴가는 항상 몰아서! 그것도 여름에 정해진 기한내 다녀오는 일과였습니다. 그래도 항상 1년에 한두번 정도는 해외에 나가고 싶어 발을 동동 구르는 성격인데, 그나마 봄에 다녀오는 출장으로 그 급급함을 달래왔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진짜 휴가로 다녀온 해외 여행은 2번이네요. 두 번 여행 모두 나름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약간 급하게 다녀온 감이 없진 않지만, 준비가 안되었으면 안된 상태로-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여행이 그리워집니다.
아마 부서를 옮기게 되어 올 여름 휴가를 멀리, 길게 다녀오지는 못할 것을 알기에 왠지 더 여행이 그립습니다. 그런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열심히 읽고 있는 책 중 한권! 바로 여행책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회사 다니며 해외여행 10번 떠나기' 참 담담한 제목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년차를 가진 회사원들이 떠난 해외여행. 그것도 10번이나!

책에서는 홍콩, 일본 여행하기 좋은 다양한 나라들과 연차에 맞춰 제대로 휴가 쓰는 법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여행 이야기와 여행 정보를 적절히 담아 읽는 즐거움까지 놓치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사진들과 글을 보면서 아 여행계획을 짜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었으니... 여자들끼리 놀러가거나 혼자 다니기 좋은 도시들과 정보가 가득한데, 한가지 안타까웠던 점은 아무래도 특정 독자들을 타겟으로 해서인지, 여행의 특성이 어느정도 눈에 보이더군요. 20~30대 휴식이 필요한 여성들의 여행- 하지만 오히려 이런 독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듯한 책이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올 여름은 해외로 나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개인사정도 있고, 아무래도 고유가 시대인만큼. 하지만 지금까지 지내오면 조금만 더 눈치가 빨랐으면, 조금만 더 부지런했으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휴가를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올 여름, 휴가 계획들은 다들 잡으셨나요? ^^ 다음해에는 더이상 책으로 달래는 휴가가 아닌, 꼭 해외로 나가는 좀 더 밖으로 뻗어나가는 여행을 시작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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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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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쿠다 히데오의 데뷔작!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이름부터 흥미진진하다.
수상한 휴가?! 워낙 유명인이라서 휴가도 수상한건가?!

사실 데뷔작이니만큼 작가의 다른 점보다 미숙한 점도 많을 수 있고, 더더군다나 책을 읽기 전에 접한 평들의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해 썩 좋지도 않았다. 하지만, 살짝 훑어본 줄거리는 살짝 킥킥 거리는 웃음을 자아냈고, 팝스타 존과의 수상한 휴가에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존 *논- 유명한 비*즈의 멤버! 그는 가족과 함께 매년 휴가를 일본에서 보낸다. 전혀 특별할 것 없는 그의 휴가. 그런데, 문제가 생겨버린다! 바로 변비가 생겨버린 것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변비라니...하지만 이 병- 생각보다 아주 골치아프다. 결국 그는 병원을 찾게되고, 생각보다 이상한 병원에 들락날락하며, 그는 신기한 체험을 하게된다.

의외로 아주 즐거웠던 독서였다. 기대를 크게 안해서일까? 그동안 읽었던 웃음 터지던 그의 수많은 작품의 시작이 여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사건들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큰 흐름에 그리 무리를 주진 않았고, 독특한 사건만큼이나 특이했던 캐릭터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읽어오면서 그의 수필에서 조금 실망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역시 그의 진가는 소설에서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억지로 웃음을 자아내거나 멋부린 소설이 아닌 그야말로 약간 지저분하고, 막 나가는 듯한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웃음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웃음들이 곳곳에 나타나 있지 않았나 싶다. 데뷔작이라 거친 부분도 많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느끼지 못하고 오랜만에 집중해서 즐겁게 읽어내려간 책이었다.

지친 일상에, 억지스러운 현실에 짜증이 날때는 역시 오쿠다 히데오!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존, 변비로 어떤 불편함이 생겼나요?"
"......그야 얼마든지 있죠. 아랫배가 답답하고 기분이 찜찜하고 무엇보다 하루가 우울하죠."
"우울? 변비를 자꾸 문제 삼으니까 그런 거 아닐까요?"
"......그럴까요?"
"그렇죠. 문제는 문제를 삼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니, 문제 삼지 않으면 그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P.213)

"실은 인간이든 동물이든 살아가면서 꼭 해야만 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책도 없고, 만나지 않으면 안 될 사람도 없어요. 먹지 않으면 안 되는 음식도 없고, 가지 않으면 안 되는 학교도 없죠. 권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의무는 없어요. 해서는 안 될 일이 몇가지 존재할 뿐이고,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은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는 심리가 너무 강합니다." (P.255)

사람들은 대체 무엇을 숨기고 살아가는 걸까. 겉으로 보이는 미소 속에 무엇을 파묻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걸까. 들키고 싶지 않은 속마음. 안 보이는 체하는 진실. 행복하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거짓으로라도 행복하다고 대답한다. 그것은 마치 그렇게 되고 싶은 자기암시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뭐가 나쁜가. 자부심과 믿음이 없으면 인생은 그저 고통인데. (P.292)

실컷 울어봅시다. 알고 계십니까? 눈물은 그 자체로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번 실컷 울어버리고 개운해지는 게 더 좋습니다.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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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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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구독하시던 한겨레 잡지를 한참 뒤적이다가 만화를 찾아 읽곤 했다. 그게 바로 대한민국 원주민이었다. 이어지는듯하기도 하고 전혀 다른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던 이 만화는 낯설면서도 어렴풋이 가물가물한 기억 속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내가 직접 경험을 해서 기억한다기보다는 들어서 안다고 해야할법한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아무 부족함없이 학교보다 더 많은 것을 학원에서 배우고, 한 번도 배고파본 적이 없는 우리들의 현실. 기분전환 삼아 온 가족이 나가 즐겁게 외식을 즐기고, 여자아이라도 제대로 키우고자 하는 핵가족의 시대. 이러한 우리의 모습에 비교하면 대한민국 원주민에 나오는 가족의 모습은 정말 그야말로 '원주민'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작가와 그의 가족의 자전적 모습을 그려낸 대한민국 원주민은 행복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오히려 지금 생각하면 코끝을 찡그리게 되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공부를 희생한 장녀, 가족의 희망을 짊어지고 도시에서 공부하는 장남, 누구보다 장남이 고생할까 뒷바라지 하는 부모님, 힘든 하루를 마치고 술을 잔뜩 드신 후 주사를 부리는 아버지와 그럼에도 가족을 한군데로 묶어온 어머니. 때로는 그저 그런 이야기에 쓰윽 무심히 지나치기도 하고, 혹은 들었던 이야기와 비슷하다며 손뼉을 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들이 한가득이다.

불과 몇십년 전 우리나라의 모습인데, 왜 이렇게 생소하고 낯설은 걸까. 우리의 현재 모습 어디에서도 이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것 마냥 느껴지지만, 우리의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이들의 모습을 지니고 있고, 또 그들에게서 태어난 우리의 모습에도 대한민국 원주민의 흔적은 남아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이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찡해오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대한민국 원주민을 읽고, 과거를 그리워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다만 우리가 잊고 있던 혹은 외면하고 있던 과거 그리고 현실 속 뒷면의 그 쌉쌀하고 찝찔한 뒷맛을 잊지 않기 위해, 꼭 한 번 읽어야할 책이 아닐까 싶다.

'나라 지키는 기 젤로 중한 일인데 우째 썩는기고? 이기 대통령이 할 소리가?'아부지! 국방의 상징 철책선을 잘라다 술 바꿔 드신 분의 발언치곤 너무 비장합니다.

다만 그 아이가 제 환경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제 것으로 여기는,
그것이 세상의 원래 모습이라 생각하는,
타인의 물리적 비참함에 눈물을 흘릴 줄은 알아도 제 몸으로 느껴보지는 못한
해맑은 눈으로 지어 보일 그 웃음을 온전히 마주볼 자신이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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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네이티드
매트 브론리위 지음, 정영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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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먼은 서가 문, 지하 은신처, 비밀 보관소 등에 대해 몹시 놀란 듯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어쨌든 이 곳은 의심스러운 배후가 깔려있는 곳으로 유명한 워싱턴 DC였다. 화려한 정면 뒤로는 지하터널과 비밀스런 곁방이 숨어 있었다. 어디에나 비밀이 도사리고 있었다. (P.126)


 
이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비밀이 얼마나 많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요?
'일루미네이티드'는 이름만 얼핏 들어본 구텐베르그 성서에 감춰진 비밀을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일루미네이티드의 뜻은 바로 책을 꾸미는데 쓰여지는 채식장식. 독특하게도 본문이 아닌 책을 장식하는 채식장식에 숨겨진 비밀을 쫓는 두 집단, 용의 기사단과 고아파. 그리고 고서를 연구하는 가족(!)이 여기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런 걸 보면 정말 무슨 일이든 함부로 시작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가족들의 목숨과 안녕을 위해 오거스트는 채식장식에 숨겨진 비밀을 풀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우리는 종종 이 세상을 실제로 움직이는, 우리가 모르는 힘에 대해 듣곤합니다. 실재하는 힘인 것 같기도 하고, 허무맹랑한 소리인 것도 같지만, 그에 대한 수많은 팩션과 픽션이 존재함을 볼 때 아주 쓸데없는 소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러한 힘들에 대해 문득 궁금증이 일기도 하지만, 이에 휩쓸릴 경우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해 두려움이 일면서 일루미네이티드와 같은 책을 손에 들고 조금이나마 이러한 호기심을 잠재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과거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만큼 세계를 무대로 움직일 것 같지만, 의외로 책은 한정된 공간에서 움직입니다. 하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사건은 컴팩트하게 일어납니다. 두 집단의 책에 대한 집착만큼이나 그리고 오거스트 가족의 살고자하는 의지만큼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누가 옳고 누가 틀리다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종종 우리가 추구하는 선 때문에 수많은 희생을 치르며 결국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엔딩 그리고 왠지 이해하기 어려운 채식장식의 비밀에 살짝 아쉬움이 남지만, 올 여름, 과거의 비밀, 우리를 둘러싼 힘이 궁금한 분들에게 권하고픈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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