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루미네이티드
매트 브론리위 지음, 정영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노먼은 서가 문, 지하 은신처, 비밀 보관소 등에 대해 몹시 놀란 듯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어쨌든 이 곳은 의심스러운 배후가 깔려있는 곳으로 유명한 워싱턴 DC였다. 화려한 정면 뒤로는 지하터널과 비밀스런 곁방이 숨어 있었다. 어디에나 비밀이 도사리고 있었다. (P.126)


 
이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비밀이 얼마나 많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요?
'일루미네이티드'는 이름만 얼핏 들어본 구텐베르그 성서에 감춰진 비밀을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일루미네이티드의 뜻은 바로 책을 꾸미는데 쓰여지는 채식장식. 독특하게도 본문이 아닌 책을 장식하는 채식장식에 숨겨진 비밀을 쫓는 두 집단, 용의 기사단과 고아파. 그리고 고서를 연구하는 가족(!)이 여기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런 걸 보면 정말 무슨 일이든 함부로 시작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가족들의 목숨과 안녕을 위해 오거스트는 채식장식에 숨겨진 비밀을 풀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우리는 종종 이 세상을 실제로 움직이는, 우리가 모르는 힘에 대해 듣곤합니다. 실재하는 힘인 것 같기도 하고, 허무맹랑한 소리인 것도 같지만, 그에 대한 수많은 팩션과 픽션이 존재함을 볼 때 아주 쓸데없는 소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러한 힘들에 대해 문득 궁금증이 일기도 하지만, 이에 휩쓸릴 경우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해 두려움이 일면서 일루미네이티드와 같은 책을 손에 들고 조금이나마 이러한 호기심을 잠재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과거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만큼 세계를 무대로 움직일 것 같지만, 의외로 책은 한정된 공간에서 움직입니다. 하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사건은 컴팩트하게 일어납니다. 두 집단의 책에 대한 집착만큼이나 그리고 오거스트 가족의 살고자하는 의지만큼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누가 옳고 누가 틀리다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종종 우리가 추구하는 선 때문에 수많은 희생을 치르며 결국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엔딩 그리고 왠지 이해하기 어려운 채식장식의 비밀에 살짝 아쉬움이 남지만, 올 여름, 과거의 비밀, 우리를 둘러싼 힘이 궁금한 분들에게 권하고픈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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