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오쿠다 히데오의 데뷔작!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이름부터 흥미진진하다.
수상한 휴가?! 워낙 유명인이라서 휴가도 수상한건가?!

사실 데뷔작이니만큼 작가의 다른 점보다 미숙한 점도 많을 수 있고, 더더군다나 책을 읽기 전에 접한 평들의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해 썩 좋지도 않았다. 하지만, 살짝 훑어본 줄거리는 살짝 킥킥 거리는 웃음을 자아냈고, 팝스타 존과의 수상한 휴가에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존 *논- 유명한 비*즈의 멤버! 그는 가족과 함께 매년 휴가를 일본에서 보낸다. 전혀 특별할 것 없는 그의 휴가. 그런데, 문제가 생겨버린다! 바로 변비가 생겨버린 것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변비라니...하지만 이 병- 생각보다 아주 골치아프다. 결국 그는 병원을 찾게되고, 생각보다 이상한 병원에 들락날락하며, 그는 신기한 체험을 하게된다.

의외로 아주 즐거웠던 독서였다. 기대를 크게 안해서일까? 그동안 읽었던 웃음 터지던 그의 수많은 작품의 시작이 여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사건들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큰 흐름에 그리 무리를 주진 않았고, 독특한 사건만큼이나 특이했던 캐릭터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읽어오면서 그의 수필에서 조금 실망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역시 그의 진가는 소설에서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억지로 웃음을 자아내거나 멋부린 소설이 아닌 그야말로 약간 지저분하고, 막 나가는 듯한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웃음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웃음들이 곳곳에 나타나 있지 않았나 싶다. 데뷔작이라 거친 부분도 많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느끼지 못하고 오랜만에 집중해서 즐겁게 읽어내려간 책이었다.

지친 일상에, 억지스러운 현실에 짜증이 날때는 역시 오쿠다 히데오!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존, 변비로 어떤 불편함이 생겼나요?"
"......그야 얼마든지 있죠. 아랫배가 답답하고 기분이 찜찜하고 무엇보다 하루가 우울하죠."
"우울? 변비를 자꾸 문제 삼으니까 그런 거 아닐까요?"
"......그럴까요?"
"그렇죠. 문제는 문제를 삼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니, 문제 삼지 않으면 그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P.213)

"실은 인간이든 동물이든 살아가면서 꼭 해야만 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책도 없고, 만나지 않으면 안 될 사람도 없어요. 먹지 않으면 안 되는 음식도 없고, 가지 않으면 안 되는 학교도 없죠. 권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의무는 없어요. 해서는 안 될 일이 몇가지 존재할 뿐이고,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은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는 심리가 너무 강합니다." (P.255)

사람들은 대체 무엇을 숨기고 살아가는 걸까. 겉으로 보이는 미소 속에 무엇을 파묻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걸까. 들키고 싶지 않은 속마음. 안 보이는 체하는 진실. 행복하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거짓으로라도 행복하다고 대답한다. 그것은 마치 그렇게 되고 싶은 자기암시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뭐가 나쁜가. 자부심과 믿음이 없으면 인생은 그저 고통인데. (P.292)

실컷 울어봅시다. 알고 계십니까? 눈물은 그 자체로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번 실컷 울어버리고 개운해지는 게 더 좋습니다.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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