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주의자의 연애세포 관찰기 - 시고 떫고 쓰고, 끝내 달콤한
손수진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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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존재하는 에로스적 사랑의 총량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닐까. 제어할 수 없는 두근두근한 심장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일정 수를 넘으면 세상은 미쳐 돌아가 어느날 갑자기 멈출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연의 법칙처럼 사랑의 총량이 정해져 있는 것일 거야. 누군가의 사랑이 끝나면, 또 어디선가 누군가의 사랑이 시작된다. 누군가의 사랑이 시작되면 또 어디선가 다른이의 사랑이 끝난다. P.299
 
나는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연애를 좋아한다. TV, 영화, 소설에서 보듯 재벌이 아무것도 없는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던지, 세상에 둘도 없을만큼 낭만적인 남자를 만난다던지... 오랫동안 쏠로여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런 이야기에 너무 빠져살아서 쏠로인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팍팍한 현실에 책에서나마 접하는 연애까지 현실적이면 얼마나 재미없는가? 30대 초반의 실장님은 존재하지도 않고, 야근할 때 와서 도와주는 사람은 찾아볼 수도 없이 각각이 바쁘고, 비가 오면 오는 비 쫄쫄 맞아가면서 지하철로 뛰어야 하는 건 현실로 충분하다.
 
이 책 표지는 분홍빛에 낭만적인 냄새는 폴폴 풍기는데, 뒤의 소개글부터 내용이 의외로 평범하다. 어디서든 있을법한, 볼법한 연애 이야기이다. 1시간씩 드라이브를 해서 찾아간 레스토랑에서 칼질을 하는게 아니라, 자취방에서 카레를 끓여먹고, 야근을 하며 여자 후배와 나가는 그에게 신경전을 벌이면서 문자를 날린다. 그런데 이 연애 은근히 부럽다. 영화에서 보듯 화려하고, 멋지진 않아도- 아 나도 이런 연애를 해보면 좋겠구나 싶은 그런 연애가 펼쳐진다.
 
카피라이터인 저자답게 그녀와 그가 던지는 대사 한마디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익숙해서 마음을 울린다. 만남과 헤어짐까지 그녀가 하는 일, 접하는 모든 것- 아니 90% 정도는 나 역시 해볼 수도 있고, 찾아볼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 그녀가 정리해 놓은 하나하나가 평범한 연애를 말처럼 쌉싸름하면서도 결국은 달콤하게 탈바꿈시켜 놓았다. 그녀처럼 5일간 야근을 한 뒤는 아니지만, 바쁜 일상으로 연애는 생각조차 못하고, 메마르게 잠이나 더 잤으면 하는 순간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 지금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연애를 끝낸 사람에게도, 나처럼 연애를 잊은 모든 이에게 권해주고 싶다. 그 어떤 순간에 발을 디딘 우리든 더 행복하고 달콤해질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그러니 사랑하는 당신들, 열심히 사랑할 것이라 믿소. 그리고 우리 홀로 남겨진 이들은, 지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씩씩하게 홀로 서 있는 것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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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의 슬로 리딩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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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다독 그리고 속독이라고 해야 할까. 사실 그렇게 많은 책을 읽으면서도 막상 내 마음에 남는 책이 많은 편은 아니다. 누군가 내게 감명깊게 읽은 책을 물어보면, 최근 한달간 읽은 책이름도 잘 기억이 나질 않아 멍하니 있기도 한다. 기를 쓰고 서평을 남겨보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건 제대로 읽지 않은 책을 애써 기억하려는, 그리고 최소한의 예의를 표하기 위한 나의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이런 나의 독서 습관은 1달에 20권에 육박하는 독서량에 묻혀 그리 문제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책을 읽는 방법'에서 히라노 게이치로는 코웃음을 치며 이야기 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몇 권의 책을 읽었는가 하는 '숫자'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냥 얄팍한 자랑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저자는 우리의 현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듯 하다. 넘쳐 나는 정보 속에서 읽어야 할 것도, 읽고 싶은 것도 늘어만 간다. 그런 상황에서 속독과 다독은 결국 우리에게 남은 '어쩔 수없는 선택' 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 읽는 책이 나에게 도움이 되게 만들고, 최고로 즐기기 위해서는 정독이 필수라고 이야기한다. 실제 다독과 속독에 매진하고 있는 나에게는 꽤나 설득력있는 이야기였다.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도 계속해서 무언가 달라지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만 끊임없이 하였으니... 책을 정독하면 지금 당장이 아니라 5년 뒤, 10년 뒤의 변화를 바랄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도 내가 요즘 많이 읽고 있는 소설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은 정말 줄거리만 따라가면 몰입해서 금세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 소설은 수없이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고민하고, 때로는 오해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깨닫게 되는 것, 그래서 더 재미있고 의미있는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 책은 '왜'라는 의문을 갖자, 앞 페이지로 돌아가서 확인하자와 같은 비교적 익숙한 지침부터, 조사, 조동사에 주의하라, 소리내어 읽지 않는다, 남에게 설명할 것을 전제로 읽는다 등의 새로운 지침도 제시한다. 사실 말처럼 쉬운 지침들은 아니다.

 

나는 책을 그저 즐기면서 읽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특히 회사에 오면서 독서는 내 유일한 취미생활이 되다시피 했고, 그러한 취미생활이 딱딱하고 머리 아파지는 게 싫어, 즐겁게 빨리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선호했다. 하지만, 너무 나의 독서 성향이 너무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서, 내 머리에서 무언가 신호를 보내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별로 좋아하지 않던 책 읽는 방법에 대한 책을 손에 들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사실, 지금도 나는 책 읽는 방법에 어떠한 정답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특히나, 뒷부분의 소설을 예시로 제시한 부분에서는 으앗! 이렇게 읽으면 소설에 몰입이 잘 되지 않는걸- 이라고 생각해버렸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독서 역시 넓고 깊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 책을 읽고 나의 독서 습관이 180도로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이번 기회를 통해, 나의 독서 습관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었다. 무언가 잘못 되었다고 느껴질 때, 새롭게 시작할 독서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었다.

 

이 책은 분명 이 세상 가장 최고의 독서 방법은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독서습관에 정답이란 없으니까. 하지만, 무척 훌륭한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을 읽고 읽게 될 다음 소설은 분명 좀 더 즐거우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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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유럽 출장간다 - 글로벌 마켓을 누비는 해외영업 실전 매뉴얼
성수선 지음 / 부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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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회사는 해외영업을 주로 하는 무역회사다. 나의 경우, 해외영업을 꿈꾸고 들어왔지만, 현재는 경영지원, 내근직에 가까운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나와 입사한 많은 동기들은 해외영업을 현재 하고 있고, 사실, 내가 처음 꿈꾸던 것처럼 해외영업이 멋있고, 화려한 직업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재 내가 하는 업무와 상관이 없고, 환상도 없어진 해외영업에 관한 이 책에 끌렸던 이유는 여성으로 전문직이 아닌 분야에서, 그것도 어렵다는 영업직에서 10년이 넘는 오랜시간을 일해오면서 활기차 보이는 작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외영업 방법을 소개한다.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모든 상황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하며,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출장준비부터 철저한 그녀는 틀림없이 프로다. 외국문화에 맞추어 할 말은 똑바로 하는 기본적인 자세부터 회의장 음료수 준비까지, 우리가 평소에 쉽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세부사항에 그녀는 집중한다. 뿐만 아니라, 출장 중 식사라던지, 관광일정이 있을 때는 상대방이 원하는 장소와 음식을 권할 수 있는 센스까지... 그녀는 최근 많은 마케팅이나 영업도서에서 볼 수 있는 '고객 감동'을 실제 실천하고 있는 산증인이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10년간 분명히 힘들었던 일, 그리고 어려웠던 거래선들도 있었을텐데, 그러한 일들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었다. 그러한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면 그녀의 이야기에 더 공감하고, 실전에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책을 읽는 내내 그녀가 얼마나 그녀의 일을 좋아하고, 만났던 사람들을 소중히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해외영업을 잘 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말하는 많은 자질들은 사실 어떤 분야에서든 응용가능하다. 영어를 잘 하는 것보다는 화제거리가 풍부해야하고, 우리의 문화를 소개한다는 핑계로 거래선들을 쉽게 불고기나 갈비집에 끌고 가기보다는 매끼 한식을 먹었을 그들을 위해 자국 음식을 권하는 배려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사회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들이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해외영업에서 필요한 많은 자세와 마음가짐은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필요하다.

누구에게도 쉽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영업직. 그런 곳에서 그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꾸준히 자신의 자리와 실력을 굳혀왔다. 그녀는 프로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일을 즐길 줄 안다. 영업직을 선택한 직장인들에게는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해주고픈 책이었다. 그녀의 방식을 답습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영업방식을 구축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굳이 영업직이 아니더라도 사회생활을 잘 해내가고픈 직장인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즐기는 그녀처럼, 현재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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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달러 초콜릿
황경신 지음, 권신아 그림 / 북하우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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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래서 가끔, 이렇게 지치고 길었던 어느 하루의 끝과 맞닥뜨리게 될때면, 조그만 소리로 나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참 잘했어요, 라고. 그러나 더 슬픈 건, 스스로에게 칭찬할 만한 일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 날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래도 실망하지 말자. 자고 일어나면, 내일이 되어 있을 테니까. 내일은 어쩌면 하나쯤 착한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지금 바로 이순간도 정말 지치고 긴 하루 입니다. 지금 내 자신에게 참 잘했어요 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역시나, 꾹 참고 심호흡을 하고 견뎌라 정도 밖에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내일은 좀 더 나아질까요? 밀리언 달러 초콜릿, 월간 페이퍼 편집장인 황경신 작가와 독특하고 예쁜 일러스트로 유명한 권신아 작가의 작품입니다. 정말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 너무 읽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의 책일까 궁금증도 컸고...

 

밀리언 달러 초콜릿은 감성에세이라고 한다. 짧막한 단편 소설 같기도 하고, 수필 같기도 한 글들이 눈과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듯이 자리 잡고 있다. 모든 글이 '너~무 좋아'는 아니지만, 읽어내려가면서 왠지 마음이 찡해오는 문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간의 자유의자 같은 건 아주 지긋지긋해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날들에 충분히 싫증이 났어요. 내가 태어난 이유, 내가 살아가는 이유,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찾는 것에도 지칠 대로 지쳤어요.

 

사랑에 관한 글도 있고, 이별에 관한 글도 있고, 정말 쌩뚱맞은 글도 있다. 이 예쁜 책을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에 여유롭게 까페에 앉아 읽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면 훨씬 더 많은 매력을 발견하고, 책에 폭 빠졌을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나는 앞에서 말했듯 지쳐가는 하루 투덜거리며 이 책을 펼쳤고, 종종 너무 공감가는 글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몇몇 글은 까칠하게 받아들이기도 하면서 이 책을 읽어내려갔다. 감성에세이치곤 너무 멋없게 읽었는지도 모른다.

 

가끔 놀라울 정도로 마음에 드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이 책에 실린 글 전부가 마음에 들진 않았다. 너무 기대를 했던 탓일까- 황경신 작가의 글을 처음 접해보지만, 무언가 더 읽어 봐야 알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정말 달콤쌉싸름한 초콜렛 같았다고 해야하나. 마음에 여유가 있어 사랑하고, 사랑받고 이러한 생활을 해볼 수 있었다면 좀 다르게 받아들였을까. 내가 공감했던 글들은 대부분 사랑이나 이별이 아닌 삶에 대한 어지러움을 표현 글들이었다.

 

나는 내 삶에 대해 욕심을 내지 않아도 좋을 거예요.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멋진 사람을 만나고 더 큰 행복을 누리겠다는 욕심 같은 건 지나가는 개에게나 던져 주면 그만이죠. 누군가에게 지나친 기대를 하지 않아도 좋을 거예요. 좀더 사랑받고 싶다거나, 좀더 사랑하고 싶다거나 하면서, 자만과 자학을 오가는 비정상적인 정신상태로 밤마다 비생산적인 감성에 빠지지 않을 수 있어요.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밤에 몇 꼭지씩 읽어내려갔던 이 책은 내게 많은 위안이 되어주었다. 내가 너무 멀리 온것도, 외로운 것도 아니라는...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은 그런 책이었다. 내가 말하면 불평 불만으로 느껴져 '이런 말 하면 안돼'라고 말하고 싶은데, 똑같은 말이어도 이 책에 쓰여진 이야기들은 왠지 '맞아,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거야'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감성적이었고 재치있었다.

 

다음에는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생각했던 것처럼,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향기로운 커피 한잔을 곁들여 이 책을 읽고 싶다. 지친 몸에 초콜릿이 순간적인 힘을 주듯, 지쳐버린 마음에 초콜릿을 한 조각 건네주고 싶다.

 

그러나 사실은 돌이킬 수 있는 거였어요. 아무리 오랫동안 다른 길을 걸어갔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거였어요. 우리가 늘 불안한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와 우리가 모르는 미래 사이에 놓여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서두르지 않아도 미래는 과거로 바뀔 테고, 난 아주 조금씩 현명해질 테니, 앞날에 대해 걱정하지 말자고 마음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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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 가죽 - Spring 헤럴드 블룸 클래식 1
에밀 졸라 외 지음, 헤럴드 블룸 엮음, 정정호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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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는 동화나 고전을 많이 읽었던 것 같은데- 왠지 나이가 들수록 현대소설에 독서가 편중되는 것 같다. 그러던 와중 만나게 된 헤럴드 블룸 클래식. 어여쁜 책 모양을 보면 왠지 동화같은데, 막상 실린 글의 저자를 살펴보면, 놀랍기 그지 없다. 키플링, 루이스 캐럴 다들 익숙하고 한번쯤 들어본듯한 이름들이다. 이 책은 영미비평계의 유명한 헤럴드 블룸이 엮어낸 시와 소설 묶음이다. 헤럴드 블룸이 아이들을 위해 뽑아낸 소설이라 하지만, 전적으로 개인적 취향에 의해 선택된 소설과 시지만, 그 내용과 아름다움은 어떤 책 못지 않게 훌륭하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져있다. 내가 읽은 책은 '코뿔소 가죽'으로 봄에 해당되었다. 그리고 정말 봄처럼 화사하고 따사로운 시들이 담겨져있었다. 소설은 다소 의외였는데, 우선 예전에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로 접했던 거울 이야기가 여기에서 '거울 그림자'로 담겨져있었다. 일본 배경이긴 했지만, 익숙한 이야기를 외국 동화집에서 찾으니 새로웠다. 모파상의 '보완물'과 '코뿔소 가죽' 역시 약간 독특한 이야기였다.

오랜만에 접하는 훌륭한 단편들은 단순하면서도 오랜만에 새로운 즐거움을 듬뿍 안겨주었다. 무엇보다 번역이 아닌 원서로 읽어도 좋겠다는 (영어실력을 생각치 않는다면...) 생각도 들었다. 말 그대로 클래식이 클래식이 이유를 이 책은 작품으로 말해준다. 지금 앞에 놓여있는 다른 책 '짐블리 사람들'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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