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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유랑 - 서른 살 여자, 깡 하나 달랑 들고 꿈을 찾아 나서다
윤오순 지음 / 해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공부 유랑을 읽고
윤오순. 누구일까? 이 책의 추천사를 소설가 이외수 선생님이 쓰셨다. 그만큼 유명한가? 오지탐험가인 어느 분처럼 이분도 차세대 유랑가인가? 뭐 그런 궁금증을 갖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공부 유랑. 뭔가 느낌이 오는 제목이다. 내가 소망하던 여행의 욕심과 공부의 욕심이 적절히 혼합된 참 딱이단 느낌의 그런 문구이다. 나도 어느새 저자인 윤오순 님의 나이와 비슷한 때가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에 꽤 무게감을 둔다. 저자도 그런 생각이 있어 서른이 넘어 유학을 간다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도 참 열심히 알차게 사시는 분 같다.
나는 늦은 나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런 사고에 빠지면 포기가 쉬워진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자처럼 용기를 내어 시도해 보지 않으면 이런 책을 쓸 기회도 없을 것 같다. 이외수 선생님과 친해질 기회도 없을 것이다.
이외수 선생님의 추천사를 읽으면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더욱 궁금해 진다. 강원도 화천에서 평화의 댐을 평화의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그곳에 평화의 종을 주조하고 전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단다. 평화의 상징성을 높이기 위해서 전세계 곳곳의 탄피를 기부 받아 그 종을 주조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때 이외수 선생님이 세계 곳곳의 탄피를 거둬올 사람으로 저자인 윤오순 님을 추천하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면 더욱 저자가 궁금해 진다.
출판사는 참 영리한 것 같다. 이런 추천서를 읽고 “공부유랑”이란 제목을 본 30대 중후반의 사람들이라면 과연 이 책을 보지 않을 수 있을까? 잠시 출판사의 의도를 생각해 본다.
윤오순님은 여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증권회사에 취직하였다고 한다. 약 4년정도 다니면서 참 많은 고생을 한 것 같다. 그때 배운 기술들을 이후에 잘 활용하였지만 무단결근을 감행해서라도 회사를 그만둔 모습을 보면 남다른 면이 있는 것 같다. 그 이후 입시학원을 다니고 이화여대에 입학한다. 90년대 대학생 답게 공부는 그냥그냥 한 것 같다. 사실 나또한 그 당시에는 꿈과 목표가 없었다. 소위 이것저것 많이 아는 지식인이 되는 것 이상 생각해 보지 못했다. 저자도 그랬나 보다. 하지만 늦깍이 대학생은 뭔가 달라도 다른 것 같다.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면 오늘 날의 윤오순 님이 아닐 것이다. 그 당시 남들보다 몇 배는 고민한 사람이라 생각된다.
그 시절인 90년대 중반은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았고 한참 배낭여행이다 어학연수다 붐이 일던 때이다. 저자도 이런 시류에서 대학생 단기 해외연수 같은 이벤트에 제안서를 제출하고 팀을 이뤄서 이런저런 준비도 해보게 된다. 그렇게 그녀의 인생이 방향을 잡기 시작하였다. 그 후에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고, 거기서 몇 년간 공부를 하게 된다. 귀국하여 잠시 일을 했고 다시 일본으로 단기 어햑연수를 떠난다. 그녀의 인생에 유학운이 있었는지 비용도 저렴하고 짧지만 깊이있는 기회들이 찾아온다. 그렇게 어학연수를 끝내고 귀국해서 일본에서 석사학위 과정을 하게 된다. 전공 또한 찾아오는 기회 속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담당 교수님의 주선으로 영국으로 박사학위 유학을 떠난다.
매순간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그때마다 도움의 손길로 짧은 유학시간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이런 모든 축복은 저자의 마음가짐과 생활태도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진실하고 솔직한 그녀의 그런 태도에 담당 교수와 기숙사 친구들, 학교 서무 담당자들까지 모두들 그녀에게 도움과 힘이 되어 준다. 그들 또한 기꺼이 그녀를 돕고 가족처럼 기뻐한다. 이런 모습을 몇년간 지켜본 이외수 작가는 자신의 기쁨처럼 그녀의 승리에 박수를 보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책 속의 자세한 이야기는 가급적 쓰지 않게 된다.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것은 “기회는 스스로 찾는 자에게 오고 새로운 기회는 노력하고 소망하면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것을 새삼 확인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결론이다. 나도 이제 무언가를 시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