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잘하는 게 없어 - 숭민이의 일기(절대 아님!) 풀빛 동화의 아이들 28
이승민 지음, 박정섭 그림 / 풀빛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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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잘하는 게 없어



여기 일기를 정말 재미나게 즐겁게 쓰는 초등4학년생 이승민이 있다.

이 아이는 "나만 잘하는 게 없어"란 책을 출간했다.

바로 전에는 <내 다리가 부러진 날>이란 제목으로 일기를 출간했다.

실존하는 아이인지 아닌지 궁금하다.

이렇게 자기 아이덴티티가 확실한데, 그걸 모르는 척 능청을 떠니 말이다.

책 속의 그림은 전문 삽화가가 그린 것 같은데, 어린이 느낌이 나도록 내용과 매우 어울린다.



책 속의 주인공은 글쓰기를 잘하는 여자 친구도 있고,

대학수학 문제를 쉽게 풀어버리는 영재 친구도 있다.

그래서,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 지 몰라 이런 일기를 쓰게 되었다.



올해 5학년인 우리 큰 아들은 얼마전 학교에서 장래 희망을 적어오란 숙제에 한참을 고민하고 있었다.

니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쓰라고 말해주니 더욱 고민스런 표정을 짓는다.

왜그러냐고 물으니,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은 돈을 못 벌 것 같다는 말을 한다.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돈을 못 벌면 뭐가 문제냐고 물으니

돈이 없으면 결국 돈을 벌기 위한 일을 하게 되지 않냐고 나름 자신의 생각을 잘 말해 주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은 매우 창의적이고,

남들이 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특장점을 활용한다고 말해 주었더니

그런 대표적인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

그래서, 해리포터 작가인 조앤 롤링이라고 말해주니 자신의 장래 희망은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글쓰기를 좋아하냐고 되물으니 그건 싫다고 이야기한다.

한참을 그렇게 스무고개를 하다보니 아이도 지치고 나도 지친다.

차츰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공작(장난감 디자이너, 로봇 제작자 등) 관련 직업들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순진하다. 그렇지만, 나름 현실적이기도 하다.

욕심도 많다. 정확히는 남과 비교 당하기를 싫어하지만, 비교 당할 것을 미리 고민하기도 한다.

부모는 그런 아이를 잘알면서도 때로는 답답해 한다. 하지만, 아이가 무언가에 집중할 때 그때가 가장 사랑스럽기도 하다.



나의 초등시절을 돌이켜 보면 나는 하루하루가 심심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혼자서 연극을 하기도 했고, 가끔 작사를 하거나, 작곡을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언제나 그런 나를 멋지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은 전혀 다른 일에서 창의성과 개성을 보여주고 산다.



우리 아들도 분명 그럴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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