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 엡스타인에게 배우는 33역량 - 메이저리그에서 194년 저주를 깨트린
신호종 지음 / 넥서스BIZ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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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엡스타인에게 배우는 33역량


이 책의 제목에서 일단 키워드를 뽑아본다.
테오 엡스타인, 역량, 33
테오 엡스타인은 누군가? 올해 44살의 유대인이며, 시카고 컵스 야구단의 단장이다.
역량은 무엇인가? 힘의 양이라고 직역할 수 있는데, 영어로는 capability이다.
순 우리말로는 깜냥이라고 할까? 33은 33개의 역량을 의미하는데, 어디서 나온 기준일까?


이 책의 저자는 우리나라 법무부 수사관으로 오랜기간 베테랑 수사관으로 근무하다
현재는 <역량>이란 키워드로 자기계발 및 조직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는 분이다.
33개의 역량은 저자가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면서 스스로 세운 33개의 기준 잣대를 의미하는데,
이 중 대부분은 'OECD 핵심 역량'을 적용한 것이다.
OECD 조직의 직원 선발 및 진급 기준이 공개되어 있는데, 이를 따랗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절반 이상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있었던 월드시리즈 경기를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특히, 테오 엡스타인이 과거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이뤄낸 86년의 '밤비노 저주'를 파괴하고,
이후 시카고 컵스로 이직하여 108년의 '염소의 저주'를 깨트리고 2번의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달성한 놀라운 기록과 그때의 모습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이 책의 묘사가 다소 불편할 수 있다.
특히나, 현역 미국 야구선수들의 이름은 무관심한 사람들에게는 책읽기에 집중할 수 없는
요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왜 저자가 자기계발과 업무역량 강화를
이야기하면서 미국의 스포츠를 언급하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미국에는 30여개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있다. 평균적으로 약 1조원의 가치를 갖기에
전체로 보면 30조의 어마어마한 돈이 흘러다니는 빅 마켓이다.
우리나라 구단은 대부분 대기업 홍보용으로 그 가치가 수십억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선수 연봉을 봐도 유능한 선수가 10억 정도이면 매우 높겠지만,
미국은 유명선수가 한해 그 열배 이상을 벌어들이게 된다.
그러니, 이들과 연관된 직업과 관련 업무, 사업체 등이 엄청나다 할 수 있다.
심지어 여전히 어메리칸 드림은 유효함을 보여주는 현실의 공간이기도 하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초라한 집에 전재산이라고는 망고나무 한 그루 뿐인 사람이 현재
미국 메이저리거로 활동하면서 수 십억 이상을 한 해에 벌어들이니 말이다.
그래서, 미국에는 잘 살거나 못살거나 야구시즌이 되면 모두들 TV나 경기장으로 모이게 된다.
평소 자녀들과 놀아주지 못하던 아빠들도 이때만큼은 시간을 내고 함께 한다.
특별히 노력하는 것도 없이 그저 좋아하는 선수와 구단을 응원하고,
남아 있는 경기 흐름에 대해서 나름의 예측을 주장하고, 틈틈히 햄버거와 음료를 마시며 즐긴다.
아이들이 기억하는 아빠의 멋진 모습이 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아이들은 덕분에 일찍부터 수학과 암기력이 발전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선수의 포지션과 타율, 방어율, 연봉 등등을 기억한다.
그 날 본 경기를 밤새 꿈 속에서 반복하고 생생하게 기억해 낸다.
이러한 기억은 수십년이 흘러도 머릿속에 남아 그 들의 자녀들에게도 전달되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 테오 엡스타인도 어릴 적부터 야구에 관심을 가졌다.
운동에 소질이 있었지만, 사고로 일찍부터 운동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다.
20대에 예일대학을 다니면서 구단의 인턴과정을 거쳐 서른 즈음에 단장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단장이란게 별로 의미도 없고 권한도 없는데,
미국은 현재 실질적인 역량만으로 볼때 야구 구단의 최고봉은 단장인 상황이다.
이들이 구단주와 선수, 직원들을 연결하고, 실질적인 운영을 진두지휘한다.
미국은 60년대부터 통계학에 기반한 사이버매트릭스라는 시스템이 시작되었다.
뉴욕 양키즈 처럼 돈이 많아 운영되는 팀이 아닌 경우에는 생존을 위해
저평가된 선수를 기용하여야 한다. 그 선수가 성장하도록 환경을 만든다.
한 때는 도박이라 생각할 일들이 현재는 현실적인 성장동력이 되었다.
무명의 선수를 키우고, 몸 값이 올라가면 다른 구단으로 비싸게 판다.
때에 따라서는 다른 구단에서 버리듯 내 놓은 선수들 여럿을 저렴하게 수입한다.
이러한 선수 육성 시스템인 파밍을 통해 규모가 작은 구단이 큰 구단을 능가하게 된다.
바로 역량이다. 테오 엡스타인은 <머니볼>의 빌리 빈 단장 같은 사이버 매트릭션을 능가한다.
통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선수와 직원들간의 대화를 통해 상호발전하고 신뢰하도록 유도한다.
야구는 혼자하는 게임이 아니고, 끝까지 가보기 전에는 결과를 알 수 없는 것과 맥이 같다.


테오 엡스타인을 대통령으로 뽑고 싶어하는 미국이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미국인들은 정말 야구를 좋아한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야구를 좋아할 수 있다.
흙수저니 금수저니 논할 필요가 없는 곳이 바로 메이저리그이다.
이 책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공존하고 함께 발전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한 인물의 행적을 통해
<역량> 전문가가 던지는 새로운 활로를 보여준다.
메이저리그 단장은 헤드헌터이자, 컨설턴트이자, 인간관계 중재자 등 많은 역할을 수행한다.
비단 미국에만 맞는 이야기라 할 수 없다. 어디에서고 합리적이고, 유능한 역량가는
답답한 현실을 타개할 에너지를 분명 방출하고 순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러한 에너지는 주변에 영향을 끼치고 선순환하게 된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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