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집을 편집해드립니다 : Beams at Home
빔스 지음, 김영희 옮김 / 위즈덤스타일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당신의 집을 편집해드립니다.


슈가맨을 보다가 서평 쓰던 것을 잊어 버렸다.
쓰다만 서평을 다시 쓰려니 차라리 새로 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억. 아직 중년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모자란 내가 추억에 빠지는 이런 시간이 어색하다.
그런데, 손지창이 94년에 몇몇 드라마에서 두각을 보이고 가수로 활동했던 것들이 기억났다.
참 쓸데 없는 그런 재주라 생각되면서, 그 시절 나의 모습과 친구들도 기억이나 미소 짓는다.


오늘 소개하려는 책은 빔스라는 인테리어 전문 집단의 실제 작품들을 보여준다.
책 자체가 글보다는 사진이 많아 정확히 빔스를 파악하지 못했다.
일본 내에 인테리어 소품을 판매하는 체인점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인테리어 컨설팅을 하는 그런 회사가 아닌가 하고 다시 생각하기도 하였다.
소개되는 수십 가정의 인테리어들은 저마다 색깔이 있고, 자연스럽다.
너무 삭막하거나 세련된 그런 것들이 아니다.
다소 개인적이라 너저분하단 생각도 들고, 내 집처럼 편안하지만,
나름의 기조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결혼한지 12년이 되었고, 아이들도 어느 정도 자라서
조금은 인테리어라 싶은 작업을 시도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돈의 여유가 있다면 인테리어 전문점이나 컨설턴트를 통해서 뭔가 해 보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정리한 이후에 그 모습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부담이 된다.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도 몇몇 소품을 통해 자연스럽고, 세련된 설정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많은 영감을 준다.
세계 여행에서 습득한 소품들을 이용하여 인테리어를 한 가정이나
젊은 시절 모아둔 잡다한 물건들을 통일성 있게 정리한 가정을 통해서
무조건 버리고 없애는 것보다 그 이상의 다른 뭔가를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손님에게 보여주기 위한 무엇이나 뭔가 자랑하고 싶은 그런 인테리어가 아닌
자신의 과거를 보여주고, 자신의 생각이나 특징을 고스란히 나타내는 그런 인테리어.
그런 것들이 너무도 마음에 든다.
이 책에 소개된 수십 가정의 모습에서 나도 이런 걸 원해라고 한정하기는 그렇지만
내가 갖고 있는 잡다한 물건들을 구지 버리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가능해진 것으로 미소를 짓게 된다.
이미 다른 세상으로 이동한 친구와의 편지나 미묘한 감정에서 헤어졌던 친구와의 편지 등을
구지 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편안함을 준다.
인테리어도 정답은 없다. 내가 좋으면 그만이다. 다만 함께하는 아내와 공감하면 더 좋다.
넘쳐나는 내 책들을 그냥 탑처럼 쌓아두어도 멋있을 수 있음을 알게 되어 반갑다.
하지만, 다시 안 볼 책을 쌓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이 애기때 쓰던 물건을 버리지 않아도 되어 좋지만,
구지 두기 보다 남들에게 줄 수 있으면 좋을 것이고,
아이들도 내 놓고 싶지 않은 것이라면 집에서 포인트 소품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자동차에 미친 내 친구는 바퀴를 집의 테이블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냥 휠 위에다 유리만 얹어 두었다. 그런데도 멋지다. 물론 그 아내와 내 아내는 싫어한다.
아이들은 좋아한다. 그래서, 버리지 않아도 남아 있을 수 있다.
아내들은 모르는 레이서들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산에서 와인딩하다 왕창 긁혔었지.... 뭐 그런 추억말이다.
슈가맨처럼 우리는 추억으로 살기도 한다. 인테리어 소품도 그런 것이다.
함께 사는 동거인들을 설득하는 것도 인테리어의 중요 사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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