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꿈틀이가 나타났다! 풀빛 그림 아이 56
질 레버 글, 조은수 옮김, 테리 덴톤 그림 / 풀빛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태권도 꿈틀이가 나타났다.


내가 유치원생이던 1979년은 이제 막 태권도가 붐을 일으키던 때였다.
지금처럼 태권도장이 골목마다 있지 못했고, 그런 공간도 마땅치 않아서,
동네 공터나 놀이터에서 태권도 사범이 가르치기도 하였다.
교육비도 지금 생각해 보면 요즘 물가로 해서 1만원 정도 되었을까 추측해 본다.
태권도 도복도 입는 경우가 드물었다. 요즘 아이들이 입는 추리닝도 흔하지 않았다.
그냥 보통 입는 그런 옷에 노란 띠, 파란 띠 등을 허리에 두르기만 했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그런 것 조차 여유가 없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건강하길 원했고,
1만원(당시 돈으로 몇 천원 했을 것 같다.)도 큰 돈이 었기에 잘 배우길 바랬다.
그런데, 나는 그런 부모님 마음을 몰랐다. 오히려 운동에 관심이 없는 나는 그저 싫었다.


세월이 흘러, 우리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었고, 아내는 남들하는 것들은 당연히 시켜야 한다.
결혼 후 동양 무술에 나름 심취해 있던 나는 어린 아들을 무릎에 앉히고 열심히
태극권, 무에타이, 태권도, 태껸, 합기도 동영상을 보곤하였다.
그랬던 효과인지 아들은 나와 다르게 태권도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유전은 무시할 수 없는지 유연성과 민첩성은 나처럼 그리 좋지 못하다.
그새 만 4년을 열심히 수련하여 검은 띠가 되었지만, 다리는 그리 높이 올라가지 않고,
여러 명이 군무를 하는 때에도 한 두 박자가 느리다.
그렇지만, 우리 아들은 건너 뛰는 동작 없이 끝까지 자신의 기준에서 최선을 다한다.
재능이 보이지 않아 그만 두라고 이야기하면, 사범이 말씀해 주었다는 '끈기'를 이야기한다.


나는 태권도의 기본 정신이 무엇인지 몰랐다. 하지만, 내 아들은 그것을 알고 있다.
오늘 소개하려는 동화책은 그 태권도의 정신을 이야기한다. 위트가 넘치는 수작이다 싶다.

 


주인공 꿈틀이가 태권도를 하게 된 계기는 매일매일 일찍 일어나는 자신이 새들의 공격대상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불안하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태권도 도장을 찾는다.
 


팔다리가 없어 정확한 태권도 동작이 어려운 꿈틀이는 머리며 꼬리를 열심히 단련하지만,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포기하려 한다. 하지만, 함께 수련하던 많은 친구들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꿈틀이의 모습에서 태권도의 정신을 보게 되었고, 이에 감사하여
고개를 숙인다. 꿈틀이는 실력이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태권도인의 자부심으로 일찍 일어난
새들을 눈 빛으로 제압하며 매일매일을 힘차게 살아간다.


세상을 살면서, 나는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추어 버렸다. 아들에게 매일 잔소리를 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배운 세상의 지식을 전달하려 한다.
진리도 아니고, 참 지혜도 아닌 요령을 강요한다. 아이도 나처럼 자라면서 많은 것을
선택할 자유가 있고, 의지가 있는데, 나는 지름길을 알려 주려 노력한다.
과연 내가 살아온 길에서 얻은 지식들이 정답이었던가 생각해 보게 된다.
세상 속에서 꿈틀이 같은 작은 존재로 태어났다고 숨고만 살 수는 없다.
분명 그에 맞는, 하나님이 계획하신 무엇인가(사명이랄까)가 있는 것이다.
아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든지 무엇을 하든지 나는 믿고 기다리는 것 밖에 다른 것이 없다.
바른 믿음이 필요한 때라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