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로 서울여행 - 버스여행가를 위한 일곱 노선 서울여행법
이예연.이혜림 지음 / 지콜론북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버스로 서울 여행


요즘은 책들을 보면 표지부터 모든 장들이 호감가는 거도 있고,

그와 반대로 한장 한장 답답하고 읽기가 힘든 책들이 있다.

그것이 나의 성향에 얼마나 맞느냐에 따른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소개하는 이 책은 나와 궁합이 참 잘맞는 책이다.

어느 정도 새로운 정보도 충분하고,

책의 구성이나 디자인 등 전반적인 것이 무난하고, 오래 볼만하다.


이 책은 제목이 서울 여행이지만, 맛집 소개도 하고,

유명 장소도 적절히 설명하고 있어 주말에 가족 나들이 용도로 안성맞춤이다.

해외 여행이나 배낭 여행처럼 오랜 기간을 거쳐 써 내려간 그런 책은 아니다.

그래서, 부담 없이 이곳저곳 골라서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어느 해외 교포 블로그를 한참 읽고 있었는데,

그 댓글들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교포 분은 미국 사는 교민들도 그냥 하루하루 자기 일하면서

틈틈히 자신의 취미인 카트 레이싱을 즐긴다는 이야기였다.

댓글에는 부럽다, 좋겠다. 나도 그러고 싶다 등등의 글들이 올라온다.

교포 분은 남들에게 자랑삼아 쓴 글이 아니어서 댓글에 일일이 답글을 단다.

“이 취미가 돈이 많이 들어 가족들이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도 주말에 쉬는 것도 포기하는데 주중에 힘이 듭니다.”

“저는 주중에도 육체노동이 많아 한국 분들이 오히려 부럽습니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한국 떠나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래, 우리나라 사람, 특히 서울 사람들은 상대적 빈곤을 느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에 감사를 못한다.

그래서, 외국인들이나 해외로 이민가서 여름 휴가때 방문하는 친척들을 보면

한국과 서울을 어떻게 저렇게 좋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까 의아해 진다.

멀리 떨어져서 그런 사람들의 처지가 되어 보니 서울 참 좋다. 한국은 물론이다.


그런 생각의 연장에서 이 책은 보물 지도를 발견한 것처럼 “대박”이다.

누군가는 이전에 나온 책들과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보물 지도가 보물섬으로 가는 배편을 알려 주는가 말이다.

물론 몇몇 책들은 자동차 네비게이션 정보도 알려 준다.

그런데, 뭔가 여유가 없다. 숙제 빨리 끝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 같다.

이 책에는 버스의 느긎함이 있다.


적당히 주차비 저렴한 공영 주차장까지만 차를 몰고 가면 될 것 같다.

거기서 이 책에 등장하는 7편의 버스들을 골라 타면 된다.

가다가 마음에 드는 장소가 보이면 내리면 된다. 그리고, 걸으면 된다.

운동부족으로 다이어트 하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좋은 제안서가 없다.

서울시내 유명 맛집 찾아봐도 거기까지 가는 것도 쉽지 않고, 줄서서 먹는 것도 어렵다.


그냥 오늘은 이렇게, 여기까지만 하는 여유가 이 책에는 담겨 있다.


책 구성이나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서평을 마무리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나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글에 익숙해져 간다.

나 또한 아무리 좋은 글도 A4 용지 한 장이 넘어가면 읽기가 부담된다.

두괄식 문장으로 핵심 내용이 앞에 나와야 더 읽을지 말지 가늠할 수 있다.

그래서, 주 내용이 뒤에 나오는 미괄식 문장은 지루하다.


이 책은 그런 요즘의 세대를 위해 모든 장소에 대해서 오직 한 페이지만 할애하였다.

그것조차 반은 사진이다. 사진에 끌리면 아래 반절의 소갯글을 읽으면 된다.

만약 이런 소갯글이 아쉽다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거나 버스 노선이 끝나는 부분에서

각각의 장소에 대한 좀더 자세한 설명이 시작되어 참고하기 좋다.


이런 구성과 정성이 그래서 더욱 맘에 든다.

국어 사전처럼 뒤편에는 가게, 식당, 카페, 디저트, 공연, 행사, 전시, 공간, 서점, 시장,

공원, 놀이, 거리 등으로 다시 분류해 두어 찾아보기도 좋다.

버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등장한다. 버스 색깔, 번호, 환승 및 요금, 분실물 찾기,

가장 이른 노선과 늦은 노선, 버스 좌석 위치별 특징 등 소소하지만 정감이 넘친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