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탐험대 놀이북 : 티라노사우르스 편 - 공룡아, 놀자! 공룡 탐험대
변현숙 지음 / 자연사연구소 / 201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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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탐험대 (티라노사우르스 편-놀이북)


간밤에 술한잔 하고 늦게 집에 들어왔다.

아이들 얼굴도 못보고 그만 골아 떨어져 버렸다.

다행히 내 방에 택배 하나가 놓여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었는데,

아이들 머리 맡에 두고 새벽 일찍 출근하였다.

오늘은 그래도 아이들 얼굴을 볼 수 있는 시간에 집에 들어 왔다.

우리집 막내 놈이 나를 보고 반가워한다.

며칠 술자리 때문에 얼굴 본지 한참 된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반가워하나 싶어 꼬옥 안아 주었다.

아들 녀석이 말문을 연다.


“아빠, 공룡책 감사합니다.”

“아빠, 얼른 나랑 공룡책 봐요.”

“아빠, 휴대폰으로 봐야 되요.”


그러면 그렇지.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 맡에 있던 공룡책을 보고 하루 종일 신이 났었나 보다.

영문을 모르던 아내도 아침부터 이 책에서 하라는 대로 스마트폰 어플을 깔았다고 한다.

이 책은 한때 유행했던 팝업 책도 아니고,

3D 안경을 착용하여야 하는 입체 책도 아니다.

스마트폰 어플을 깔고 책의 특정 부분을 카메라로 인식시키면 알아서 무언가 나타난다.


공룡 화석을 찾기 위해 바위를 깰 수도 있다. 물론 스마트폰 화면의 망치를 이용한다.

또한, 발굴한 공룡 뼈들을 맞추어 공룡을 부활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렇게 부활시킨 공룡에게 고기를 먹일 수도 있다.

점점 자라나서 커진 공룡은 다른 공룡들을 공격하고 사냥하는 동영상을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선물한다.

그렇게 몇 페이지를 넘기면 아이는 티라노 이외의

다른 공룡 책들을 요구하게 된다.

눈치 백단인 아이는 아빠가 또 다른 책을 사오거나 빌려 올 것을 요구한다.


이 책은 그렇게 내게 와서 그렇게 며칠간 나의 일과에 포함되었다.

딱 일주일간 아이는 퇴근 때마다 내게 이 책을 함께 보자며 매달렸다.

그때마다 거의 열번은 반복적으로 책을 보아야 다른 책으로 관심을 옮겼다.

정말 백번을 반복하더니 다른 공룡 책을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백번 이후로 더는 같이 보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


뭐지. 이 책은... 그냥 인터넷 어플이면 족할 컨텐츠를 이렇게...

, 점점 아이들 책도 인스턴트가 되어가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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