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쇄를 찍자 1
마츠다 나오코 지음, 주원일 옮김 / 애니북스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중쇄를 찍자


일본에서 새로운 만화가 출간되었다.

출판사에 입사한 신입 여자유도 선수가 주인공이다.

원제목은 중판출래(重版出來)이다. 한마디로 초판 이후 더 찍은 책을 의미한다.


이 책은 한참 직장생활을 시작한 새내기들에게 기분을 북돋우는 책이다.

또한, 영업(sales)을 업으로 사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신참때의 패기를 회복하게 만든다.

끝으로, 사업체를 이끄는 사장이나 회장들도 과거를 회상하거나,

자신의 사업관을 다시금 챙길 수 있는 시간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은 3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운을 북돋우는 방법, 번아웃된 자신을 재생하는 방법, 돈을 버는 방법이 모두 담겨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새내기들의 마음자세를 통해 운을 북돋우고,

업무에 지쳐 꿈보다는 현실에 적응하며 하루하루 사는 좀비들에게 새 힘을 주고,

큰 사업체를 꿈꾸거나 이끌고 있는 사람에게 올바른 사업관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잠시 이야기해 보겠다.

대학에서 유도를 전공한 여학생이 있다. 부상으로 국가대표를 포기하여야 했다.

하지만, 언제나 열심으로 연습했다. 늘 긍정적으로 어려움을 이겨내는 캐릭터이다.

시합에서도 힘든 상대는 의외로 이겨냈다. 하지만, 쉬운 상대는 오히려 지기도 했다.

이 여학생이 유도 다음으로 좋아한 것이 만화책이다.

그래서, 출판사에 입사지원 하였다. 필기시험을 1등으로 통과하고, 면접도 패쓰.

일본도 현재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으로 보여진다.

필기시험과 면접 모두 경쟁률이 상당하다.


과거에 내가 봤던 시마과장이 연상되기도 했다.

직장생활에서 고군분투하고 자신의 가치를 올리고,

나름 성장하며 성공하는 에피소드가 그런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 시마과장에 비해 훨씬 밝고 새롭다.

운동선수 출신의 여성 신참이란 설정이 특히 새롭다.

또한, 출판계의 사실적인 묘사가 참 맘에 든다.

이들의 단기 목표인 “중쇄를 찍자”가 제목인 점이 바로 그렇다.


신인 만화가의 책을 히트시켜 중쇄를 찍기 위한 과정을 보면,

결코 만화가 한명의 재능과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이 작가 운이 좋군이라 가볍게 말하기에는

운 뿐만 아니라, 그 운이 배가 되도록 뒤에서 노력하는

출판사의 직원들(홍보 담당, 영업 담당, 재무 담당 등등)

서점 직원들(만화코너, 기차코너, 여행코너 등등)을 보면서

베스트셀러는 만들어가는 것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그래서, 가끔 대필 작가로 베스트셀러에 등장한 작가들을 두고

독자들은 더 큰 배신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모두들 밥상 차려 놓은 곳에 얼굴마담이 숟가락만 얹은 꼴이니 말이다.


만화가 재미란 요소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하는 스토리에

동감이라는 감동까지 함께 하니 너무 맘에 든다.

물론 이 책을 보면서 단점을 이야기할 만화 매니아들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

만화가 너무 현실적이니 무슨 재미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이 책을 권할만 해서 너무 좋다. 후배나 선배 모두 가능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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