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리얼 종이접기 2 - 하늘을 나는 생물편, 한차원 업그레이드된 살아있는 창작 종이접기 리얼 종이접기 2
후쿠이 히사오 지음, 민성원 옮김, 오경란 감수 / 에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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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리얼 종이접기2


요즘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그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재능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운이 좋아 재능을 알게 되어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헤매는 사람도 많다.

심지어 재능이 없어도 각고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는 사람도 있다.

어쩌면 자신의 재능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하는 그 과정이 즐거운 사람도 있겠다.


나는 어떤 유형일까? 마지막 유형이 아닐까 싶다.


시작은 아이들과 함께 할 놀이찾기 였지만,

내게 종이접기 재능과 관심과 열정, 노력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서기 2019년 블레이드 러너>란 영화를 보면 종이접기의 고수가 등장한다.

주인공 남녀를 뒤쫓는 형사가 늘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종이접기 작품을 남겨놓는다.

그 영화를 고등학교 3학년 때에 처음 보았다. 벌써 23년이나 지났다.

그때 그 영화속 종이접기 작품들은 분명 남달랐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품들과 유사하다.

종이를 단순히 접는 것이 아니라 말기도 하고, 꼬기도 하고, 합치기도 한다.

창의력은 목적달성을 위해 어떤 한계를 넘으면서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종이접기에 나보다 센스가 좋은 아내가 늘 이런 말을 한다.

기본은 같애, 언제나 학접기랑 시작은 같아. 거기서 어떻게 더하냐에 따라 달라”

, 고수들은 언제나 말을 쉽게 하는 것 같다.

색종이 3개로 각 부분을 만들어 합치는 것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그저 놀랍다.


이 책은 일본인 종이접기 고수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꼼꼼한 일본 사람들 답게 기본적인 종이접기 기호와 기본 접기 방식부터 설명한다.

이 후에 등장할 복잡한 절차들을 쉽게 이해 시키기 위함으로 보인다.

가전제품 설명서와도 맥을 같이 한다.

나중에 잘 안되거나 뭔가 꼬이면 처음으로 돌아와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귀찮다고 넘어가면 절대 넘을 수 없어 보이는 벽에 부딪칠 것이다.


급한 성격의 나는 항상 그런 벽에 부딪친다.

그에 비해, 복잡한 과정을 느긋하게 즐기는 아내는 집중에 집중을 더한다.

가끔 쉬면서 중간 작품이 아이들로 인해 파손되지 않도록 안전 장소에 이동 주차한다.

대단한 집중력이다. 심지어 책의 아쉬운 곳도 지적하는 수준이다.

이 부분은 설명이 부족해. 갑자기 이렇게 넘어가면 어쩌자는 거야”

빠진 부분을 추측하는 것도 재미는 있지만,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애”


얼마가 지나 작품이 완성 되었다. 프테라노돈과 용을 완성했다.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 주었다. 큰 아들은 엄마 흉내를 낸다며 열심이 한다.

안되는 부분은 자기 임의대로 해석해서 짤라 붙이는 방법을 활용한다.

꼬마는 엄마가 만든 작품들을 열심히 주물러 놓는다.

아내는 작품이 찌그러지는 순간 잔소리 하려던 마음을 다독이고는 멀리 사라져 버린다.


이 책의 저자는 종이접기를 직업으로 다양한 창작활동과 세미나도 주관한다.

무엇인가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 결과물을 내는 것은 각자에게 소중한 것일 테다.

나 또한 내가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이 잘 동작할 때 그런 만족감을 느낀다.

재능은 1만시간의 법칙과도 통한다는 생각을 언젠가 했던 적이 있다.

1만시간을 들이는 동안 힘들지도 않고 마음을 고쳐 먹을 필요도 없이

집중이 가능하기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재능이란 무한동력이 제공되어 그 재미로 그 수준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연애하던 그 시절도 분명 1만시간의 끊임없는 재미가 있었을 것이다.

물론 노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오로지 그 마음에 몰입하였기에 완성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종이접기를 통해 자신만의 즐거운 시간과 몰입, 집중의 재미를 알려 준다.

새로 산 색종이가 금새 사라지고, 아내가 치워버리고 싶은 종이 뭉치들로 변해도

아이들은 자신만의 추억이자 결과물이기에 행복해 한다.

내가 어렸을 때 나 또한 프라모델과 과학상자에 만시간 가까이 집중했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줄넘기에 또 만시간을 사용했다.

그때 그 결과로 이단 뛰기를 10분 동안 멈추지 않고 300회 이상을 했었다.

당시에는 학교내에서 비공식 최고 기록이 되었다.

그 기록에 도전하는 여러 명이 있어, 1주일만에 일등이 바뀌었다.

하지만, 마의 300개 고지를 점령한 사람은 내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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