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나를 아프게 하는가 - 정상과 비정상, 그 경계의 심리학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 제이플러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왜 나는 나를 아프게 하는가

제목을 보면 스트레스에 대한 근원적인 치료를 안내하는 책으로 보여진다. 현대인들은 제목처럼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만드는 일이 많다. 나도 그런 의도의 책이라 생각해서 매우 반갑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이 책은 많은 사람 중에서 보통과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처음 시작은 자폐증, 다음은 우울증, 잠재의식, 수면장애, 몽유병, 성기능 장애, 살인,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정 사람들의 행동 원인 분석이라고 설명했지만, 다시금 생각해 보면 보통의 사람들에게 짧게 나타나는 이상증세이거나 어느 순간 나타나서 계속되는 비정상적인 현상에 대한 설명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전체 330페이지 분량의 책인데, 정 중앙인 164페이지부터 그림을 통해 마음을 읽는다란 제목의 글이 등장한다. 이 부분은 아동심리나 심리상담에서 흔히 보여지는 대상자의 그림을 통해 심리를 분석하는 내용이다. 자신의 자녀나 친구, 연인, 배우자의 심리를 들여보는 기회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런 식으로 흑백을 가리는 심리분석은 점검자의 경험에 따라 분석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생각한다. 그러니, 섣불리 책의 내용에 근거한 판단은 조심하길 바란다.

다시 처음부터 내용을 차근차근 소개해 보겠다. 자폐증. 어떤 원인으로 아이의 영유아기 시절부터 일반인과 달리 특정 사물에 고도의 집중력을 보이는 사람들의 증상을 표현한 말인데, 이 책에서는 고독별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고독별 사람들은 때로는 뇌의 특정 영역을 극도로 활성시켜 남다른 능력을 소유하기도 한다. 뷰티풀 마인드란 영화에서 소개된 실존인물 존 내쉬 교수는 천재 수학자로 등장한다. 레인맨이란 영화에서도 자폐증 인물의 천재성이 드러나기도 하였다. 이와 달리 평소에는 매우 정상적이지만 기분이 고무되고 컨디션이 최상인 조증과 자살의 충동까지 불러오는 저조기 울증이 교차하는 조울증도 또 다른 형태의 고독(외로움)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자폐증과 우울증을 설명하기 위해 잠재의식에 대한 설명이 92 페이지부터 시작한다. 잠재의식의 어두운면과 긍정적인 순기능이 소개된다. 이후부터 수면과 관련하여 불면증, 기면증, 졸도의 증상과 원인에 대하여 설명한다. 이후부터는 삐뚤어진 심리의 결과인 살인, 트라우마 등이 전개된다.

이 책의 저자는 최근 중국의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응용심리학 박사인 야오야오의 작품이다. 내가 최근에 읽은 중국인 작가들의 작품 중에서 가장 번역이 잘된 책이 아닐까 싶다. 역자의 서평이 이 책의 말미에 등장하는데, 역자는 이 책의 번역은 나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번역하는 일이었고 매우 흥미있는 작업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최근 뉴스에서 보여지는 총기사고나 성폭력 등을 보면서 전과가 없던 사람들이 저렇게 잔인하게 돌변하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잠재의식과 영유아기 시절 형성된 잘못된 자아로 인한 문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 미성숙한 행동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몽유병의 경우에도 그냥 제는 그래가 아니라 어떻게 치료하고 도울지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 야뇨증도 일종의 몽유병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이 책을 읽으면서 할 수 있었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낮에 있었던 특정 사건이 몽유병과 야뇨증 증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또한 사회가 복잡해 지고 개인주의가 만연해 질수록 소위 변태 성향을 갖게 될 가능성이 많아짐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현직 판사가 취중에 스트립쇼를 하는 한국사회가 이를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유명 대학 교수가 제자를 성희롱하는 일이 더 이상 쉬쉬 거릴 수 없는데도 여전히 우리사회는 좀더 성숙해지는 시도조차 쉽게 내려놓는 것이 아닐까 싶은 염려마저 든다. 각자 자신의 자아상만큼은 잘 다독이고 잘 정립해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시작은 가정이 된다. 사랑이 넘치는 바른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결코 그런 이상 부류의 사람들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자폐아동 또한 부모의 노력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외국의 사례를 통해서 그런 생각이 더욱 확실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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