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러운 수학 엿보기 - 잡스를 키운 것은 수학이다
홀거 담베크 지음, 배명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잡스러운 수학 엿보기

한 동안 수학책들을 좀 읽었다. 대학 졸업 후에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수학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적이 거의 없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하다 보면 수학적인 표현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대체로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것들을 가져다가 쓰기에 바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는 소위 오픈소스라는 것들 중에 완전히 믿어서는 곤란한 것들이 목격되어 그냥 쓰기보다는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특히 데이터베이스 처리나 돈과 관련된 비용처리 연산에는 정확도와 성능이 필요한데, 이때 수학이 많이 필요하게 된다. 어느 정도는 상식 수준에서 해결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위해서는 수학 공부가 필요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40대 중반의 나름 수학에 조예가 깊은 무림의 고수인 홀거 담베크란 독일 아저씨이다. 이 책의 저자는 시작부터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산술연산 같은 낮은 수준의 것이 아니라고 밝힌다. 시작부터 긴장해야 될 상황이었다. 그런데, 정작 책의 시작은 연산 빨리하기가 등장한다. 저자도 앞에서 한 자신의 주장을 의식했는지 사실 넣지 않으려다 넣는다는 이야길한다. 점점 저자가 친해지려는 느낌을 주었다.

22x22를 빨리하는 방법이 등장한다. 이런 식의 연산은 이미 답을 외운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일단 책의 해답을 보면 느낌이 다를 것이다.

22x22 = (22+2) x (22-2) + 2x2 = 24 x 20 + 4 = 484

46x35 = 23x2x5x7 = 23x10x7 = 1610

34x5 = 17x10 = 170

27x5 = (26+1)x5 = 13x5x2+5 = 135

암산도 요령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예제들이다. 10을 곱하거나 2로 나는 것은 헷갈리거나 어렵지 않다. 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좀더 쉽고 실수가 적은 형태로 변화를 주는 것이다.

249857330583x5 = 24 98 57 330 58 3 x 5 = 12 49 28+1 165 29 15 = 12 49 28 (5+1)65 29 15

이 식은 조금 이해가 필요하다. 5를 곱하는 것은 10을 곱해서 반으로 나누는 것인데, 반으로 나누는 과정에서 워낙 긴 숫자라 실수를 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이런 형태로 나누기 좋은 요소들로 분할한다. 큰 수를 보다 작은 수로 분할하여 쉽게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결국 수학의 근본 정신을 트레이닝 시켜주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이다.

물론 앞의 예제들을 종이와 연필 없이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원초적인 방식으로는 종이와 연필이 항상 넉넉해야 되겠지만, 이런 방식들은 그마저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런 형태의 암산 공식들은 외우려 들면 절대 안되는 것들이다. 일단 이해를 해야된다. 어떻게 식을 유도한지를 알아야 남은 페이지들을 이해하고 넘어 갈 수 있다. 단순한 연산은 시간과 노력으로 해결한다는 생각에서 숫자들의 특징을 찾아내어 적합한 고속 연산기법을 찾는 새로운 시도로 바뀌게 된다. 이 책의 목표이자 저자의 남다른 실력이라 하겠다.

이 책은 산술연산을 생략한다고 하고선 많은 장들을 산술연산에 할애하고 있다. 독자를 대학생 이상으로 보지 않은 저자의 의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초등학생이 이 책을 읽고 이해한다면 분명 중학교, 고등학교 수학도 쉽고 즐거울 것이다. 중학생이 본다면 앞으로 수학이 즐거울 것이다. 고등학생은 아마도 읽다가 그만 둘지 모른다. 바쁘니깐. 나 같은 아저씨는 일단 끝까지 보아야 한다. 나태하면 죽으니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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