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를 신은 마윈 - 알리바바, 마윈이 공식 인정한 단 한 권의 책
왕리펀.리샹 지음, 김태성 옮김 / 36.5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운동화를 신은 마윈

똑똑한 사람이 책을 쓰면 이렇게 쓴다. 이 책을 읽고 느낀 단 한 줄의 소감이다.

중국 CCTV에서 창업관련 방송프로그램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 프로그램의 PD였고, 함께 창업 제안을 하는 많은 출연자들을 마윈과 몇몇 CEO들이 함께 검증했던 것 같다. 현재는 저자도 창업을 하여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마윈. 중국 내외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인물이다. 그에 대해서는 두말하면 잔소리 이상의 판타지 소설 수준의 이야기가 즐비하다. 조그마한 사설 영어학원 강사에서 시작하여 주변 시장 사람들을 규합, 오늘날의 중국 이베이를 만든 입지전적의 인물. 뭐 이런 재수왕이란 식의 표현도 있다. 이 책을 읽는다면 조그만 사설 영어학원이 아닌 광저우 대학의 전임 강사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주변 시장 사람들을 규합하는 수준이 결코 아니다. 다들 일당 백 아니 천명의 업무가 가능한 드림팀이라고 책 속에 설명이 나온다. 물론, 마윈의 사고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놀기 보다 새로 뜨는 인터넷 사업으로 재미 좀 보지하던 인물들은 아주 조금이자 잠시 있었을지 모른다.

뭐 그에 대한 루머와 판타지 소설, 전기적 표현들은 나도 그만 두려한다. 이 책의 저자의 저술 형태는 매우 객관적이다. 자신이 창업을 하고 한참 고생 중인 상황에서 마윈이란 성공 모델을 벤치마크하자는 것이 저술의 핵심이다. 중국 사람들은 누군가 잘되면 자신도 한번 따라해 보는 그런 특징이 있는 것 같다. 한국인보다 조금 더 한 것 같다. 마윈도 하는데 내가 못할까? 뭐 이런 느낌이다. 그런데 해 보지 잘 안되고, 물러 설 수는 없으니 마윈을 철저히 분석해서 뭐가 다른지 알아 보잔 심사다. 일단 마윈이 영어 전공자이고 자신이 중국어 전공자 임을 비교하며 시작은 다르지 않다고 안심부터 한다. 그처럼 기술이랑은 거리가 있으니 뭐 두려워 하지 말자는 소리도 한다. 그런데, 차츰 마윈의 노력과 카리스마, 주변 인맥 등등을 철저히 파악하면서 스스로 엄지 손가락 두개를 세우는 느낌이 든다.

마윈은 1988년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 영어강사였지만, 스타강사였기에 5년간 업종전환이 불가한 계약으로 통번역 회사를 창업하여 겸업 중이었다. 당시 나이 25정도로 추정된다. 5년 후인 서른에 당시 영어실력으로 인정받아 미국으로 공무 출장을 떠나게 된다. 당시 미국의 투자업체가 투자를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이라 확인을 위해 떠난 것이었다. 도착 후 알게 된 것은 투자업체가 유령회사란 사실, 마윈조차 자신들의 사기행각에 동참시키려던 상황이었고, 마윈은 여행가방을 버려두고 지인이 일하는 시애틀의 회사에서 인터넷을 처음 경험하게 된다. 이것이 시작이다. 바로 1995년이다. 야후와 넷스케이프가 등장하여 떼돈을 투자받아 재미를 보던 때이다.

이후에 그 전설 같은 마윈의 호황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형적인 중국의 정부 간여와 대기업의 횡포 속에서 마윈은 여러 번 회사를 넘기거나 포기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다행히도 그와 함께 했던 친구들은 계속해서 남아 함께 해주었다. 이것이 그의 성공의 기반이자 핵심이었다.

내가 1995년 이던 그해 대학내에 인터넷이 처음 깔려 야후니 플레이보이니 여럿 사이트를 뒤지고 있던 때였다. 당시 국내는 우후죽순 홈페이지들이 생겨 나고 있었다. 보안 프로그램이니 결제 보호기능 같은 것은 전무후무한 수준이었다. 말 그대로 환상 속에서 거품이 가득한 때였다. 당시 중국은 홈페이지는 전혀 없었다. 바로 마윈이 중국의 최초 홈페이지를 만들고 개설하고 호스팅하는 일을 시작하였다. 그가 추진한 사업들은 철저히 중국 실정에 맞는 중국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는 전략이었다. 해답은 미국과 다른 선진국들이 보여 주었다. 다만, 중국의 상황에서 밟히지 않고 자생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마윈은 항상 원칙을 지켰다. 일부 중국의 신흥재벌들이 정부와 결탁하거나 원칙없이 돈만 쫓다가 비명횡사하는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일이었다. 마윈은 회사와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원칙과 대의를 지켜 오늘날의 그가 되었다.

나도 1999년에 인터넷 회사에 취직을 했다. 바로 B2B, B2C, C2B, C2C로 표현되는 전자상거래 업체였다. 현재 폐업되어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그때 바로 마윈도 동일한 사업을 추진하였다. 그런데, 마윈은 눈먼 투자자들의 돈을 먹는데 결코 바쁘지 않았다. 오히려 주겠다는 사람들을 철저히 검증하였다. 함께 오랫동안 갈 수 있고, 사업에 간여하지 않는 진정한 투자자를 찾았다. 바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였다. 지금도 그들은 함께 하고 있다. 손정의는 사업가로도 유명하지만, 놀라운 투자잔략(?)으로 일타억피를 하는 신공의 인물이다. 또한 언제나 함께 하는 회사 동료들을 직원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이 마윈의 굿 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마윈의 과거사를 객관적으로 서술한 다음 저자 본인의 개인적인 평가의 순서로 27개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마윈과 관련한 기존의 다른 책들이 다소 검증되지 않은 면이 많은데 반해 이 책은 확실히 사실적인 내용에 기반한다는 느낌이 든다. 스타트업을 하는 중이라면 한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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