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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 스탠퍼드 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제로 투 원
스타트업 관련 책으로 최고라고 꼽을 만한 책이다. 이 책에 대한 나의
한 줄 서평이자 최종 느낌이다.
페이팔을 만든 6명 중의 한명인 피터 틸이 저자이다. 정확히는 그의 스탠퍼드 강의를 수강하던 블레이크 매스터스가 그의 강의를 노트로 적었고, 그걸 다시 인터넷에 올리게 되면서 피터 틸이 함께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그리고, 페이팔을 창업한 6명에 그 유명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포함되지
않는다. 페이팔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최초의 기업을 의미한다. 이후
유사업체 였던 일론머스크의 엑스닷컴과 합병을 했지만 말이다. 그래서 페이팔 마피아란 그룹에도 일론 머스크는
포함되지 않는다.
각설하고, 이 책은 제목과 같은 주장을 시작으로 끝까지 한결같이 제로
투 원을 이야기한다.
제로 투 원. 무에서 유를 창출하다란 우리말의 영어식 표현이다. 바로 창조이다. 이것이 스타트업을 위한 핵심 성장동력이다. 그간 많이 출간된 무수히 많은 책들은 이 점을 놓치거나 비중 없이 다뤘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처럼 나 또한 100% 공감한다. 창조란 1등만이 가능한 무기이다.
이 1등 이후에 무수히 많은 업체들이 2등이
되기 위해 목숨을 건다. 그래서 우후죽순 2류니 아류니 등장해서
열심히 싸우다 서로서로 피를 보고 사라져 버린다. 일등만 기억하는 현실이니 하는 넉두리는 그 조차도
소용이 없다. 창조만이 진정한 독점을 가능케 한다. 오늘날
구글의 검색엔진이 가장 적절한 예가 된다. 향후로도 구글을 이겨낼 검색엔진은 없다.
그렇다면 창조란 무엇인가? 제로 투 원은 거의 불가능한 것일까? 이런 것들에 대한 설명과 가능성을 제시하는 내용이 이 책의 본문이 된다. 그
외에도 일반적인 경영학 관점의 이야기가 아닌 저자만의 독특한 주장들이 책 속에 등장한다. 잘 시작해서
마무리가 형편 없었던 사람들과 사업들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엘비스 프레슬리, 마이클 잭슨, 브리트니 스피어스.
그냥 딱딱한 스탠퍼드 수업이 아니다. 실제 강의 영상은 인터넷 검색으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자, 다시 본문 이야기를 해 보겠다.
많은 사람들이 독창적인 것이 제로 투 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시장성이 없다면 그것은 그저 아주 작은 가능성일 뿐이다. 또한 돈을
벌어들여야 하는 스타트업으로 적합하다 할 수도 없다. 저자의 페이팔을 예로 들어 설명하겠다. 이들은 십여년 전에 등장한 팜파일럿이란 초기 휴대용 단말기에 사용될 전자결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 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고 바로 팜파일럿이 인기 있는 단말기도 아니고, 사람들이 오늘날의 스마트폰처럼 열심히 사용하는 단말기가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후 그들은 이메일을 통해 송금이 가능한 사업모델로 전환하였다. 가장 빠른 시장 적응이자 최초의 효과만점 시도였다. 이후에 기존
신용카드사들에게 도전하지도 않았다. 그들과 공생하는 전략을 펼쳤다. 현재도
그들은 비자 카드와 절친한 사업 파트너인 상태이다. 기존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어 덩치 큰 업체들에게
미움 받지 않고 사랑 받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그 후에는 페이팔 사용자들을 늘리기 위해 이베이와
협력했다. 이베이 결제 시스템에 페이팔을 추가한 것이다. 당시에
수표를 우편으로 보내기도 하던 상황을 듣게 되면 이러한 시도는 혁명에 가깝다. 더욱 재미난 것은 페이팔은
미래가치에 초점을 두고 생명력을 이어간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손익분기점을 넘은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것 같다. 2020년이 되어야 제대로 주주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고 하니 말이다.
이 정도로 서평을 끝내겠다. 이 책은 내가 지금까지 봐 온 많은 스타트업
책 중에 양도 많지 않고 재미도 있고, 특히 생각을 아주 많이 하게 해 준 책으로 단연 첫째라고 하겠다. 제로 투 원은 결국 남다른 생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