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GA 마나가 - comics artists' creative time
MANAGA 편집부 지음 / 거북이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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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A

10명의 만화가에게 자신들의 작품과 창작에 대해서 면담을 나눴다. 그들의 고민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답변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책의 제목은 만화가를 발음 그대로 영어로 표현한 것이다. 에니메이터나 코믹 크리에이터 같은 표현보다 훨씬 정감이 있어 좋다.

10명의 작가는 주호민, 최규석, 백성민, 앙꼬, 정연균, 장태산, 박훈규, 박소희, 김정기, 배낭자 님들이다. 내가 아는 작가는 신과함께의 주호민 님 뿐이다. 그만큼 내가 만화와 거리를 두고 사는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사실 신과함께도 지하철 무가지를 통해서 뜨문뜨문 보았던 것이 전부이다. 작가의 얼굴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작가들은 어떻게 창조 작업을 수행할까? 연재물을 게시하기 위해 얼마나 어렵고 숨가뿐 순간들을 보낼까? 어떤 작가는 데드라인이 임박해야 놀라운 아이디어와 결과물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그때까지 농땡이 아닌 농땡이를 친다고 말한다.

그들의 창조 공간은 어떨까? 주호민 작가는 집의 거실이 작업 공간이다. 연재물이 있는 시기에는 올빼미가 되어 밤에 작업을 하기에 가족들과 공간의 충돌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집에서 작업하는 이유가 안정감이 있어서 라고 말한다. 작가들도 저마다 특징과 성향이 다름을 느끼게 된다. 왠지 조용한 자신만의 공간이 작업의 최적 조건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이 책은 우리말과 영어가 함께 표기되어 있다. 한국의 만화를 좋아하는 외국인들에게 소개를 위한 자료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어설픈 번역 수준이 아니라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과거에 만화가들은 먹고 살기 힘든 직업을 자신만의 열정으로 달려 가는 사람들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만화가 좋아서 자신이 잘하는 열 일들을 미뤄두고 좋아하는 한 길을 가는 사람들() 있구나를 알게 되었다. 박훈규님이 그런 대표 케이스이다.

도대체 못하는 것이 무엇일까?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그래픽 디자이너, 영상감독, VJ. 그가 하고 있는 부업을 봐도 뭐든 잘할 것 같긴 하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만화가가 되기 위한 준비라고 말한다.

얼마 전 당신이 얼마나 잘하는가는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잘하고 싶어 하는지가 문제다란 제목의 책을 읽었는데, 딱 책의 제목과 어울리는 케이스를 만난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작가들은 이런 느낌이 강하다. 단순히 만화 트랜드나 작가들의 필체, 삽화 몇 점을 만나는 기회가 아니라, 그들의 열정과 생각을 접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백성민님의 동양화 기법의 만화는 내 차의 데칼로 사용하고 싶을 정도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만의 작품이 보는 이에게 감동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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