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심리학자가 알려주는 10살의 심리학
와타나베 야요이 지음, 임정희 옮김 / 이아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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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의 심리학

나의 아들은 현재 9살이다. 초등학교 2학년이다. 나는 아이와 약간의 문제가 있다. 그런데, 나는 이 문제를 꽤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 자신이 점점 감정조절에 실패하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고, 그럴 때마다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과잉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약간이라도 해답을 찾을 기회가 되어 주었다. 사실 뭔가 확실한 방법을 주었다기 보다는, 읽는 동안 아이를 이해하려고 생각하였고, 결국 나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기도 하였다.

참고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10살은 우리나라에선 4학년으로 이야기한다. 바로 급변하는 시기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발전하는 때이다. 그래서, 이 책의 초반에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4학년까지, 그 이후부터 중학생까지를 구분하여 비교 설명한다.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보고는 미국 서점가에서 마주할 책이라 느꼈다. 저자가 일본 여자분이라는 사실은 한참을 읽으면서 문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잘 번역되어 있지만, 어딘가 일본 냄새가 나는 표현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바로 <부등교>란 표현이다. 우리에게는 등교거부가 익숙한 표현이 되겠다. 또한, Schema란 영어를 쉐마로 번역한 것도 그런 특징으로 보여진다. 어쨌거나 번역이 자연스러워 읽기가 쉬웠다. 꽤 심리학 논문 같은 실험결과들이 많이 등장함에도 술술 잘 읽혀졌다.

그런데, 지금보니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저자가 독자를 아동심리학 전공자가 아닌 자녀를 둔 학부모를 고려하였다면, 자신이나 주변 아이를 예로 들어 설명하였다면 좀더 편안한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싶다.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여러나라 논문에서 거론된 실험 참여자들이다. 직접 실험한 경우는 아쉽게도 거의 없다. 일본도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아동심리학 연구가 활발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제 책의 순서대로 내용을 이야기해 보겠다. 제목의 10살이란 표현은 일종의 낚시성 제목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10살 이전에 조기교육이 필요하다나 10살이면 무엇 무엇을 해야 된다 식의 이야기들이 모두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조기교육을 강조하는 장사꾼들의 속임수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저자도 이런 아이러니를 이용하고 있다. 나 또한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샀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발달심리학의 관점에서 10살은 성장과정에서 격변기란 사실이다.

이 책에는 여러 연령대의 발달특징을 가늠할 수 있는 많은 실험항목들이 등장한다. 마치 아이큐 테스트 같은 그런 것들인데,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실험하고픈 느낌을 받을 것이다. 아이의 상황을 확인하고 좀더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권할 만 하다. 하지만, 결과가 보통의 또래 아이들과 다르다고 걱정할 일은 결코 아니다. 누구나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쉬운 것과 어려운 것이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책의 후반에는 10살 아이를 어떻게 도울지에 대한 안내서가 등장한다. 10살 아이는 아직도 부모와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이다. 아이가 또래보다 빠른 발달 상태를 보여도 아직까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그러니, 아이에게 항상 관심을 갖고 사회성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훈련 상황을 만들어 주고, 생각을 나눌 필요가 있다.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이 책의 방법들을 활용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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