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를 하려면 화교 상인처럼 - 비즈니스의 달인, 화교의 생각을 훔쳐라!
오시로 다이 지음, 홍주영 옮김 / 타커스(끌레마)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장사를 하려면 화교 상인처럼

 

이 책의 원제목은 the power of overseas chinese이다. 아마도 번역자와 출판사는 화교들의 상술이 탁월하다는 생각에 제목에 장사를 강조한 것 같다. 또한 취업에서 장사 또는 개인사업으로 전환하는 요즘의 세태를 반영한 제목일지도 모르겠다.

 

화교, 원서의 제목처럼 중국 밖의 중국인을 단순히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중국인 입장에서 재외동포를 모두 화교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가 흔히 상술에 달인으로 생각하는 화교는 태생부터 중국 본토를 떠나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중국내의 또 다른 중국인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이 책에서도 중국인과 화교의 차이점을 설명하기까지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화교의 힘이 미약한 상황이다. 그 기원부터 유구한 화교들은 정말 세계 구석구석 없는 곳이 없다. 물론 중국인들도 세계 곳곳에 있다. 보통의 중국인들은 시끄럽고 게으르지만 화교들은 이미 오래 전에 나와있어 각국의 본토 사람들과 구분조차 되지 않는다. 그들은 유대인 이후 최대 규모의 성공한 이민자 집단으로 확인되고 있다. 화교들은 미래의 가치를 생각한다. 당장 투자가치가 있어 그 나라 그 장소에 거주하지 않는다. 그들의 생존력은 매우 탁월하다. 심지어 북한에서 조차 그들의 상술과 수입은 상당한 힘과 규모를 갖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다. 대략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자수성가한 인물로 보여진다. 저자의 소개를 빌리면, 그는 20대에 이미 의료기기 세일즈로 꽤 잘나가던 직장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화교의 눈으로 볼 때 그냥 자기 잘난 개인 영업맨 정도였다고 술회한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여 오랜 꿈이던 벤츠를 타는 목표를 위해 지금의 화교 스승에게 자신을 의탁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고행을 시작하여 꽤 오랜 시간만에 화교 스승의 제자로 성공에 진입한 뭐 그런 뻔한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처음 입문시기에는 우리의 상상과 일치하는 면이 있었다. 화교 스승은 일단 제자로 받기를 거부했다. 아무 관계도 없었고, 터무니 없이 그저 받아 달라는 저자가 탐탁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힌트 아닌 힌트를 하나 남겼다고 한다. 스스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 이름을 팔지 않고, 돈을 벌어보라는 것이 숙제였다. 그런 말에 많은 사람들은 제자로 받아주기 싫으면 그만이지 왠 숙제라고 할지도 모른다. 저자도 분명 처음에는 그랬지만, 벤츠에 대한 오랜 숙원은 그 숙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스승의 인정을 받아 입문하게 된다.

 

입문 조건 또한 수업료로 급여는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교 스승을 일을 시키고 일의 성과에 따라 보너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늘 주었다고 한다. 이후 저자는 보너스를 위해 아이디어를 짜냈고, 결과적으로 꽤 괜찮은 급여를 받게 되었고, 그렇게 생존하려 노력한 결과로 오늘날의 자수성가한 사업가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화교의 옆에서 목격한 화교의 생존 노하우가 주요 내용이 된다.

 

화교들은 아주 부지런하기만 하지는 않다. 좀 모순된 표현이지만, 그냥 열심히만 해서는 지금의 화교집단이 될 수 없었고 그래서 그들은 오랜 경험으로 꽤 보수적인 자신들만의 행동 철칙들이 있다. 우선 항상 손익계산이 철저하다. 자녀들의 교육조차 철저히 계산한다. 하지만, 교육비의 회수율이 높다고 판단되면 망설이거나 아낌없어 투자한다. 또한, 그들의 투자비 중 상당액은 교제비의 형태를 취한다. 인맥을 넓히고 자신이 화교집단에서 확고한 위치를 잡아 가는 것에 매우 큰 무게를 둔다.

 

지갑을 공유한다는 표현이 이 책에 등장한다. 식사를 사더라도 최초에 가장 크게 사려한다는 설명이 있다. 강한 인상을 남기면 그 후에는 화교들의 특성상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이후에 사게 된다는 것이다.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그들의 노하우를 하나하나 사례들과 함께 읽고 있다 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일이 많았다.

 

이 책을 한참 읽고 보니, 우리 아이들은 화교의 자식들과 결혼시키는 것은 어떨까 잠시 상상해 보기도 했다. 화교들은 새로 유입된 구성원의 안착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심지어 간단한 물건조차 집단 내부에서 구매하고 서로 유통한다. 전세계 차이나타운은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그에 비해 코리아타운은 언제나 흥망성쇠를 반복한다. 물론 저자가 인정하듯이 일본인들은 화교의 생존력과 융통성은 꼭 배워야 한다고 표현할 정도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의 반응은 매우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은 일본내에서는 꽤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책이라고 한다. 제주도의 많은 땅을 중국인들이 사들인다는 이야기를 얼마 전에 듣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현상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들을 더 해 보는 기회도 되었다. 화교는 단순히 적으로만 생각하기에는 이미 위대해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화교들처럼 미워도 배울 것은 배우는 상대로 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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