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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力사전 - 세상을 읽는 힘
김동주 지음 / 종합출판(미디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세상을 읽는 힘, 인문력사전
시사용어 사전이라고 들어 보았는가? 초등학생 시절에 반에서 제일 공부를 잘하던 친구가 이런 사전을 보고 있었다. 나는 궁금해서 물었다. 무슨 책이냐? 남들보다 이것 저것 많이 알고 싶었던 그 친구는 자신의 아버지 책장에서 가져온 이 책을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창처럼 즐겨 보고 있었다.
내가 어느 새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장학퀴즈니 퀴즈 아케데미니 하면서 퀴즈 TV 프로가 늘어났다. 그때는 일반상식 사전이라는 것이 잠시 유행이었다. 뭔가 급하게 지식을 채워야 하는데 신문을 매일 보자니 시간이 없고, 퀴즈 대회에서 상금을 타거나 주장원, 월장원이 되어야 하는 목표를 위해서 당장 그런 것들이 필요했었다.
지금은 어떤가? 세상에 궁금한 것이 있으면, 당장 손에 있는 스마트폰이며 태블릿 PC를 가지고 인터넷 검색을 한다. 네이버 지식도 뒤져본다. 그런데 정작 쓸만한 정보는 없다. 모두 출처를 알 수 없고 그저 복사로 양산된 쓰레기 정보들이다. 어떨 때는 대학가 화장실이나 학생회실 낙서장에서 보는 짧은 글보다 감동이 없다.
오랜만에 이런 추억들과 상식 증가에 대한 열망을 돋우는 책이 눈에 들어 왔다. 그 이름은 바로 “인문력 사전”이다. 부가 설명이 좀 그 특징을 보여 준다. 얼어붙은 감수성에 돌직구를 던져라! 구지 사전을 설명하면서 감수성까지 들먹이나 싶다. 그런데 몇 장만 읽어 보아도 동감과 감동이 생겨난다. 그냥 국어사전이나 일반상식사전, 시사용어사전이 아니다. 어떻게 이런 깊은 이해력을 갖고 있나 싶어 손뼉을 치게 만든다.
섹스(sexual intercourse) 고상한 척하려고 '성교' 대신 쓰는 말, 웃지 않고 재미를 보는 것 중의 최고[회자미상], 추잡하고 노골적일수록 직성이 풀리는 것 (예) 음란 비디오 제목: '죽어도 좋아'...
이 책의 표지에는 19금이란 표시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설명도 붙으면 좋을 것 같다. 유머력을 키우거나 입심으로 사는 사람, 개그맨 같은 직업을 가진 분이라면 새로운 시도, 창작력을 위해 꼭 읽어 볼 책입니다. 이런 식의 추천 글 말이다.
예전에 친한 선배가 '교양'이란 천 페이지가 넘는 책을 추천해 준 적이 있다. 도무지 지겹고 재미없고 동기부여가 안되어서 보는 것을 포기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갖고 있는 관심 분야가 전무하던 시절에 그저 얇은 귀로 인해 남이 하면 나도 해 보지 하는 생각으로 책을 샀던 것은 아닌가 싶다.
지금 보고 있는 이 책은 어쨌거나 사전이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볼 필요도 없고 그냥 살면서, 또는 화장실에서 힘을 줄 때에 뭔가 유쾌한 것을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버린 만큼 채우고 싶은 인간에게 꽤나 쓸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이런 책을 만들 시도를 한 그분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얼핏보면 외국 책을 잘 번역한 책인가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어쩌면 인터넷에 넘쳐나는 쓰레기들 속에서 정제된 생활친화적 사전 하나를 엄청난 노력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전같이 재미없는 것을 재미있고 친근한 것으로 만든 발상의 전환을 진정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덕분에 재미없는 나의 매마른 생활패턴에 꽤나 신선한 것을 제공받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