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함께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
차승민 지음 / 전나무숲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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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함께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


이 책은 제목부터 뭔가 부담되는 나의 현재 상황을 해결할 길을 열어 주었다. 하루하루 몸과 마음이 자라가는 나의 아들을 보면서 뭔가 해 주지도 않는 게으른 나에게 나의 취미를 일찍부터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그런 기쁨을 주었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서평을 아내가 본다면 ‘헐~’ 한마디로 충분히 표현될지 모르겠다. 아이와 놀이터에 가지도 않고 몸으로 뛰어 노는 것도 싫어하고, 놀아 준다면서 아이의 레고를 자기 장난감 마냥 정신없이 하는 그런 나에게 영화는 도피 방법 중에 최고라고 생각할테니 말이다. 사실 이미 3살 때부터 이런저런 동영상을 틀어주고 같이 보기도 하지만 옆에서 잠들기 일수 였던 과거를 생각해 보면 좀 염려가 되긴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선생님께서 영화를 함께 보는 것의 장점을 쭈욱 써 놓은 것을 보니 한편 마음도 놓이고 아내에게 변명할 거리가 있어 매우 반갑다. 다만 아이의 성향과 수준을 파악해야 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아닐까 싶다.


일단 지금까지 보여준 영화들을 보면 대중이 없었다. 폭력적인 것이야 당연히 안되기에 보여주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아이언맨이나 스타워즈, 어벤져스 등을 생각해 보면 폭력물도 그냥 보여주게 되었다. 물론 슈퍼 히어로들의 이야기란 변명으로 은근슬쩍 넘어갔지만 말이다. 이 책의 뒤편에 나오는 추천 영화 목록에도 이들 영화는 등장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영화를 본 후에 아이와 나누어야 할 감상후기가 전혀 없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엇인가 아이에게 남는 교훈이 필요한데 그저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와 혈란한 액션 씬들 외에는 아이에게 남는 것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영화 후에 더욱 슈퍼 히어로와 관련된 장난감들에 관심을 보여 뭔가 잘못했구나 싶은 반성이 남게 되었다.


앞으로는 이 책에 소개된 53편의 바람직하고 서정적인 영화들로 함께 시간을 갖으려 한다. 도라에몽 같은 만화를 틀어주고는 이내 잠들어 버리는 만행도 그만 둘 생각이다. 내가 졸릴만큼 관심이 생기지 않는 영화는 최대한 배제해야 되겠다 생각된다. 그냥 아이만의 시간이 될 뿐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졸릴 것을 대비하여 커피나 간식 등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생각된다.


53편의 영화 중 유일한 액션물인 ‘인크레더블’은 아이와 이미 본 영화라서 뭔가 한가지는 함께 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때도 영화를 본 후에 어느 등장인물이 좋은지 등을 묻는 시간이 없었다. 그냥 재밌었니? 아빠도 재밌었는데 식의 간단한 후기였다. 그런데 이참에 예전에 본 인크레더블 등장인물 중에 누가 좋은지 물었더니, 아들인 대시를 선택하였다. 이 책에서 아이의 성향을 알아 보는 가장 쉬운 방법이 이 영화의 등장인물의 선호도를 통해 알아 보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대시를 선택한 아들은 철부지 장난꾸러기로 설명이 나온다. 어찌난 딱 맞는지 매우 놀랍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인크레더블을 처음 보여 주었던 5살 경에 아내가 똑 같은 질문을 했고 그때는 아빠인 이크레더블을 좋아했다는 것이다. 그 사이 우리 아들에게 뭔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내 기억에도 어릴 적 아들의 꿈은 아빠였다. 그래서 미스터 인크레더블을 좋아했을 만 하다. 그 사이 썩 멋지지 않은 아빠의 모습에서 꿈마저 바껴 버린 것이 아닌가 후회와 미안함이 함께 밀려온다.


이 책을 읽고 실천하면서 아내의 염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성실한 자세로 영화교육에 임하려 한다. 잘 태어난 아이를 불성실한 아빠의 태도로 망치지 않길 바라며 좀더 원숙하고 자유로운 영혼이 아이에게 심겨지기를 소망해 본다. 나와 아들은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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