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에 탄 소년과 곰 벽장 속의 도서관 4
데이브 셸턴 지음, 이가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보트에 탄 소년과 곰


드디어 월요일이면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자그마한 이벤트 차원에서 2주전부터 아들과 책 한 권을 읽기로 했다. 바로 지금 소개하고자하는 보트에 탄 소년과 곰이다.


얼마전 극장에서 개봉한 이안 감독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를 연상시키는 제목이 가장 먼저 눈에 띄어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처음으로 200 페이지가 넘는 나름 장편 소설이다. 그림은 간간히 나오지만 많은 편은 아니다. 글의 분량도 결코 적지 않다.


아들과 2주전부터 매일 한 쪽씩 번갈아 가며 읽기 시작했다. 첫 날은 5 페이지, 다음 날은 10페이지, 그렇게 조금씩 장 수를 늘려가면서 거의 보름하고 며칠이 지나서 끝을 보게 되었다. 사실 흥미를 갖지만 떠뜸대면서 읽는 것이 부담이 되었는지 자꾸만 내가 읽는 양이 많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때를 쓰는 날은 어쩔 수 없이 나 혼자서 거의 20 페이지를 읽기도 했다. 하지만 주목적은 입학 전까지 같이 읽는 것이었기에 그냥 못내 읽어 주었다.


중간에 바닷 괴물이 등장하는 부분에서 아들은 최고의 재미를 느꼈다. 어찌나 낄낄거리는지 옆에 있는 나도 괜히 더 즐거웠다. 하지만 아들은 재미가 전부 였을지 몰라도 내게 이 책은 아빠와 아들이란 관계에 대해서도 깊은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


어떤 계기로 곰의 배를 타게 된 소년은 몇 시간이면 금새 자신이 원하는 곳에 도착할 줄 알았다. 하지만 망망 대해에서 선장인 곰만을 의지해야 되는 기나긴 시간이 계속된다. 더 이상 제목이 주는 ‘라이프 오브 파이’의 느낌은 없다. 왜 소년이 곰의 배를 탄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이 둘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되고 과연 바다에서 어떻게 상황을 전개할지가 궁금해 진다. 조난을 당하게 되는 걸까? 먹을 것이 거의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 될려나? 곰은 소년을 헤치지는 않을까? 뭐 이런 단순한 궁금중 뿐만 아니라, 아이의 의심은 어떻게 커질까? 곰은 정말 바닷길을 아는 걸까? 곰은 먹을 것도 없는 이 상황에서 아이를 어떻게 안심시키고 먹을 것을 해결할까? 등등의 좀 다른 생각도 해 보게 된다.


내가 읽어 준 이 책에서 곰은 과연 어떤 존재를 대신한 것일까? 단순히 영국의 그림 잘 그리고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심어주는 작가의 동화같은 이야기로 보기에는 뭔가 상징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왜냐면 책 속에는 이 두 등장인물 외에는 전혀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마지막에도 소년이 원하는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고 정작 도착도 하지 못한다. 그냥 소년도 앞으로 계속 될 끝없는 바다 여행을 기꺼이 즐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저 곰을 믿고 곰과 함께 있어 즐겁다는 설정으로 말이다.


, 이제 나만이 느끼고 아들에게 설명하긴 다소 어려웠던 내 감상문을 지금부터 써 보려한다. 한 소년이 있다. 소년은 곰같이 크고 냄새도 조금 나는 낫선 어른을 하나 알게 된다. 아니 같이 살게 된다. 어쩌면 새 아빠일 수도 있고 새로운 선생님일수도 있다. 처음에는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갑자기 화를 낼까 두렵고 뭔가 묻기도 힘들다. 그렇지만 당장 그를 거절하기에는 함께 살아야만하는 이유가 있다. 그걸 설명하기도 어렵고 설명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시간이 가길 바라고 상황이 달라지길 바란다. 하지만 전혀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곰같은 존재는 좀체로 재미나도 없다. 놀이라고는 시시한 앞글자를 제시하면 단어를 마치는 그런 게임 뿐이다. 만화책이라고 한권 준 것 또한 알 수 없는 글자에 그림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매일 때가 되면 차를 마시고 뭔가 답답하고 알 수 없는 행동들을 한다. 그렇다. 그런 그 둘 사이에 바다는 우정을 주고 신뢰를 주었다. 이제는 함께 있어야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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