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을 의심하라 - 당신이 자꾸 아픈 진짜 이유
한동하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당신이 자꾸 아픈 진짜 이유

혈관을 의심하라


꽤 오래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연말고과로 상사와 다툰 적이 있었다. 당시 열심히 일한 결과와 달리 최하의 성적을 받고 보너스를 못 받았기 때문이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처사라 생각해서 매일매일 화를 내면서 결국 다른 회사로 이직했었다. 그런데 이직 이후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급하게 도망치듯 옮긴 것부터 하루하루가 불안했고 새로운 직장에서 빨리 인정받아야 된다는 성급함도 스트레스를 가중시켰다.


그때 알 수 없는 통증이 몸 곳곳에서 발생했다. 약간만 더워도 등 전체가 저리고 따가웠다. 심할 때는 송곳으로 등을 찌르는 것 같았다. 너무도 이상한 증세라서 집 근처 한의원에 다녔다. 왠지 피부과나 내과에 가면 신경성이라는 병명으로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답답해질 것 같아 한의원에 간 것이다. 그러나 한의원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괜히 비싼 보약이나 먹어보라는 식이었다. 보름치 한약을 거금 30만원이나 줬는데 약효는 전혀 없었다.


이후에 새로운 회사에 적응하면서 일이 재미있어 지면서 원인 불명의 병은 해소가 되었다. 지나고 보면 그때도 성격이 급해서인지 원인을 찾아 해결하기 보다 어떻게든 빨리 낫기만을 바랬던 것 같다. 그때도 운동을 해보거나 스트레스를 조절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다.


어느새 이제 마흔이란 나이가 되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회식이 더 많아져서 술도 자주 먹게 되었다. 솔직히 술이 스트레스 해소의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운동도 거의 하지 않고 그냥 매일매일 따뜻한 물에 샤워하는 것이 나를 위한 유일한 서비스가 아닌가 싶다. 사실 지난 달까지 근육을 만들자고 참 열심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단백질 보충을 위해 육류를 섭취했는데 정작 몸이 좋아지기 보다 새로운 복부 통증만 생겼다. 이번에는 대학병원에서 100만원을 들여 내시경과 CT촬영까지 했는데 또 원인 불명이다. 새삼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생활습관에 대해서 반성을 하게 되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왜 이런 알 수 없는 통증들로 스트레스를 가중시킬까? 분명 스트레스가 원인인데 스트레스가 배가시키고 있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내가 해보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인터넷 검색과 문제해결용 책 구매이다. 이 책의 제목은 그런 지금의 나를 반겨 주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말이다. 지난 달에 읽었던 “이시형처럼 살아라”란 책이 새삼 생각난다. 또 책만 읽는 것은 아닌가 싶은 당혹감이다. 나를 정확히 파악해서 내게 딱 알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식이요법을 병행하여야 한다는 뻔한 결론에 도달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간다. 이 책은 왜 혈관이 중요한지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다양한 병들 중에서 혈관 문제로 시작된 것들을 이야기한다.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건강 관련 서적을 좀 보았다는 사람들이 봐야 적합할 내용들이다. 요즘은 워낙 나름 전문가들이 많아서 이론적으로 설득력이 없으면 곤란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이론들을 구지 알고 싶지 않다. 그냥 나와 같은 경우가 있는지가 궁금하다. 책 속에는 딱맞는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현재의 내 혈관 나이 등은 점검이 가능했다. 요즘들어 얼굴의 주름과 칙칙한 피부색이 혈관과도 관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알러지성 체질도 혈관을 튼튼하게 하면 개선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근육량을 늘리기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보다 간단한 체조만으로도 건강해 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염려했던 것은 여전히 그대로 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의 병행을 이 책도 제시하고 있다. 다만 확실히 나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은 착각하지 말라는 사실이다. 그냥 아무것이나 잘 먹고 잘 자면 건강한 것이 아니다는 사실이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생활과 기질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허락한 기대 수명은 120세라고 한다. 내가 어떻게 혈관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120세를 누릴 수도 있다. 지금과 같이 스트레스와 과식, 술에 그냥 방치한다면 돌연사로 짧은 생을 살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혈관을 건강하게 만드는 좋은 습관이 200여 페이지 소개되어 있다. 그리 귀찮지 않은 간단한 것들이다. 물을 마셔라. 헐렁한 옷을 입어라. 주말에는 편안히 눕자 등등.


마치면서, 개인적인 의견을 이야기하고 싶다.

보통 책 서평을 쓰면 책을 요약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하지 않았다. 잘못 전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병은 스트레스에서 온다는 것이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인 것 같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스트레스는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 그냥 내려 놓으면 될 일을 짊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느긋하게 여유를 갖기. 천천히 감사하며 맛있게 먹기. 하루의 시작을 감사하고 하루의 끝을 감사하기. 나에게 수고했다 말하기. 가족을 사랑하고 안아주기. 주변사람들에게 친절하기. 웃기. 즐거운 대화 등등. 이 책에서 이야기하지 않는 무병장수의 비결이 나는 더 좋다. 어쩌면 이책이 안내하는 것들도 종국에는 내가 생각하는 비결과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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