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도 수상쩍은 과학 교실 와이즈만 스토리텔링 과학동화 시리즈
서지원 지음, 한수진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몹시도 수상쩍은 과학교실

 

초등학교 3, 4학년 대상의 과학도서이다. 160페이지 분량인데 중간중간 그림도 있어 지루하지 않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이던 80년대의 과학도서 전집과 비교해 보면 단행본이지만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깔끔하다. 하드커버 책이 아니지만 전집이라도 참 오래오래 잘 볼 것만 같다.

 

액체와 기체, 동물의 성장 등에 대해서 이처럼 재미나게 쓴 책이 있을까? 7살인 아들에게 조금은 이른 감이 있지만 같이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액체와 기체 이야기에서 증발이니 기화니 하는 조금은 어려울 용어들이 등장했지만 재미난 삽화로 인해 쉽게 이해하는 것 같아 좋았다.

 

책 속에 등장하는 공부균 선생님이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세상에 공부하고픈 마음을 병원균처럼 퍼뜨리는 것이 자신의 일이자 소망이라는 괴짜 선생님. 나도 이런 선생님이 현실에서 과학을 가르쳐 주셨다면 지금쯤 무엇이 되었을까 잠시 상상해 보기도 했다. 공부균 선생님의 실험 재료처럼 등장하는 고양이 에디슨. 마치 과학자 에디슨이 아이들의 시험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헌신하는 느낌을 준다. 이후에 아이들마저 자발적인 시험대상이 되는 다소 당황스러운 줄거리이지만 만화에서나 나올 재미난 상상력은 아이들을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즐겁게 웃고 마음껏 상상하면서 하나하나 배우는 이 책의 기발함이 공부균을 퍼뜨리는 선생님과 딱 일치한다.

 

겨우 일곱 살인 우리 아들을 보면서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일찍부터 공부와 경쟁 속에 발을 들이는지 보게 된다. 우리 아들은 공부를 참 싫어한다. 다행히도 이 책 속의 아이들도 그렇다. 마치 세상의 많은 아이들을 대변하는 것 같아 우리 아이만 뒤쳐지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부모의 노력에 비해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닌가란 의구심을 버리도록 도와주기도 하는 것 같다. 내 아내는 이 책을 보더라도 잠시 그런 효과가 있겠지만. 어쨌거나 나로서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그냥 느긋하게 성장하였으면 좋겠다.

 

공부균 선생님의 교육장은 그 공간의 넓이와 깊이와 시간의 장구함이 상상을 넘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걱정도 없고 스트레스도 없다. 그저 즐겁게 놀면 된다. 우리 아이들도 그런 여유로움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길 기도해 본다. 조금씩 조금씩 어른들 욕심에 따르지 않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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