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네이버 - 네이버는 어떻게 우리를 지배해 왔는가
김인성 지음, 김빛내리 그림 / 에코포인트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두 얼굴의 네이버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드디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폭로하고 싶어하는 구나이렇게 잠시 잠깐 생각해 보았었다. 뭐 거창하게 위키리크스까지는 아니라도 뭔가 남들과 이야기하고 뭔가 개혁하고픈 마음은 모든 사람들의 동일한 심성이 아닐까 싶었다. 이 책은 국내의 IT 산업의 현실을 최고의 간판스타 네이버를 앞세워 이야기한 책이라고 간단히 설명해 버린다면 조금은 네이버에게 변명의 기회를 주는 것으로 이해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네이버는 이미 꽤 오랫동안 이러한 의문과 의구심에 답하기를 거부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책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시 나의 생각을 조금 이야기해 보려 한다. 어쩌면 이런 내 생각이 책의 내용과 상당부분 유사하거나 겹치는 부분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네이버는 한국의 구글에 해당하는 회사이다. 하지만 구글만큼 획기적인 무언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구글이나 네이버나 사용자가 있어 오늘의 지휘를 갖게 되었다. 그런데 네이버는 좀더 그런 면이 강하다고 생각된다. 특히나 지식인 같은 기능이 특히 그런 면을 반증한다. 또한 네이버는 전체적으로 광고로 먹고 사는 회사임이 두드러진다. 그렇다고 구글이 안그러냐면 결코 아니다. 구글도 거의 완전히 광고로 먹고 사는 기업이다. 구글 애드센스가 그렇다. 검색 키워드에 따른 스폰서 링크가 제일 앞에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임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어느 구글 개발자가 회사를 떠나면서 남긴 말도 이와 맥락이 같았다. “과거에는 내가 공익을 위해 만든 돈이 되지 않는 S/W도 구글내에서 직원과 임원들이 그 노고를 인정했었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 그런 무익한 시도를 철처히 배척하는 분위기가 되었고 이제는 구글 내의 모든 개발자들도 수익과 광고의 연관성을 고민하게 되었다.” 국내 1위 기업인 네이버도 그 롤모델로 삼은 것이 바로 이 구글이 아닌가 싶다. 구글의 사명인 “Don’t be evil”은 어느새 그냥 무늬만 그럴 뿐 “Must be evil” 또는 “More evil”로 바뀌어 버린 것은 아닐까 싶다.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작은 회사도 먹었고, 모토롤라의 휴대폰 사업부도 먹으면서 그렇게나 미워하던 M$사의 전략을 따라하는 꼴이 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이웃님(네이버)도 매우 유사한 업적을 세우고 있다. 첫눈이란 검색 전문 벤처를 먹었고 한때 백신(A/V, 안티바이러스) 전문 인력들을 거침없이 영입했다. 그 결과 V3 백신은 알약보다 못한 먹어 두면 좋겠지 식의 영양제 꼴이 되고 있고(어쩌면 이미지 갱신을 위해 드라마의 줄거리와 배경 지원을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우리는 깍두기 아저씨들의 사업미천이 되어 버렸다. ,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완전히 넘어 버린 듯하다.

 

이 책으로 돌아가겠다. 이 책은 철저히 검색과 한국의 포털에 대해서 방향을 잡고 있다. 외국의 선진 사례를 겨우 따라가는 네이버를 비꼬기도 한다. 쉬어가는 IT 이야기란 코너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 이런 면에서는 저자들의 식견이 다소 아쉽다. 구지 극단적으로 이야기 해보자면 다음은 그나마 네이버 보다 양심적이란 식의 이야기를 하나 싶기도 하고 형님 네이버가 그 꼴이니 동생들이 다음이랑 네이트도 똑같이 바보짓 한다는 식의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거기다 외국의 못된 다국적 깡패들에 대한 비판은 거의 없다. 좀더 국제적인 싸움에서 형님다운 무기를 만들라고 다그치기는 하지만 해답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기대에 비해 한숨이 다시금 나오게 만드는 분위기다 싶어 많이 아쉽다.

 

이 책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 하고픈 마음은 일단 접기로 한다. 서평에서 그 책에 대한 좋은 점과 감동적인 부분을 알려 책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기본이겠지만나처럼 IT 벤처에서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네이버와 몇몇 대기업들이 좀더 나은 SW 환경을 이끌어 주길 바랄 뿐이다. 이 책의 내용도 매우 생소하고 처음 듣는다 싶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꼭꼭 읽어 보셨으면 좋겠다. 정작 이 책의 내용은 답답한 한국 IT 현실의 반의 반도 안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이 책의 저자들이 다음 편으로 삼성을 씹어 주었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삼성은 과거 정통부 장관께서 IT 회사로 만들어 주셨지만 지금까지도 백색가전의 선두 주자인 가전회사라고 나는 알고 있다. SW를 생각해 본적이 없는 존재들이다. 그 삼성에서 일하던 분이 차린 네이버도 마인드가 상당히 유사하단 것을 꼭집어 이야기하고 싶다. 네이버에서 나온 카카오 팀만은 부디 다르길 소망한다. 그들마저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국내의 똘똘한 IT 인력들은 어제나 오늘이나 구글과 IBM, M$, 오라클로 이직하고 싶을 것이다. 아니 시작을 그곳 중에서 하고 싶을 것이다. 부디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한국의 IT 산업도 한류의 한 획을 긋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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