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브랜든 포브스 외 지음, 김경주 옮김 / 한빛비즈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원제목 : Radiohead & Philosophy

 

이 책은 영국 밴드인 라디오헤드를 소재로 하고 십 여명의 음악평론가, 철학자, 정치학자, 문화학자, 대학생, 심리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의 글을 묶어 놓은 책이다. 책은 들고 다니기 좋게 가볍고 날씬하다. 마치 그립(grip)감이 좋은 스마트폰 같다고 할까?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라디오헤드와 그들의 음악을 소재로 한 책이라는데 내용은 꽤나 진지하다 못해 난감하다. 각자 전문 지식과 배경이 다르다 보니 단순히 노랫말과 연주형태, 느낌 등에 대해서 논하기 보다 사회상황이나 시대흐름과 결부하려는 노력이 강하다.

 

의외로 자주 거론되는 특이한 한가지 사실은 메인 보컬인 톰 요크가 167cm 단신이며 절규하는 목소리를 소유했다는 사실이다. 영국인들은 대체로 키가 큰 것인지, 이 특이한 외모의 주인공에 대해서 고작 그런 이야기만 하는가 싶은 의문이 든다. 심지어 책 표지에 나오는 그의 사진처럼 짝눈에 졸린 듯한 그의 눈매도 언급하기까지 한다. 결국 그런 실패자 같은 사람이 앨범 발매 시기마다 사회의 현실을 노랫말과 목소리로 표현하니 대단하지 않은가 뭐 그런 칭찬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대학시절 듣던 Creep이란 노래가 라디오헤드를 좋아하게 된 계기이고 그 노래의 톰요크 목소리가 너무도 좋았다. ‘Fucking’ 이란 저속한 말이 간혹 나오지만 내용상 Great로 해석하기에 적합하니 요즘의 십대들이 자주 되네는 졸라’, ‘아씨와 매우 같은 느낌을 일찍부터 전달해 주었던 것 같다. 대학시절 술만 먹으면 조르르 몰려가던 노래방과 운동장 구석의 라이브쇼에서 늘상 빠지지 않던 그 노래. 그때의 느낌이 노래와 노랫말과 함께 다시금 새록새록 떠오른다.

 

간혹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1992년에는 서태지와 이이들난 알아요가 최고의 노래였지. 당시 전영록씨가 특이한 이들의 노래가 결코 좋다고는 못하지만 인상적이다라고 하며 100점 만점에 80점 대를 주었는데 그 시기로는 낙제점수였다. 하지만 이들은 이후 정말 한국 가요계의 혜성이 되었고 음반 발매수나 청소년 호응도는 단연 최고 였다. 서태지와 이이들의 몇 집 앨범 출시에 각자들의 추억이 섞여 있어 지금도 선명한 기억이 되고 있다.

 

뭐 이런 식으로 라디오헤드도 90년대의 영국 역사와 사회 흐름, 음악을 좋아하던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이 되고 있을 것이다. 이들 음악을 탈출구, 카타르시스, 시뮬라크르로 해석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분명 있었고 그러한 그들의 기록들이 라디오헤드라는 중심 요소로 묶여 이 책이 되었다.

 

오랜만에 철학을 했는데, 정리하기 어려웠다. 뭔가 남는 것이 있었냐고 묻는다면 그냥 오랜만에 라디오헤드 음악을 다시 들어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독창적이고 기세등등한 음반판매 방식으로 인해 mp3 파일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물론 곡의 값을 지불할 생각은 없다. 그들을 대신하여 기부할 생각은 물론 있다. “곡을 다운받고 지불하고 싶은 만큼 하세요이 한마디에 영국의 레코드사와 음악 평론가들은 수익을 내려 놓아야 했었다. 라디오헤드는 싱글벙글했지만 말이다.

 

매년 새로운 가수들이 등장한다. 오랜 기간 활동하고 좋은 곡을 남기는 가수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가수도 있다. 각자의 기호가 달라 어떤 가수이든지 각자의 추억과 엮어지는 정도는 다를 것이다. 내 추억 속의 그 가수들이 이제는 이 세상에 없기도 한다. 음악성도 높지 않아 앨범을 찾기도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오늘 그들의 노래를 찾아 다시금 들어보는 기회를 갖는다면 그것만으로 오늘 하루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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