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선생님과 함께 큰 소리로 읽어요 - 자신감.언어 감각.상상력이 자라요! 토토 생각날개 23
안도현 엮고 씀, 한상언 그림 / 토토북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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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소리로 읽어요

 

아들이 어느새 7살이 되었다. 제법 읽을 줄도 알고 몇 글자 적기도 한다. 32년 전에 나를 떠올리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글을 읽고 쓰게 되었다. 그때는 국어시간이 줄긋기, 받아쓰기 시간이었다. 물론 철수야 안녕, 영희야 안녕과 같이 중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 같은 그런 시기였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사교육의 천국이 된 대한민국은 영재들로 넘쳐나고 있다. 우리 아들의 유치원 친구들 중 특히 여자 아이들은 편지를 쓰는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우리 아들은 운 좋게 그런 편지를 받기는 했지만 아직 제대로 쓰지 못해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그만 각설하고 이 책에 대해서 내 느낀 점을 이야기 해 보려 한다. 어느새 내 아들은 그림책들을 멀리 할만큼 문자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내성적인 성격 때문인지 남들 앞에서 책을 읽는 것을 싫어한다. 또한 읽게 되어도 매우 더듬거리면서 얼굴이 붉어진다. 그런 아들에게 이 책은 꽤 좋은 교재가 되었다. 일단 왼편의 크고 짧은 글을 아들에게 읽도록 하였다. 왠만 해서는 틀리게 읽어도 지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대신에 오른편의 작은 글씨의 설명문을 읽어 주었다. 이 책은 이런 방식으로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뒤편으로 갈수록 글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앞쪽의 시나 그림책 수준의 글들에 비해서 뒤편은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의 장문이다. 물론 곧바로 읽기는 어려운 면이 있지만 아이에게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용기를 심어주면 분명 읽게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분명 저자도 그런 계산에서 이렇게 책을 구성했다고 생각된다.

 

글의 난이도는 강약을 반복한다. 긴 글이 시작되던 부분도 조금 지나면 다시금 짧아진다. 아이가 지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책 속의 그림들도 아이가 좋아할 만하다. 그림책만큼 많은 그림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내용과 관련된 재미난 그림들이 틈틈이 등장한다. 책 속에는 처음 보는 시나 문장들도 많지만 그림 동화책에서 여러 번 본적이 있는 글들이 2~3 페이지 분량으로 함축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생략된 글은 아이에게 의문을 품게 한다. 왜 이렇게 줄었지?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닌데 하면서 함께 읽는 엄마, 아빠에게 질문을 쏟아낸다. 저자 안도현 선생님이 계획한 상상력 배양이 이렇게 가능해지는 것 같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유치원생이나 1학년인 아이들에게 매우 유익한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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