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라이트 하이킹
쓰치야 도모요시 지음, 최종호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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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라이트 하이킹

 

이 책의 제목을 순 우리말로 바꾸면 초경량 산보이 된다. 이 책의 목적은 효과적인 하이킹 기술을 얻는 것이다. 다만 제목과 같이 배낭 무게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보다 즐거운 하이킹이 가능하게 하자는 내용이다.

 

곧 있으면 내 아버지께서 칠순이 되신다. 아버지께서 최근에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책을 보시게 되셨는데 그 책의 저자인 여자분이 아버지와 비슷한 연세에 국토종단을 성공하신 분이라고 하신다. 50대 중반에 학교를 조기 은퇴하시고 국토종단 및 외국의 유명한 순례길을 완주하는 재미로 즐겁게 사시는 분인 것 같다. 산티아고 순례길 같이 총 길이가 800킬로미터인 곳도 남편분과 함께 다녀 오셨다고 한다. 정말 생각을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분 같다.

 

아버지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내게 해주시면서 새로운 목표를 정하셨다고 한다. 국토종단과 지리산 종주라고 말씀해 주셨다. 처음에는 그 이야기를 듣고 그저 한번 해보세요라는 말씀만 드렸는데 며칠이 지나고 뭔가 도움을 드릴 길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50대 중반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신 분과 다르게 경험이 전혀 없는 아버지께서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클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인터넷을 통해서 국토종단 준비와 산행 기술 등을 조사해 보았다. 그러는 와중에 이 책을 찾게 되었다. 70대 어른이 몸에 무리를 주지 않고 목표 거리를 완주하는 방법이 나올 것이라 기대하면서 책을 열었다.

 

우선 처음 듣는 용어가 많이 나왔다. 하이킹, 트레일, 산악 마라톤 등이 들어는 본 듯하지만 구분을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나의 무식함을 책은 차근차근 상세하게 알려 주었다. 이제는 하이킹과 트레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하이킹은 우리말로 산보가 적합할 것 같다. 트레일은 우리말로 둘레길이 적합할 것 같다. 순례길이라고 하는 것은 둘레길이 비교적 길 경우에 많이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이킹은 기본적으로 꽤 먼거리를 작은 보폭으로 지치지 않고 오래 걷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간중간 쉴 때도 앉아서 쉬지 않고 서서 쉬는 것을 권장한다. 먹는 것도 땅콩, 호도, 육포 등을 걸어가면서 먹을 것을 권장한다. 한마디로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이자 놀이이다. 다소 자신의 인내력을 시험하는 특징도 강하다. 작은 보폭으로 여러 번 움직이는 것을 권장하고 몸이 퍼지지 않도록 작은 무게의 배낭을 메고 음식도 조금씩 먹어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요구한다.

 

이러한 하이킹의 특징상 배낭에 싣는 물건은 최소화하고 경량화 한다. 예를 들어 속옷은 속건성으로 한벌이면 족하다. 냄새가 날 정도면 냇물에서 빨아 최대한 물기를 제거하고 그냥 입는다. 몸의 체온으로 말린다. 계절과 목표 거리에 따라서 짐의 무게 및 옷, 침낭 등을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근본 원칙은 제목과 같이 초경량이다. 옷은 얇지만 방풍, 투습, 방수력이 뛰어난 것이면 족하다. 추운 날씨에는 여분 양말을 장갑으로 활용하여 장갑을 따로 챙겨오지 않게 조언한다. 모든 물건들을 다용도로 활용하는 기술들이 소개된다. 장거리 도보시 피로를 최소화하기 위한 짐싸는 방법도 설명한다. 부피는 크지만 가벼운 옷가지를 배낭의 하부에 넣고 그 위에 무게가 있는 것들로 채운다. 이렇게 하여 몸의 무게로 인한 피로도를 최소화한다. 참으로 다양한 노하우들이 소개된다. 의식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알기어려운 다년간의 노하우들이 속속들이 채워있다. 이러한 노하우들은 마치 생존능력 향상과도 맥을 같이 한다. 몸의 체온을 유지하고 식수를 일정시간 유지하는 방법까지 보면 볼수록 재미난 책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아버지께 정성이 담긴 칠순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책도 드리고 하이킹 소품도 사드리고 책의 내용도 설명하면 태어나 처음으로 아버지께 정성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가을에는 아버지와 함께 하이킹을 떠나는 소망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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