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너머의 나 풀빛 청소년 문학 8
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 지음, 김영주 옮김 / 풀빛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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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너머의 나

 

풀빛 청소년 문학의 8번째 책이다. 아내가 최근에 읽은 책인데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책 표지에 십대 소녀가 셔츠를 벗어 어깨가 반쯤 나온 그림이 나온다. 워낙 할리퀸을 좋아하는 아내의 취향을 알기에 청소년 문학이라는 포장에 결국 연애소설이겠구나 생각했다.

 

지난 번에 보았던 할리퀸 소설 생각이 나서 그나마 주인공이 십대 소녀인 것이 좀 다르네 하며 서문을 보았다. 특이하게 책의 시작에 저자의 서문이 없었다. 또한 역자의 서문도 없었다. 혹시 뒤편에 있다 싶어 찾아보니 2페이지의 역자 서문이 있었다. 역자는 처음 책의 제목과 원서의 표지를 보고 의문을 품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두 소녀가 손을 맞잡고 뛰어오르는 사진의 표지와 걸맞지 않는 거울 너머의 나란 제목이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역자도 인터넷에서 스페인 사람들의 서평을 찾아 보았다고 한다. ‘성 정체성을 발견하는 사춘기 소녀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장 대표적인 요약 글이란다.

 

뭔가 흔한 할리퀸 부류의 소설은 아니구나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보다 좀더 자유롭고 일찍부터 연애를 시작하는 유럽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인 마리사의 독백 또는 읽기와 같은 형식을 띈다. 구지 정확한 시점을 말하라면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이 되겠다.

 

마리사는 16살로 우리나라로 치면 고등학교 1학년 생이다. 언니인 차리는 2~3살 많아 이제 준 성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마리사의 절친은 아말리아인데 최근에 부모님이 이혼하여 고민이 많다. 이런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은 준 성인으로 가족, 진로, 사랑(연애, 성 포함) 등으로 사춘기의 절정기인 상황이다. 이런 복합적인 고민과 상황들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해소되는 모습을 보인다.

 

마리사의 가족 고민은 보수적인 부모님과 관련이 있다. 특히 어머니는 매주 주말마다 친척들과 숙박을 같이 하는 모임에 꼭 참석할 것을 강요한다. 마리사의 진로 고민은 딱히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다는 것이다. 사랑 고민도 누구를 사귀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 필요성을 못느끼는데 친구 아말리아의 권유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구세주가 등장하였다. 루이스 엔리케란 미남 연극부 부장이다. 엔리케는 마리사에게 다가와 연극에 참여할 것을 적극 권유한다. 연극에 대한 관심도 없고 미남에 대한 관심도 없는 마리사. 하지만 절친 아말리아의 권유로 연극을 시작하게 되고 엔리케와 사귀게 된다.

 

이 소설의 후반부로 가면 연극부가 준비하던 연극은 대성공을 거둔다. 연극을 보던 모든 사람들이 마리사를 칭찬하고 부모님도 마리사의 새로운 모습에 놀란다. 마리사 본인도 자신의 숨겨진 재능에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갖게 된다.

 

스페인에는 베르베나라는 고유 명절이 있어 이때에 미국의 졸업파티와 같은 행사를 하게 된다. 마리사도 엔리케와 사랑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이내 후회하게 된다. 그 이유는 일반적인 상상을 벗어난다. 마리사는 사랑을 나누던 그때에 아말리아만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 대략 이런 내용의 소설이다. 이 소설을 쓴 작가 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여사는 꽤 나이가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한 구절구절이 십대 소녀가 직접 쓴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사실적이고 생동감이 있다. 내가 남자인 관계로 나의 사춘기 시절과 100 퍼센트 동질감을 느낀다는 표현은 어렵지만 남자인 나로서도 십대 소녀의 속마음을 잘 묘사하였다고 생각한다. 내 아내도 그점을 높이 산다고 말했다.  또한 책의 제목과 같이 마리사의 속 마음을 반추하는 거울이란 매체를 통해서 거울속 모습(자아)와 본인의 괴리감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묘사에서 독특함이 가장 강했다고 느꼈다.

 

동성애를 소재로 사용한 점은 일단 거부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을 거울을 소재로 묘사한 것은 이 책의 묘미임을 다시금 이야기하고 싶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를 알고 조금씩 성장하고 강해지는 마리사를 통해서 나 또한 십대시절에 나를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입시라는 현실로 인해서 유럽과 같은 고민을 대학생 이후로 미루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대학생이 되어 고민하고 경험했던 것이 흡사 마리사의 그것과 비슷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대학생을 포함한 청소년 소설로 대상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 자아 정체성을 확정하지 못한 국내 대학생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물론 사춘기로 고민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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