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 vs 아프게 하는 말 - 부모 & 아이 대화 사전
정윤경.김윤정 지음 / 담소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 vs 아프게 하는 말

 

 

금년 여름에 둘째가 태어났다. 첫째가 샘을 내기 시작했다. 큰 티가 나지 않아 별로 의식하지 않고 5개월이 흘렀다. 그새 둘째는 꽤 많이 활동 범위를 넓혔다. 배미리 수준이지만 금새 여기저기로 기어 다닌다. 비행기 모드에서 이곳저곳을 바라보고 까르르 웃고는 다시 이동이다. 날 수 없다는 아쉬움이 느꺼진다. 이제 큰 놈과 작은 놈의 엄마 쟁탈전이 시작되었다. 서로 조금 더 신경 써 주길 바란다. 한 쪽에서 교감이 지속되면 다른 한쪽이 사건사고를 내거나 꽤 신경쓰이는 쇼가 벌어진다. 동화책 속에나 볼만한 샘쟁이들의 전투이다.

 

지금의 즐거운 상황을 잠시 소개해 보았다. 때때로 이런 즐거운 상황은 고성이 오가는 살벌한 말싸움으로 바뀌기도 한다. 둘째가 등장하고 부터 우리 부부는 6살 아들에게 설득을 하기 시작했다. "이러는게 어때? 이렇게 해 주면 좋겠어. 지금 동생봐야 돼". 엄마를 빼앗겨서 섭섭한 아이에게 관심주기 어렵다고 대자보를 붙이려는 그런 행동을 실시한다. 아이가 이해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설득이 어느 때부터 협상에 가까워 졌다. "너 이렇게 해주면 아빠가 스티커 붙여줄께. 음 착하지 자 이렇게 해봐. 어 그러면 장난감 사주기로 한 것 취소할 거야." 등등 6살 아들은 이제 우리의 그런 협상에 완전히 적응하였다. 자신도 별 것 아닌 일들에 협상을 시작한다. "엄마 동생 분유타는 동안 지켜볼테니 새로 나온 로보트 사주세요". 이제 우리는 걸출한 FTA 협상가를 하나 탄생시켰다. 이제 매일 협상한다. 점점 협상은 난항을 격게 되고 말싸움으로 변질 되었다.

 

세상 어느 부모가 준비되어 있을까? 아이가 성장에 맞춰 그 시기의 사고와 정서의 수준에 맞는 올바른 말과 행동을 어느 정도 준비할 수 있을까? 예수님처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의 대상이 되고자 함이 아니라 섬기려 함이라"와 같이 어린 자녀를 제대로 섬길 수 있는 부모가 얼마나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나와 아내도 어렵고 쉽지 않다며 자기 합리화를 하게 되었다. 의식하지 않던 작은 말과 표현을 통해 지금의 상황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이러다 하나님이 주신 천사들을 망쳐 버릴까 염려가 된다.

 

과연 어떤 말들은 훈육에 도움이 되고 어떤 말들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리는 훈계라고 이야기하는 말들이 어느 새 아이에겐 모두 잔소리가 된 것은 아닐까? 도무지 잘 모르겠다. 만약 누군가 알려준다면 고맙겠다. 한편으로 알려준 해답이 정답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과거에 나와 아내가 자라던 때를 돌이켜 보면 그때 부모님도 우리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도 달라졌나 보다. 인생의 선배인 부모님께서 늘 옆에서 알려 주셨으면 하지만 그것도 생각처럼 되진 않는다.

 

서론이 꽤 길었다. 나로서는 이 책을 이런 계기로 읽게 되었다. 아이를 위함이라고 생각하며 보았는데 사실은 나를 위한 책이었다. 나의 말솜씨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하지만 직장에만 가면 다시 경쟁과 사내정치로 인해 교육의 효과는 금새 차단되어 버린다. 차단의 시기가 길어지면 아들과 아내에게 안하는니만 못한 말들을 쏘아 댄다. 우리 아들 말처럼 회사를 옮기거나 쉬어야 될지 모르겠다. "아빠 회사 가지말고 나랑 놀아요. 회사만 다녀오면 사람이 바뀌는 것 같애. 다른 회사다니면 안돼요. 내 친구 아빠는 유치원에 데리러 오는데"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과 아내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세상, TV 속 세상이 모두 나의 현실과는 확연히 다르단 생각을 해 본다. 나로서는 빠른 스위칭이 필요하다 싶다. 회사 모드와 가정 모드 사이의 전환 말이다.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유일한 방법이라 싶다. ^^; 각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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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내가 올바르게 이끌어가는 대화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분명 아내와 연애할 때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과 유사한 표현들을 했던 것 같다. 그랬으니 결혼하고 아이들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직장이 전쟁터가 된 지금은 전혀 사랑과 섬김의 말들이 없게 되었다. 불필요하다고 판단해 버린 말들이 많아져 버렸다. 사실 이런 말들이 관계에 도움이 되고 아이를 크게 하는 말인데 말이다. 바로 격려의 말, 관심의 표현, 사랑의 말들이다. 도대체 이런 좋은 말들을 다 어디에 버린 것인지.

 

이 책의 전반부는 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 50가지이고 후반부는 아이를 아프게 하는 말 70가지 이다. 내가 하는 대부분의 말이 후반부 70가지에 속한다. 나로서는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상처 주고 그 상처를 벌어지게 하는 말이었다. 아이가 망망대해의 외로운 섬이 되도록 하는 말이었다. 아이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앗아가는 말들이다. 이런 말들을 유형별로 구분하면 아이의 인격을 무시하는 말, 아이의 감정 표현을 막는 말, 아이를 부정적으로 결정짓는 말, 일방적인 기준을 강요하는 말, 아이에게 부담감을 주는 말,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 주지 않는 말, 아이를 무기력하게 하는 말이 되겠다.

 

처음부터 이런 부정적인 말들이 없었다면 전반부의 50가지 말들만 알았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말, 아이의 성취동기를 북돋아 주는 말, 아이의 정서발달을 돕는 말, 아이의 공감능력을 키워주는 말, 아이의 사회성과 판단력을 키워주는 말. 하지만 이미 아프게 하는 말들에 익숙한 나로서는 교정의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다. 책의 순서와 같이 바른 말을 확인하고 바르지 않는 말을 조심하기 시작하였다. 아이에게 더 많은 진심을 바르게 전달하고 싶다. 오늘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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