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돼지가 아니야!
이혜령 글, 이웅기 그림 / 한림출판사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 돼지가 아니야!



매일 저녁 9시 이후면 6살 아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준다. 벌써 1년쯤 된 것 같다.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하고 집으로 오면 아들과 거의 놀아주지 못한다. 주말이라고 별로 다르지 않다. 아직도 인생에서 가족보다 내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주말에는 읽고 싶었던 책과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려한다. 이런 내게 동화책은 최소한의 아빠 역할을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사물이다.



우리 아들은 거의 백번 정도 읽은 동화책이 있다. 라이온킹, 밤비, 정글북 등이 그런 책들이다. 그림이며 글까지 거의 외웠다. 그렇게 많이 봤음에도 저녁 9시면 내게 그 책들을 들고 온다. 나도 이제 외우는 수준이 되어서 많이 지겨워졌다. 그래서 이런 일들이 가급적 반복되지 않았으면 해서 새로운 책을 사게 된다. 또한 아내가 새로운 동화책 전집을 사면 내가 오히려 반갑다.



서론이 꽤 길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동화책은 한림출판사의 "난 돼지가 아니야!"이다. 아들은 책의 표지에 흥미가 많다. 재밌는 책 표지와 제목은 책 꽂이에 꽂혀있어도 쉽게 눈에 띈다. 그리고 그만큼 많이 읽게 된다. 이 책은 확실히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유형의 책들과 공통점이 있다. 놀라는 호랑이의 특이한 표정과 다른 동물들의 비웃는 모습들이 꽤 재미나다. 표지 뒷편에 간단한 줄거리도 나온다. 소문난 할머니 국밥을 먹기 위해서 맹수 호랑이의 모습을 지우고 돼지로 변장하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털을 뽑고 꼬리를 말고 코를 찌그러트리는 호랑이. 심지어 이빨까지 뽑는다. 아들은 이런 호랑이 모습에 배꼽을 잡고 웃는다.



무엇이든 과한 욕심은 금물이라고 한다. 이런 교훈을 아이들에게 재미난 우화로 들려주기 위해 만들어진 동화책이다. 설정이 재미있다. 우리 아들도 먹는 것에 욕심이 많다. 욕심의 성취를 위해 목표물만 보고 달린다. 식탐과 관련해 이런 일이 있었다. 친구가 집에 놀러와 아내가 과일을 깎아 주었다. 아들은 과일을 먹을 때 그릇으로 입을 붙이고 허겁지겁 먹는다. 같이 먹는 친구가 내 아내에게 "왜 이렇게 빨리 먹어요. 같이 못먹겠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동화책 속의 호랑이가 딱 우리 아들과 같다. 숲 속 동물들의 맛있는 먹이를 모두 빼았아 먹는 욕심쟁이 호랑이 말이다. 이빨빠지고 털도 없는 돼지 비슷한 바보가 된 호랑이. 아들은 호랑이의 이 모습에 뭔가 느끼는 바가 있나 보다. "아빠 나는 이런 바보 호랑이가 되지 않을거예요"라고 말이다. "맛있는 과자랑 음료수를 앞으로 허겁지겁 먹지 않을거니?" 이런 아직 대답이 없다.



오늘도 이 책을 읽었다. 내일도 다시 읽어주려한다. 좋은 동화책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