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문제 바로 알기 - 악의 기원과 본질, 그리고 결과들
랜디 알콘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악의 문제 바로 알기




7월1일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침 출근 길에 50 페이지를 읽고, 병원에 입원중인 어머니를 뵙기 위해 고향을 내려가면서 60 페이지를 읽었다. 마음 같아서는 금세 300 페이지를 읽을 것 같았지만 생각할 것들이 많았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각기 다른 신앙을 갖고 있다. 기독교, 불교, 천주교. 무교도 포함할 수 있겠다. 기독교 중에도 교파에 따라서 약간의 다른 믿음을 갖는다. 기독교라고 할 수 있을지도 애매한 사이비교도 있다.




이런 각기 다른 믿음은 악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의 차이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악은 애초에 없다는 믿음을 갖는 부류도 있다. 하나님을 완전하신 절대자로 보지 않는 부류도 있다. 이러한 사고는 인간의 유한한 사고 능력과 지식의 깊이 차이로 인함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 책의 다양한 줄거리들이 거의 그대로 반영될 것 같다. 하지만 나조차도 작가의 생각과 믿음에 완전히 일치하지 않아 과연 올바르게 옮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렇게 많은 생각들로 책은 좀체로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7월 3일 일요일 오전 5시 12분. 내 어머니는 내 손을 꼬옥 잡으시고는 눈을 뜨셨다. 이내 다시 감으셨다. 다시는 힘든 숨을 거칠게 내뱉지 않으셨다. 눈에는 눈물이 고이셨다. 나 또한 현실감 없는 그때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그 동안 믿고 소망한 모든 것들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내가 잘못된 소망을 가졌다고 한탄하였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나사로 처럼 다시 부활할 것을 기도하고 소망했다. 만약 그때 그런 내 믿음을 입으로 고백했다면 내 동생과 아버지는 나를 미친 놈으로 생각할 것 같다.




어머니의 시신을 그대로 두고 병원에 있던 갖가지 물건들을 집으로 옮겼다. 운전을 하고 있지만 내가 운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사실같지 않았다. 같은 골목을 몇 번씩이나 돌았다. 잠시 꾸는 악몽이기를 바랬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은데 도무지 그럴 수가 없다. 오히려 어머니와 나눴던 마지막 시간들에 대해서 감사합니다란 고백을 입으로 하고 있다. 살아갈 힘을 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다.




입관을 하는 순간에도 나사로의 기적이 내 어머니에게 오길 소망한다. 화장터로 가는 순간순간 더 늦으면 안되니 회생시켜 달라고 기도한다. 응답은 없지만 믿음은 있다. 내 믿음의 단순함에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다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남겨둔 200여 페이지를 보면서 눈물보다 소망이 가득해진다. 내 단순한 믿음에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악과 고통만 가득할 이 순간에 벌어지는 하나님의 선하심에 내 작은 뇌는 이해력을 잃어 버렸다. 살아 있음을 감사하고 앞으로 살 수 있도록 역사해 주실 것을 기도한다.




로마서의 말씀만 머리 속에서 꽉 차버렸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 바로 이 말씀. 내 어머니가 소천하신 그날 도대체 선은 어디에 있을까 의심했다. 왜 우리의 기도가 결실을 못 맺었을까 궁금했다. 우리의 고통과 노력을 아실 성령께서 이토록 슬픔을 주실까 반문했다. 이제 책 속에서 확인했던 내용이 내 삶에 그대로 들어왔다. 모든 선하심에 악과 고통마저도 합력하여 더 나은 선을 이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이 주신 말씀이 살아 있음을 체험한다.




내 어머니가 평소 꾸시던 꿈을 이제는 몸소 체험하실 줄 믿는다. 다섯명의 아이들과 뛰어 노는 꿈이다. 어머니, 하늘나라에서 항상 기뻐하시고 선을 위해 쉬지 말고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늘 감사하셨으면 좋겠어요. 늘 부지런하셨는데 그곳에서도 이곳과 같으셨으면 합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 보시기에 더욱 좋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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