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과 크레테 -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가 쓴 차모니아의 동화
발터 뫼르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들녘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엔젤과 크레테 (발터 뫼르스 지음)
부제 :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가 쓴 차모니아의 동화

38페이지가 시작될 때까지 지겹더라도 참아라. 이 책의 특색이 이후에 나타날 것이다. 그때 다시금 이 책을 계속 볼지 포기할지를 결정해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 대한 간단한 나의 서평이다. 이렇게 글쓰기의 현란한 기술이 담겨있는 책이 얼마나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해본다. 책의 곳곳에 그림이 나온다. 익숙하지 않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런 그림들이다. 주석이 2장을 걸쳐 나온다. 도대체 읽어야 될 부분인지 말아야 할 부분이지 고민이 된다. 글씨체가 바뀌더니 작가의 넉두리인지 변명인지가 시작된다. 작가 자신이 생각해도 뭔가 지루함이 넘쳤던 걸 인정하는 것 같다.

자자 그래도 이 독특한 판타지 소설을 그냥 던져 버리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있다. 특히나 이런 류의 책 만들기로 탁월한 “들녘” 출판사가 아니던가? 어느 순간 나의 인내력이 만족스런 보상으로 변해있을 거란 믿음이 가기에 오늘도 무모한 도전을 계속해 본다.

며칠 후… 다시금 38 페이지부터 50 페이지를 읽어본다. 이 소설은 제목은 분명 소년시절 읽었던 그 이야기이지만 작가의 의도는 그와는 전혀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글쓰기의 의도를 자신 스스로에게 설득시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경제성을 고려한 약은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도저히 동화일 수 없다. ㅎㅎ. 약삭 바른 어른의, 어른을 위한, 어른에 의한 책이다.

히데군스트 폰 미텐메츠는 누군가? 불을 뿜는 용의 형상을 한 작가다. 그는 작가에게 필요한 소양으로 두려움, 용기, 상상력, 오름(영감), 의심, 거짓(사기), 무법성 7가지를 이야기한다. 참으로 동감되는 요소들이다. 그는 독자들이 읽어줄 책을 쓰기에 앞서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앞의 요소들을 최대한 동원하여 만든다. 사람이 아닌 용의 모습으로 글을 쓰고 있다. 너무도 솔직한 사람이란 소릴 듣기가 겁이 났는지 대리인을 앞에 두었는데 사람이 아닌 위협적인 용의 모습이다. 잔소리하지 말란 뜻이지 않을까? 두려움이 있고, 용기도 있다. 상상력과 영감으로 두려움을 숨기고 용기를 치장한다. 나머지 요소들은 글 속에 녹아있다. 너무 많이 녹아서 넘쳐 흐른다. 이런 부분들은 직접 읽지 않으면 안될 부분들이다.

잔소리 같던 저자의 대변인 미텐메츠의 등장은 줄어들고 드디어 소망하던 엔젤과 크레테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본 적도 없고 볼 수도 없는 상상의 공간에서 미텐메츠의 절묘한 은유법과 묘사법은 내용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미텐메츠에게 드디어 설득당하게 된다.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 그 공간 속에 나또한 난쟁이인지 용인지 모를 감정이입을 지속하면서 집중하게 된다. 이런 다시금 출판사의 놀라운 번역과 기술에 몰입의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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