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타락천사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A. M. 젠킨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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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타락천사 (A. M. 젠킨스 지음)




마이클 프린츠 상을 수상한 청소년용 도서. 책 표지는 건방진 중학생이 서있고 엉덩이에는 악마를 상징하는 쇠창살 모양의 꼬리가 있다. 표지 생상은 전반적으로 붉은 오렌지색. 어딘가 방항기가 느껴지는 책이다.




설정은 이렇다. 악마 키리엘은 늘상 하던 일이 지겨워졌다. 그래서 뭔가 색다른 일을 저지르려 한다. 소위 인간들이 꿈꾸는 일탈, 그것이 그가 저지른 일이다. 키리엘은 자신을 책 제목처럼 타락천사라고 스스로 호칭한다. 흔히들 알고 있는 이야기처럼 악마들은 과거 하나님(신)의 말을 착실히 듣던 천사 중 일부가 반기를 들고 천국에서 떨어져 나온 존재들이다. 키리엘은 그 폭동의 시절에 선두에 나선 적이 없다. 그저 자신의 고참 선배에 붙어 있다가 어쩔 수 없이 악마(타락 천사)가 되어 지금처럼 죽은 자들이 후회하고 괴로워하도록 방치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렇게 두기만 해도 지옥인 그들을 친절하게 지옥까지 배웅해 준다.




이제 키리엘의 일탈이야기를 하겠다. 키리엘은 인간관계가 단순하여 외부로부터 영향을 적게 받는 그런 존재를 찾았다. 숀이라는 십대 아이인데 말수도 적고 가족도 단순하다. 이혼한 어머니와 동생 뿐이다. 그것도 어머니는 일 때문에 빨리 출근해서 매우 늦게 퇴근한다. 서로 이야기도 거의 하지 않는다. 동생도 사이가 좋지 않아 서로 무시하고 지낸다. 그런 숀이 그만 트럭에 치이는 운명이다. 죽은 육체에 키리엘이 들어갈까? 비슷하지만 정답이 아니다. 책에는 다소 설명이 부족하지만 죽어서 영혼이 떠난 육체를 두고 약간의 시간을 되돌린 것 같다. 그래서 영혼은 떠나 버리고 육체는 흠이 없는 빈 껍데기가 되었다. 드디어 키리엘이 들어갔다. 키리엘은 잠시 잠깐 두려웠다. 오랫동안 바래왔던 소망이 이루어졌지만 하나님이나 보스(루시퍼, 악마의 대부, 사탄)가 그를 찾아와 징계를 하고 육체를 빼앗아 버리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그 순간 키리엘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래봤자 지옥에 가겠지. 거긴 내가 지금까지 있던 곳이야”. 그것 참 일탈할만한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드디어 육체를 얻은 키리엘. 이 순간 우리, 아니 나이 서른 중반의 난 어떤 생각이 들까? 드디어 인간의 육체로 별짓을 다하겠구나. 이야 이거 막나가겠다 싶었는데 아니 이런 웬걸. 착한 일만 찾아서 하기 시작한다. 동생과 사이를 개선하고 엄마와도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누고 숀을 짝사랑하는 여자 아이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 동내 악동에게 충고도 하고 혼쭐도 내준다. 아니 이게 무슨 악마의 일탈인가 하고 의문을 갖는데... 아뿔사 악마가 일탈해서 천사처럼 군다고 생각하니 어디 하나 그릇된 곳이 없다. 아이고야 이거 참 청소년용 계몽 도서가 딱 맞구나 싶은 생각이 파도를 친다. 프란츠 상을 받을 만도 하구나 싶다.




그런데 난 왜 이 책을 보면서 마음이 설레고 잠자는 것보다 책 읽는 것이 더 좋았을까 하고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중학생 시절에 나는 키리엘과 같은 마음이 없었던가 하고 말이다. 키리엘은 너무도 순수하다. 만나는 모든 사람의 아름다움을 찾는다. 모두의 눈을 오랫동안 쳐다보며 감탄한다. 푸른 바다 빛깔. 긴 속 눈썹. 향긋한 냄새 등등 사람을 보면서 신의 창조물을 극찬한다. “이러니 하나님은 우리한테 관심을 안갖는 거야. 이렇게 아름답고 다양한 인간과 세상을 어떻게 내버려 두겠어”하는 식으로 말이다. 어릴 적 동심과 그때의 사랑이란 감정을 다시금 느껴볼 즐겁고 행복하고 유쾌한 것이 이 책만한 것이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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